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면접 통한 실력평가로 인재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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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면접 통한 실력평가로 인재채용한다
  • 병원신문
  • 승인 2018.02.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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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관 고려대의료원 인사팀장
▲ 강신관 인사팀장
현재 젊은이들에게 취업이란 대학 진학과 함께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관심사일 것이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취업의 문을 넘을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기업들 역시 어떤 인재를 어떻게 선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그만큼 깊어져 가고 있다.

특히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평가받고 다른 그 무엇보다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 취지에서 기존의 채용평가 기준과 학력, 스펙위주의 고리타분한 면접에서 벗어나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인재를 채용하고자하는 블라인드 면접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 고대의료원에서는 지난해 7월 신규 간호사 모집에 의료계 최초로 블라인드 면접을 시행하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타 의료기관에서 선뜻 시행하지 못한 인력채용 방식을 도입한 것은 우리가 나아갈 의료의 미래가 기술의 혁신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성과 덕성을 갖춘 인재 선발에 달려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한 것이다. 사실 우리 의료원은 현(現)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확대 발표 이전부터 이미 블라인드 면접에 대한 면밀한 준비를 진행해 왔고, 그 덕분에 다른 어떤 의료기관보다 선도적으로 블라인드 면접을 채용과정에 도입할 수 있었다.

인재채용, 실력으로 평가한다

기존의 면접은 지원자의 모든 정보가 사전에 면접관에게 제공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스펙중심의 선발, 지원서의 사전 정보로 인한 면접관의 선입견이 투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특히, 응시자 1인당 질의·응답 시간은 짧았으며,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참여하지 않아 직무중심의 심층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도입한 블라인드 면접 전형에서는 각 병원 간호부장뿐만 아니라 현업에서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은 간호팀장 및 기타 실무진을 면접관으로 추가 배치하여 실제 간호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수행 역량을 평가했다.

블라인드 면접은 지원자의 학력, 출신, 성명, 연령 등 일체의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무능력뿐만 아니라 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성과 덕성 등 필요한 능력을 평가하여 인재를 선발해야하기 때문에 면접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직무역량에 대한 평가는 전문적인 직무지식과 고도의 면접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면접관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직무역량 질문 문항을 체계화 했다. 또한, 면접관을 조별로 나누고 해당 조별 면접 대상 인원을 축소함으로써 기존 면접보다 시간이 2배로 늘어났고, 그에 따른 심층적인 인터뷰 면접이 가능해졌다.

능력위주의 인력선발, 블라인드 면접 고도화

2017년 시행한 블라인드 면접 응시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약 1,000여명) 결과, ‘블라인드 면접이 공정한 채용을 위해 도움이 된다’ 라는 의견이 약 70%에 달했다. 특히, ‘직무역량 평가 면접이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약 76%에 달했다. 이는 응시자 본인들도 공정하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데 있어, 블라인드 면접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최종 합격자 역시 다른 면접 때와 다르게 직무능력, 인성, 적성 등의 요소들이 합격을 결정했으며, 이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데 있어 블라인드 면접이 긍정적 역할을 한 것이 증명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블라인드 면접에 대해 사회 일부에서는 ‘역차별이다’ 혹은 ‘눈먼 채용이다’라는 식의 반론도 있으며, 기존의 서열위주, 스펙위주의 풍토가 남아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부정적 시선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턱대고 실시하는 블라인드 면접이 아니라 고도화된 질문과 방법, 면접관의 자질, 면접 스킬 고도화, 매뉴얼에 따른 채용 면접 등 체계적인 면접 제도의 체질 개선을 통해 이러한 우려는 점차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인드 면접 방식이 앞으로 계속 보완되고 점차 확대 적용된다면 현업에 빠르게 배치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환자와 의료 현장의 만족도 모두를 높일 수 있는 인력 채용이 이루어 질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분야를 막론하고 미래 인재 선발의 기준으로 자리 잡아 갈 것이라 생각된다.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은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고려대의료원이 첫 발을 내딛은 블라인드 면접은 그런 두려움보다 실력 있는 의료 인재를 발굴하는데 있어 더 없는 제도로 정착할 것이며, 미래 의료인을 꿈꾸는 청춘들에게 자신의 실력으로 정정당당히 승부할 수 있다는 미덕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실력을 겸비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미래의학을 선도할 인적 자원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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