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미래를 만들어 가는 병원들 : 분당서울대병원
상태바
[특별기획]미래를 만들어 가는 병원들 : 분당서울대병원
  • 병원신문
  • 승인 2018.06.29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
▲ 전상훈 병원장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의료서비스 및 헬스케어서비스의 패러다임도 ICT 기술에 첨단의료가 결합된 개인맞춤형 의학으로 전환되고 있다. 아울러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헬스케어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첨단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의학연구 및 관련 사업에 자본과 인력을 경쟁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 최대시장이자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는 헬스케어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계적 생태계 구축을 서둘러야함은 물론이고, 이는 산업경제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 대한 국민건강권 수호와 미래의료의 준비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현안으로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헬스케어산업의 성장규모

최근 발표된 자료들에 의하면 헬스케어산업의 시장규모는 반도체 산업의 20배, 조선업의 60배가 넘는다고 한다. 성장 잠재력은 물론 산업의 파급효과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산업으로 여겨진다. 약 6조 달러가 넘는 시장규모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커다란 규모를 자랑하면서 앞서 이야기 했듯이 지능 사회, 고령화 사회라는 추세 속에서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글로벌 헬스케어산업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여 거의 내수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훌륭한 의료자원과 세계적 수준의 IT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기반기술 저변이 우수하기에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발휘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헬스케어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체계적인 지원과 투자를 해야 할 마지막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병원이 주도하는 헬스케어 클러스터 ‘헬스케어혁신파크’

▲ 헬스케어혁신파크 워킹 갤러리 조감도.
이러한 추세 속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미래 의료산업을 선도할 새로운 모델인 헬스케어혁신파크(HIP, Healthcare Innovation Park)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이 주도하는 융·복합 헬스케어 클러스터로서 사업비 3,000억 원을 투자해 부지 4만5728㎡(1만3832평)에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산학연을 초청하여 체계적으로 생명과학분야 융합연구를 병원 주도로 운영하는 기관은 국내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유일하다. 의료기기, 재생의학, 유전체의학, 헬스케어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빅데이터 등 5개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해 미래 첨단의료의 개척과 구현을 위한 기술개발을 선도해 가고 있다.

특히, 융·복합 연구와 체계적인 협업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헬스케어혁신파크에는 일동제약, 유전체분석기업 마크로젠, 생명과학 바이오기업 에이티젠 등 35개의 공공연구기관, 제약·의료기기·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입주해 국내 최대의 생명과학 연구 클러스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이 클러스터의 가장 큰 강점은 진료 현장인 병원과 연구시설이 직접 연계되어 임상, 교육, 연구, 사업 활동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결합하도록 운영한다는 점이다. 의료산업은 기초연구부터 임상까지 병원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데, 병원근처에 전후방 산업의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산업계와 학계, 연구, 병원 모두가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또한 병원은 입주 기업들과 함께 신제품 기획부터 출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전문 의료진과 함께 논의하면서 다각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디어 발굴 단계부터 각 단계별 연구와 사업화를 위하여 의료법, 윤리위원회, 특허, 임상시험 등 전 주기를 지원하는 ‘가변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것인데, 이를 통해 입주 기업 및 기관들은 각 기업의 성장 흐름에 맞는 최적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혁신적인 헬스케어 제품은 병원과 기업이 머리를 맞대야만 탄생할 수 있다. 기업이 헬스케어 제품의 최종 소비자인 환자와 병원의 요구를 알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더라도 시장에서 외면 받을 것이란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이 보유한 임상데이터와 진료 과정에서 나온 피드백이 기술혁신을 이끌어 갈 수 밖에 없으며, 헬스케어혁신파크에 이런 환경을 만들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전술했듯이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는 병원과 연구기관, 의료기기회사, 바이오벤처 모두가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가지고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과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성장속도가 빠른 헬스케어산업 특성상 연구중심병원과 기업이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헬스케어혁신파크를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어 국내 많은 병원들이 앞 다퉈 연구중심병원으로 변신을 꾀한 이유도 융·복합 연구가 의학 및 헬스케어산업 분야에서 상당히 중요해진 결과라고 본다.

여기에 더해 국립대병원 최초로 '생물안전 3등급(ABL3)' 수준의 동물실험시설과 영상실험센터를 갖춘 전임상실험센터(지석영 의생명연구소)가 2019년 초에 개원하게 되며, 의료진과의 보다 긴밀한 소통과 융합을 위하여 의료시설인 병원과 연구시설인 헬스케어혁신파크를 바로 잇는 연결통로(The Walking Gallery)도 내년 초면 완성될 예정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은 자발적으로 유전체 연구그룹, 빅데이터 연구그룹, 가상현실 연구그룹 등 30개 이상의 연구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그룹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사업가나 벤처회사 등에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깊이와 속도를 더해 가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좋은 사업거리나 아이디어와 투자자를 매칭시키는 미팅도 개최하고 있다.

과감한 비전, 병원 주도형 ‘헬스케어 바이오 클러스터 – 의료특구’ 구축

미국, 영국, 캐나다와 같은 해외에서는 병원이 주축이 된 헬스케어 클러스터가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이끌고 있다. 투자 규모도 상당해 고용효과라던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특히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바이오테크 단지인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 클러스터’는 약 200만㎡의 면적에 18.2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지원도 끊이지 않을 뿐더러 고용 인원만 해도 5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실 이는 매우 부러운 환경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일이 해외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 역시 각계 관계기관 및 전문가가 힘을 모은다면 병원이 주도하는 바이오 클러스터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언급한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 클러스터’에 버금가는 수준의 의료특구, 의료·교육연구·산업시설의 클러스터가 국내에 조성된다면, 다양한 영역과 분야의 기업체가 지역으로 유입돼 약 1조 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예상컨대 약 2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과 국가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이 헬스케어혁신파크를 중심으로 의료시설과 함께 연구 및 교육시설을 구축해 클러스터의 핵심 구조를 만들긴 했지만, 세계적 클러스터들의 규모와 비교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다행히 병원 주변으로 개발 가능한 공간과 부지가 곳곳에 많다. 정부와 지자체와 협력하여 체계적으로 부지를 정비하고 교통 인프라를 갖추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헬스케어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인근 의료기관과, 경기 남부지역에 밀집된 제약, 의료기기 회사와 연구소, 그리고 판교와 광교지역의 테크노파크 들을 유기적으로 네트워킹하여 제대로 된 의료특구를 조성한다면, 지식산업과 첨단 미래산업의 육성까지도 도모할 수 있는 진정한 클러스터로 발전할 것이라고 크게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