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겐 반응 유전자 변이 최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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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겐 반응 유전자 변이 최초 발견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03.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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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피부염 치료 정밀의학시대 성큼
서울성모병원 연구결과 ‘플로스 원’ 게재

국내 연구진이 피부 장벽의 주요 구성 단백질을 만드는 필라그린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알레르겐에 반응하는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아울러 아토피 피부염 임상 증상과 유전자 변이와의 연관성을 입증해 난치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유전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진단검사의학과 김용구·김명신, 피부과 박영민 교수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 81명의 필라그린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염기 하나가 변이된 73개의 단일염기서열변이와 유전자 기능이 손실된 4개의 기능소실돌연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알레르겐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로 특정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기 바로 전 단계인 감작은 한번 감작되면 다시 같은 물질이 몸에 들어올 경우 면역세포가 그 물질을 기억하고 있다가 심한 반응을 일으키며 염증을 만들어 낸다. 이에 알레르기 질환 치료를 위해 어떤 알레르겐에 감작 반응을 일으키는지 검사한다.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을 이용한 알레르기 검사(알레르겐 특이 IgE 항체 검사)에서, 환자에 감작된 알레르겐 특성과 필라그린 유전자의 단일염기서열변이와 연관성을 발견한 결과 rs71625199 변이를 가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환경 알레르겐에 더 잘 감작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임상 증상과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단일염기서열변이 중 특정 변이와 상관관계도 파악됐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중 rs71626704 변이가 있으면 천식을 동반하고, rs76413899 변이는 구순염을 동반하는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는 것.

rs11584340 변이를 가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알레르기의 주요 수치 중 하나인 EDN(호산구 탈과립 표지자) 혈청 농도가 높았다. 이들 중 천식도 동반한 환자군의 경우는 아토피 질환의 중증도를 측정하는 ECP(호산구 활성화 단백질)의 농도 역시 증가됐다.

단일염기서열변이(SNV:Single Nucleotide Variant)는 세포핵 속의 염색체가 갖고 있는 30억 개의 염기서열 중 개인의 편차를 나타내는 변이를 말한다. 여러 사람들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해 읽으면 같은 위치에서 서로 다른 염기가 발견되는데 이러한 변이를 SNV라고 한다.

SNV는 대략 1000개의 염기마다 1개 꼴로 나타나는 데 사람의 경우 염기쌍이 약 60억 개이기 때문에 적어도 100만개의 변이를 갖는다. 인간은 99.9% 염기서열이 일치하며 0.1%의 SNV 차이에 의해 키와 피부색 등이 달라지게 된다.

단 하나의 염기서열변이로 치명적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SNV 연구를 통해 다양한 질환의 원인 규명과 임상 양상을 예측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뤄져 왔다.

아토피 피부염은 대표적 알레르기 질환중 하나다.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성향과 외부 환경인자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성향 즉 알레르기 체질이 있다고 반드시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성이 강하다. 어떤 이유로 알레르기 체질이 알레르기 질환으로 발전되는지 아직도 연구 중이지만 원인 유전자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유전진단검사센터장 김명신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한 가지(단일) 유전자 요인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 질환으로 유전자와 환경 요인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며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은 개개인에 따라 다른 가운데 아토피 피부염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를 찾고, 임상 양상과의 연관성을 입증한 이번 연구는 환자 개개인에 진단과 치료에 정밀의학을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2017년 1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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