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발견
상태바
국내 연구진 ‘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발견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8.03.27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두엽 치매·루게릭병 등 퇴행성 뇌신경계 질환 조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 기대
국내 연구진이 영국의 공동 연구팀과 함께 전두엽 치매 및 루게릭병의 인지행동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을 규명하고, 퇴행성 뇌질환 동물모델 인지행동 평가기술을 개발했다.

전두(측두)엽 치매(FTD)는 치매의 일종으로 뇌의 전두엽 및 측두엽이 퇴화되고 신경세포가 상실되는 장애를 말한다. 기억력 감퇴가 큰 알츠하이머치매에 비해 성격, 행동, 언어 장애, 근육위축 등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는 연세대학교 김어수 교수팀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및 런던 킹스대학 연구팀과 함께 ‘TDP-43 유전자 돌연변이가 전두엽 치매나 루게릭병과 관련된 뇌행동 기능 이상을 초래한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3월27일 밝혔다.

TDP-43(transactive response DNA binding protein 43 kDa, TARDBP)은 사람에서 TARDBP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되는 단백질로, 중추신경계 내 신경세포에서의 mRNA 안전성, 수송 및 국소 번역을 조절한다.

최근 뇌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고령화 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는 전두엽 치매와 근육 마비가 온몸으로 퍼지는 루게릭병의 주요 원인인 ‘TDP-43’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TDP-43 돌연변이가 전두엽 치매와 루게릭병의 원인 및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인지행동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을 활용해 전두엽 치매 및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TDP-43 유전자 돌연변이를 쥐의 뇌에 이식한 후 유전자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TDP-43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 하나의 변화가 유전자 자기조절 기능의 고장을 일으킴으로써 단백질의 과잉발현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능 이상은 전두엽 치매나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된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 이상을 초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러한 유전자 변화가 치매 증상으로 발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 캠브리지대학이 개발한 터치스크린 인지행동평가시스템을 사용해 TDP-43 유전자 돌연변이를 이식한 쥐의 인지행동을 분석했다.

▲ 유전자가위기술로 쥐에 이식한 인간 TDP-43 유전자 돌연변이 및 전두엽 파브알부민 신경세포의 감소 현상.

분석 결과 실제 전두엽 치매 환자의 주의집중력 장애 및 기억력 장애와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으며, 전두엽에서 뇌활성을 조율하는 ‘파브알부민(parvalbumin) 신경세포 수가 현저히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

연세대학교 김어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퇴행성뇌질환 치료 후보물질 효능과 효과성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더 나아가 신약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한‧영 국제협력연구)의 공동연구실(Joint-lab)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신경과학분야의 최고권위 전문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온라인판(3월19일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