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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감염된 독서 : 질병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2018년 10월 12일 (금) 09:48:16 최관식 기자 cks@kha.or.kr
   
▲ '감염된 독서' 표지
현직 감염내과 의사가 인류의 문학과 역사적 성취 속에서 걸러낸 감염병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최영화 교수가 최근 펴낸 ‘감염된 독서 : 질병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는 저자가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느낀 삶의 단면들을 풍부한 독서와 의학적 전문지식의 토대 위에서 에세이 형식을 빌어 풀어낸 일종의 ‘서평’ 형식 책이다.

추천사에서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풍부한 독서를 바탕에 두고 유머와 재치로 좌중을 휘어잡을 줄 아는 최영화 교수는 의사의 길 중에서도 ‘좁은문’에 해당하는 감염 전문의의 길에서 겪은 각종 감염병과의 고단한 싸움 과정을 담담하고 따뜻한 문장에 실어 우리의 마음을 파고든다”고 평하고 있다.

김준명 전 연세대 감염내과 교수도 추천사에서 “문학도가 되겠노라 했던 고등학생은 뜻하지 않게 의사가 돼 참으로 독특한 또 하나의 에세이 유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며 “환자를 보면서 경험했던 일들은 문학 속의 전염병과 얽혀 미지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인류 역사에서 전염병은 문학과 예술에도 많은 흔적을 남겼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은 전염병에 걸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길고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장티푸스는 우리 근대 문학 속에서 가난한 자들의 삶의 끝자락을 차지하는 질병으로 자주 등장한다.

감염병은 인간의 가장 비참한 때와 함께하며 인간 곤경의 양상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곤 한다.

이 책은 감염병과 관련된 저작들만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이색적이다. 안나 카레니나와 폐병,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와 급성출혈결막염, 닥터 지바고와 발진티푸스, 데카메론의 페스트, 삼국지에 등장하는 이질, 진시황의 목숨을 앗아간 결핵성 수막염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문학작품과 역사 속 각종 감염병의 실체를 샅샅이 해부, 감염내과 의사의 전문적인 식견을 담아 독자들에게 풀어서 전하고 있다.

이 글을 집필한 지난 5년간 최영화 교수는 메르스 유행 당시 즉각대응팀 일원으로 활동했고, 임상증례 분석과 DB구축 과제 연구책임자를 맡았으며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한 각종 학회 임원으로 참여해 교과서 등의 저술활동도 활발하게 수행해 왔다. 특히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HIV 감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불명열 환자 진단에 정열을 바쳐왔다.

이처럼 환자와 학회, 국가적인 감염병 대응 등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바쁜 와중에 짬짬이 틈을 내 죽어가는 화분을 살리거나 독서를 하며 저자는 그 시기를 견디고 이겨왔다.

이 책은 저자가 치열하게 살았던 지난 5년이라는 무형의 ‘시간’이 역사와 문학, 감염병, 그리고 에세이라는 옷을 입고 우리 앞에 유형의 ‘공간’으로 드러나며 생사에 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글항아리 刊, 308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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