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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가협상에서 ‘적정수가’ 보장 의지 밝혀라
2018년 05월 25일 (금) 09:11:31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요근래 문재인케어의 핵심쟁점인 ‘적정수가’ 논쟁을 바라보자니 지난해 합의가 무산된 의료전달체계 논의과정이 떠오른다.

3년가까이 갑론을박을 벌였던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은 막판에 진료과별로 이해관계가 상충돼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논의 초반에 발목을 잡은 것은 일차의료의 정의였다. 일차의료를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한정지으려는 주장과 의료기관 종별구분없이 진료과별로 구분할 것을 주장하는 주장이 충돌돼 소모적인 논쟁으로 몇 년을 보내야 했다.

비급여를 급여화해 소비자 부담을 덜고 그대신 의료계에는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는 것이 골자인 문재인케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해관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 것이 사실이고 지금까지도 이같은 시각의 차이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로지 소비자 주머니에서 부담해야 했던 비급여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겠다고 하니 마다할리 없고 단지 이것이 보험료 인상으로 연계돼 주머니만 다른 소비자 부담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료계로서는 보험료 인상이나 정부 예산지원 확대와 같은 건강보험 재정 확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없이 문재인케어를 할 경우 지금과 같은 비급여의 기대수익이 사라지는데다 문재인케어로 우려되는 재정악화에 따른 책임을 모두 떠안을 수밖에 없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사실 문재인케어 시행에 적잖은 우려를 가지고 있으면서 내심 ‘적정수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40년 이상 저수가에 시달려 온 의료계로서는 당연한 정서로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케어의 설계자인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언급한‘적정수가’의 개념을 곱씹어보면 문재인케어가 동시에 갖고 있는 기대와 우려가운데 우려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듯한 느낌이다.

‘적정수가’는 ‘원가+α’가 아니라 ‘저수가도 고수가도 아닌 적정이윤이 있는 수가로 각 수가항목의 이윤폭이 균일함을 의미’한다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적정수가’의 개념이 김 이사장의 입에서 나오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5년마다 개정되는 상대가치점수를 통해 진료과별 (수익성의) 편차를 조정하고 보험자와 공급자, 소비자, 공익으로 구성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라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은 지금껏 해온 당연한 수순이다. 이렇게 결정된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하는 것이 수가인데, 마치 ‘적정수가’가 환산지수와 밀접한 관련이 없다는 듯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상대가치점수 조정도 중요하지만, 저수가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나치게 낮은 환산지수에 있다는 것은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공단 이사장이 부정하고 있는 듯한 태도는 납득하기 힘들다. 수가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자칫 의료전달체계 논의가 일차의료의 개념 때문에 수년간 지지부진하게 진행됐던 것처럼 ‘적정수가’의 개념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새로운 갈등구조가 형성될 우려가 크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적정수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은 상태에서 수가협상과 선을 그어버리면 정부에 대한 신뢰감도 그만큼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정부에서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먼저 ‘적정수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게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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