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는 노인일수록 건강 더 악화
상태바
느리게 걷는 노인일수록 건강 더 악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08.21 2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인 보행속도 떨어지면 사망률 2.54배·요양병원 입원 1.59배 높아
서울아산병원 이은주 교수 “한국 노인 건강유지 위해 걷는 속도 높여야”

최근 국내 연구팀에 의해 나이가 들면서 걸음이 느려질 경우 노화가 심해져 건강악화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 장일영 전임의와 KAIST 정희원 연구원(내과 전문의)팀이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1천348명의 건강상태를 관찰한 결과, 보행속도가 정상보다 느린 노인들의 사망률은 2.54배, 요양병원 입원율은 1.59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사망과 요양병원 입원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악화의 위험도 보행속도가 느린 노인들이 일반보행속도 노인들과 비교해 2.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느려진 걸음걸이가 노인 건강의 적신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이은주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농촌 노인들의 보행속도가 외국 노인의 보행속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느리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통 근감소증이나 노화를 평가할 때 전체 노인의 보행속도를 기준으로 하위 4분의 1을 보행속도가 떨어진 집단으로 본다. 이러한 느린 보행속도의 국제 기준은 0.8m/s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 기준과 달리 평창군 남자 노인들의 하위 4분의 1의 보행속도는 0.663m/s였다. 여자 노인들의 경우에는 0.545m/s였다.

즉, 외국의 노인들이 1분에 약 48m를 이동할 때 우리나라 남자 노인은 40m, 여자 노인은 32m를 이동한다는 의미다. 이는 우리나라 노인들이 걷는 속도가 외국에 비해 많게는 3분의 1 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평소 보행속도는 노화 정도를 대변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정확한 지표로서 최근 노인들의 근감소증과 함께 노년 건강의 핵심 지표로 알려진 만큼 노인의 적절한 보행속도 유지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평창군의 65세 이상 노인들은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집단으로 이번 연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평창군에 살고 있는 1천348명(남자 602명, 여자 746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보행속도에 따른 건강상태 변화를 관찰했다.

노인들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관찰기간동안 23명은 사망하고 93명은 건강이 악화돼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걸음이 느려진 노인에서 사망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건강악화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으로 특히 한국 농촌 노인들의 보행속도가 국제적인 기준에 비해 많이 느리다느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품위 유지를 위해 나이가 들수록 천천히 양반처럼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멀리하고, 평소에 꾸준히 걸으며 걸음 속도를 비슷한 연령대 친구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빠르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노인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임상노화연구(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