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S 기반 고형암 유전자 검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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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S 기반 고형암 유전자 검사 개발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8.07.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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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국내 의료기관 두번째로 맞춤형 질병예방 가능
최근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은 김모씨(68). 김씨는 혹만 하게 자란 유방암 제거를 위한 항암제 치료에 앞서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대표적인 유방암 관여 유전자인 Her-2 유전자 과발현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Her-2 유전자는 우리 몸 세포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유방암이 생길 때 일부 환자에서는 이 유전자의 기능이 활성화(Her-2 과발현)되면서 암세포 분열이 더 빨라지게 된다.

유전자는 발병 원인일 뿐 아니라 항암제 선택에 있어서도 하나의 지표가 된다. 예를 들어, 전이성 폐암과 같은 특정 암종에서 항암제는 10명 중 3명밖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7명은 아무런 효과도 없이 시간과 비용만 소모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와 같이 유전자를 분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김씨는 유전자 분석에 따라 Her-2 유전자를 가진 환자에게 사용되는 맞춤형 표적 항암제(허셉틴)를 사용하게 됐다. 김씨와 같이 표적 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대부분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표적 항암제로 암세포를 정확하게 타켓팅해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부작용과 비용,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어 환자에게 큰 이득이 된다.

◆ 국내 의료기관 두 번째 NGS 고형암 유전자 검사 자체 개발

국내 의료기관 중 두 번째로 가천대 길병원이 한국인의 의료환경에 맞는 NGS기반 고형암 유전자패널 검사를 개발해 운영한다.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는 30억 쌍의 염기로 이뤄진 인간 유전자 정보 전체를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NGS는 한 번 검사로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정보를 대량으로 검사할 수 있는 장비이다. 통상적으로 암세포나 혈액을 활용해 암의 진단, 치료, 예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같은 암이라도 상이한 유전자 변이 형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환자 개개인에게 선별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개인의 질병 발생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어 맞춤형 질병예방도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으로 국내에서는 2017년 3월부터 NGS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암환자, 유전성 질환자, 의심환자는 본인 부담률 50%로 NGS 검사를 이용할 수 있다.

NGS기반 암 유전자패널 검사를 자체 개발함에 따라 외부 시퀀싱 기관에 수탁 운영하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안정적이며 효과적인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자체 개발을 위해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해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검사 실시기관 승인신청서를 접수하고, 다음 달 승인받은데 이어, 그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장비를 구축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외적으로 상품화된 NGS 기반 암유전자패널 검사 유전자 리스트를 비교, 분석하고 리뷰 하는 과정을 거쳐, 총 190개 유전자를 포함하는 Level 2검사를 세팅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본격적인 임상검증을 거쳤고, 올해 6월부터 우수한 고유의 분석 파이프라인을 구축함에 따라 환자에게 최상의 맞춤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자체 개발한 NGS기반 검사는 한국인의 의료환경에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기존 외부 기관에 수탁 운영할 시 환자의 유전자 정보 중 일부만 제공받던 것에 비해 자체 검사를 통해서 환자 유전자 정보 전체를 의료진이 확보,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또 검사를 위해 암세포나 혈액을 별도로 외부에 운송하는 과정 없이 원내에서 분석을 진행함에 따라 유전자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또한 자체 보안 시스템으로 운영되다보니 환자 정보가 외부 기관에 유출될 위험 없이 보다 안전한 관리가 가능하다.

이번 NGS기반 암 유전자패널 검사 자체 개발을 주도한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 한시훈 소장(워싱턴의과대학 대사유전과 겸임)은 “많은 연구 끝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한국인의 의료환경에 맞는 NGS기반 유전자 검사를 자체 개발하게 되었다”며 “자체 분석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유전자와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향후 미진단질환, 대사질환, 뇌신경질환 등으로까지 임상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 개발된 NGS기반 유전자 검사를 임상 서비스하게 되는 길병원 병리과 안정석 교수는 “인천 지역사회에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환자 개인별 맞춤 암 치료를 통한 최상의 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 NGS, 유전자 분석 통한 맞춤 치료 시대 앞당겨

NGS 유전자 패널 검사는 여러 유전자를 한 번에 분석해 환자에게 맞는 항암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유전자 형에 따라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질병을 예측해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에도 유전자 분석은 존재했으나 NGS로 인해 인간 유전자 정보 분석은 15년에서 3일로, 30억 달러에서 1000달러로 줄었다. 기존 방법은 한 번에 한 가지 유전자를 검사하기 때문에 여러 유전자를 검사하려면 수차례에 걸친 반복적인 실험이 필요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유전자 검사를 통한 맞춤치료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암종에 따라 대표적인 항암제를 다수의 환자들에게 치료용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효과를 보는 환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따라서 효과가 있는 항암제를 바꿔서 사용하기도 했다.

유전자 검사가 이뤄질 경우 동일한 암이라도 유전자변화에 따라 치료제와 치료방법이 달리할 수 있게 됐다.

NGS 검사 전에도 암 조직에서 유전자 변이 여부와 내용을 확인하는 단일 유전자 검사가 이뤄졌었다. 하지만 NGS 검사는 몇 개의 유전자만을 검사하는 기존 단일 유전자 검사와 달리 질병과 관련된 수 백 개의 유전자를 단 한 번의 검사로 분석해 시간과 비용이 단축된다.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 남승윤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이 자체적으로 한국인의 의료환경에 맞는 NGS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자체 개발된 검사들이 길병원 내 임상서비스로 연결되고 길병원 외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특허출원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서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최상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해 임상서비스 질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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