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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감소하고, 병원은 많이 생겨 어쩔 수 없다?
박개성 엘리오앤컴퍼니 대표의 중소병원 생존전략(2)
2018년 11월 05일 (월) 16:10:16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 박개성 엘리오 앤 컴퍼니 대표
인구감소, 경쟁심화는 모두에게 닥친 현실
병원의 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은 환자 수가 급감할 때이다. 많은 병원장들은 환자가 감소하면 과잉경쟁이나 인구감소를 원인으로 생각한다. 현상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2017년 인구성장율은 0.39%로서 성장이 정체되었다. 게다가 장기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병의원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OECD국가와 비교할 때 인구대비 임상의사나 의대졸업자의 수는 적은 반면,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많다는 통계를 들지 않더라도 의대정원을 줄이지 않는 한 의사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다 국토 면적의 16.6%에 불과한 도시에 우리나라 인구의 90%가 살고, 도로와 철도의 보급은 매우 잘된 편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30분 내에 고속도로에 접근이 가능하며, KTX, SRT 등 철도 노선의 개설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된 상태이다. 과거처럼 교통이 불편해서 대학병원에 가기 힘든 시대는 이미 지난 것이다. 실제로 입지 여건이 정말 좋은 지역에 위치하여 꽤 오랜 기간 잘 운영되었던 중소병원들도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지역 주민들이 그 병원을 믿지 못해 조금 더 거리가 멀더라도 명성 있는 대형병원으로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교통의 발달로 전국 어디에서도 생명이나 건강에 직결되는 병원을 선택할 때는 병원의 위치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있다.

입지나 경쟁의 역경을 극복한 병원 사례
중소병원이 처한 경영위기가 단순히 입지나 경쟁의 문제가 절대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것은 두 가지 사례를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두 병원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경영의 기본원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전략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인구가 줄어드는 농촌지역에 있던 ‘나홀로 종합병원’이 있다. 환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적자 폭은 늘어만 갔다. 병원의 존립이 어려운 지경이었다.

그런데 지역인구는 감소하지만, 노인인구는 늘어나 정형외과를 비롯한 노인성 질환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서울의 명의를 불러 함께 수술을 하고, 노인성 질환과 관련된 의료진을 보강하여 진료역량을 강화하였다. 진료서비스 절차를 정비하고, 진료 후 사후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진료성과가 좋아지고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자 소개환자가 늘어났고, 입소문을 타고 정형외과 환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정형외과가 자리를 잡으니 노인성 질환을 다루는 진료과목들이 덩달아 수익이 오르게 되었다. 한번 선순환 구조가 잡히니 그 이후부터는 한결 수월했다. 이제는 인근 도시에서 거꾸로 수술을 받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대도시에 있는 ‘다급한 전문병원’은 주변에 2개의 경쟁병원이 있었고, 1년 사이에 무려 3개의 네트워크 전문병원이 추가로 개원하였다. 일반적으로 진료권 내에 3개의 경쟁병원이 동시에 생기면 최소 30%이상의 매출이 순식간에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수익이 1년 내 회복되지 않으면 하락된 수익구조는 고착되고 재정적으로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다급한 병원’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급적 수술을 많이 하고, 다소 공격적인 진료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경쟁이 심한 지역일수록 환자는 ‘과잉진료’를 더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의사가 동의해야만 수술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컨퍼런스를 강화하여 환자 중심의 진료패턴을 모색했다. 그리고 환자에게 상세하게 비수술 치료를 우선하는 원칙과 치료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의 직원들이 부모형제를 모셔오기 시작했다. 때마침 과잉 진료에 대한 TV고발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방송되며 적정진료의 원칙을 안내문, 블로그, 책자, SNS를 통해 꾸준히 홍보했던 병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 ‘다급한 전문병원’은 짧은 시간에 고객추천지수가 높아져 경쟁병원과 현저히 차이가 나게 되었다. 지역에서 가장 양심적인 병원으로 소문나 브랜드 있는 네트워크병원들이 감히 넘볼 수 브랜드를 가지게 된 것이다. 만일 다급한 마음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여기저기서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를 받아오고 과잉 진료를 거듭하며 의료진과 직원들을 몰아붙였다면 이 병원은 지금쯤 문 닫았을 것이다.

