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대비 '적응규제' 패러다임 도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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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대비 '적응규제' 패러다임 도입을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8.06.27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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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 고대의대 교수, '최소한의 규제'에서 '점진적 규제'로
첨단 신산업 영역에 대한 새로운 법적 프레임 바람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응 규제(Adaptive regulation)' 패러다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적응 규제란 처음에는 최소한의 규제들을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점진적인 규제를 검토한다는 개념이다.

유럽 European Medicines Agency(EMA)에서는 Adaptive pathways라는 이름으로 임상개발초기에 시판허가를 부여하고 실제사용(real-life use)에서의 근거를 수집하면서 규제범위를 조절하는 방식을 2014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윤석준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6월26일 고대의대 90주년 심포지엄에서 ‘건강보험제도와 4차산업혁명’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윤 교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 의료와 비의료 경계영역의 제품과 서비스 듬장 등 기존의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의 범위를 넘어서거나 경계에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첨단 신산업 영역에 대해 새로운 법적 프레임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 활성화 전략을 넘어 교육 정책과 고용 정책을 포괄해야 한다며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창조적 인력을 키워내고 기존 인력을 새로운 산업 수요에 맞춰 재교육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체계 마련을 주장했다.

특히, 보건산업은 보건의료분야 인력의 면허제도 등으로 인해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인력의 공급조절 및 재교육 전환 등이 어려운 분야이나 반대로 적극적인 개입 하에 공급조절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 보건산업의 일자리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에 요구되는 일자리의 변화 양상에 맞추어 인력 양성 및 재교육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장영역의 확대에 대해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집단(저소득 고령자, 장애인, 아동 등)을 대상으로 돌봄 및 재활서비스에 대한 현물 보장을 다각화 해야 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규제완화 방안으로는 △혁신기술의 급여화(임상적 효능, 경제성) 완화 △공익목적 임상연구 건강보험 적용 확대 △R&D 개발 초기단계부터 건강보험 적용 컨설팅 의무화 △병원 부대사업 범위내 R&D 목적의 기술지주회사 허용 등을 제시했다.

종합병원급 이상 병원 회계에서 일정비율(예 3%)의 기술지주회사로의 투자를 허용해 투자 수익금은 병원회계 내에서 선순환구조로 작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제도개선 방향으로는 △행위 치료재료의 가치기반 평가 활성화 △치료재료 별도산정의 기준 등 합리적 가격보상체계 마련 △국내 개발 기술/제품에 대한 지원 △공익적 임상연구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제시했다.

한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이홍식)이 문숙의학관 윤병주홀에서 ‘4차 산업혁명이 보건의료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마련한 이번 심포지엄은 교수진 및 학생, 관련 분야 전문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홍식 학장은 식사를 통해 “시대적 소명에 부응해 온 고대의대는 90주년을 맞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의학과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며, “의학, 보건의료 분야가 나날이 변화하는 가운데 각 분야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어떻게 의학의 미래를 준비할지 많은 정보를 얻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기형 의무부총장은 “고대의료원과 의과대학은 자랑스러운 90년 역사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의학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오늘 심포지엄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각계 최고의 전문가와 함께 보건의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미래지향적이고 심도있는 논의의 장이 되길 기원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첫 번째 세션은 △4차 산업혁명과 보건의료정책(보건복지부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 △4차 산업혁명 시대 병원정보의 미래(서울의대 의료정보학 김주한 교수)의 순으로 이어졌으며, 4차 산업혁명과 의료환경에 대한 전문 지견을 나눴다.

뒤이어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정밀의료와 4차 산업혁명(고대의대 내과학교실 김열홍 교수, 고대의료원 정밀의료사업단장) △건강보험제도와 4차 산업혁명(고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 △스마트 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제도 중심으로(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의 순으로 각 분야에 대한 심층적 발표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고려대학교 명순구 법학전문대학원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보건정책연구실장,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경제학과 김범수 교수의 심도 있는 지정토론이 열렸다.

한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은 90주년을 맞이해 이번 ‘의학과 정책’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의학과 법’, ‘의학과 교육’ 심포지엄을 순차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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