‘오늘 내가 안 깐 무릎, 내일 누군가는 깐다’는 금언(?)이 돌고 있지만 환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병원에 갈 때 나름대로 평판 체크를 많이 해보고, 병원에 가서도 분위기를 살핀다. 만일 의사, 간호사 등 구성원의 말투와 행동에서 이익만을 앞세운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환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만일 그가 맘카페의 운영자였다면 온라인에서의 병원이미지는 그야말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위의 예시를 든 종합병원과 전문병원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흑자가 나면서부터 재투자를 할 수 있는 건강한 병원으로 거듭났다. 이것은 인구의 감소나 경쟁의 심화가 필연적으로 적자를 초래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인구는 늘지 않지만 노인인구비중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노인 1인당 진료비는 평균적인 사람에게 비해 약 3배가 되기 때문에 인구수가 정체되어도 고령화에 따라 진료비는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경쟁병원이 주변에 많다는 것은 꼭 나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구거리나 먹자골목에는 수많은 경쟁이 있지만 오히려 홍보가 되어 더 많은 고객이 찾아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경쟁이 심할수록 특별히 잘 하는 분야를 각인시켜야 한다. 앞서 예를 든 두 병원도 전문분야를 만들거나, 특정분야에서 진료방식을 새롭게 하는 방법이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핵심적인 변화였다. 이와 관련된 전문화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먼저 환자 증대를 위해서 해야 할 세 가지 핵심과제를 제시한다.

오는 환자 막지 마라
첫째, 오고자 하는 환자를 막고 있지 않는지 점검하라. 환자가 줄어든다고 걱정하면서 환자를 막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환자가 예약을 하려고 해도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지 않는다. 부도난 예약에 대하여 콜백도 하지 않고, 해피콜도 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이벤트를 홍보하는 콜을 하는 병원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해 예약을 하고자 해도, 그런 기능조차 없는 병원이 많다. 고객이 불만을 제기해도 피드백도 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과 싸우고, 병원장에게 숨기기도 한다. 특히 의사들이 고객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과 행동을 해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 이미 방문한 환자에게는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서, 다른 환자가 찾아주기를 바라는 셈이다. 내가 우리 병원에 예약을 해본 적이 없으니 얼마나 불편한지 모르는 것이다.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지금 당장 스스로 고객의 입장에서 자신의 병원에 예약전화를 해보자. 이 부분만 개선해도 최소 10% 이상의 예약률이 증가한다.

가족부터 오게 하라
둘째, 구성원들이 그들의 가족을 데려오게 하라. 많은 중소병원에서 ‘저는 우리병원 수준이 창피해서 우리 가족은 데려오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쉽게 듣는다. 속사정이 이런데 다른 환자들에게 우리 병원에 오라고 홍보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인가? 과거에 국내 모 라면회사 사장이 자신의 아들에게 국산라면은 몸에 해로우니 외제 라면을 먹였다고 비난을 산 바 있다. 식당은 한 번 먹어보라며  가족을 데려고 올 수 있지만, 병원은 자기가 신뢰하지 않으면 가족을 데려올 수 없다. 진료의 결과는 건강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데다 의사들의 실력은 물론 성격과 태도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물론 훌륭한 의사를 양성하거나 영입하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현재 의료진의 세부전공과 성과에 대해서 내부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구성원의 가족이 오게 해야 한다. 이들은 자기 가족이 근무하는 병원이기에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다. 기꺼이 옴부즈맨과 홍보대사의 역할을 할 준비가 된 분들이다. 그래서 환자가 구성원의 가족이라면 대통령의 가족이 온 듯이 대우해야한다. 이들에게 지적을 당하면 창피해서 신속히 시정이 될 것이고, 칭찬을 받는다면 병원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이 급상승할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구성원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이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열성적인 우군을 만들어라
셋째, 병원의 사랑하는 우군을 많이 만들어라. 주변의 대학병원과는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또 의뢰와 되의뢰를 위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 대 병원차원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대학병원의 의료진들과의 관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또 굳이 갖추어야 할 필요가 없는 진료과는 협력의원이나 대학병원과 연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보기 어렵지만, 일본 병원 중에는 원무과 옆에 협력병원을 소개하는 전단지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진료협력센터에서도 협력병의원에 대한 소개자료를 확보하고,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 협력병의원의 의사나 경영진의 마음을 사는 일이 핵심이다. 그들과의 신뢰관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병의원 관계자들의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개선하고, 만들어야 한다. 협력병원의원에 구성원에 대한 교육, 장비나 수술방 활용, 되의뢰 체계, 검진할인 등 할 수 있는 것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협력병원의 밤’은 대학병원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개원가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중소병원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 그리고 다소 소홀히 하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협력과 관심을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해외 선진병원들처럼 병원이 수행한 봉사활동을 유료로 했다면 얼마가 될 지를 환산하여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는 지역병원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는 작업이자, 함께 참여하는 구성원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 협력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형식적인 관계를 넘어, 병원이 자랑스러워서 무엇인가 해주고 싶은 관계, 소위 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실패해도 좋다. 오늘부터 시도하라
국민의 눈높이, 정책, 기술, 경쟁 등의 환경변화 중 어느 것 하나도 중소병원에 유리하게 보이는 것이 없다. 하지만 중소병원은 작기 때문에 민첩하고 더 치밀하게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또 실패하면 경험을 얻고 신속하게 나아가면 된다. 좌고우면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대학병원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이지, 중소병원에서는 독약이다. 오늘보다 나아지기를 원한다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을 해야 하거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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