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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 시급하다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 의료진 형사처벌은 막아야
2018년 01월 26일 (금) 09:01:19 윤종원 기자 yjw@kha.or.kr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약칭 : 연명의료결정법)」은  2016. 2. 3. 제정되어 2017. 8. 4.부터 시행되었다. 다만, 가장 중요한 내용인 ‘제2장 연명의료중단등결정의 관리체계’, ‘제3장 연명의료중단등결정의 이행’ 및 ‘호스피스전문기관의 지정’은 공포 후 2년인 2018년 2월 4일부터 시행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와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및 그 이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른바 보라매 사건이나 연세대 김할머니 사건 등 환자의 임종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으로 병원이나 환자의 유족측이 겪을 수 있는 불합리한 상황을 줄이고 죽음에 있어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 연명의료결정법이다.

위 사건들을 계기로 병원들은 각기‘ DNR동의서’ 또는 ‘사전의료의향서’ 등의 문서를 통하여 환자의 가족과 환자의 임종에 대하여 사적(私的)인 방법으로 합의를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동의서 형태의 사적 계약이 있다고 해도 법리적으로 형사처벌에 있어서 면책되는 것은 아니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자신의 임종에 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중요시 한 점에 법의 입법취지가 있다. 더불어 환자의 임종 방법을 환자의 가족과 합의한 병원에게 형사적 책임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점도 법의 중요한 의미이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의 사전의 명백한 의사표시 또는 환자의 의사에 대한 추정을 근거로 연명의료 채택여부를 결정하자는 기본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연명의료중단결정에 대한 환자의 의사 확인방법으로 다음 4가지를 규정했다.

① 환자가 사전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두었거나, ② 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이를 환자의 의사로 본다. ③ 만약  19세 이상의 환자가 혼수상태 등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의학적 상태이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이 없는 경우에는 환자의 평소의 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 환자가족  2명 이상의 진술과 전문의 1명의 확인을 환자의 의사로 보았다. 마지막으로 ④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고, 의사표현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환자 가족의 전원’합의와 담당의사 및 전문의 1명의 확인을 통하여 연명의료 중단 또는 불실시를 결정하게 하고 있다.

미성년자인 환자는 법정대리인(친권자)이 연명의료중단결정 의사표시를 하고 담당의사 및 전문의 1명의 확인이 필요하다(연명의료결정법 제17조 및 제18조 참조). 그런데 위 4가지 법정(法定) 절차를 지키지 아니하고 연명의료의 이행을 중단한 병원(의사)는 연명의료결정법 제39조 제1호에 따라‘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이행의 대상이 아닌 사람에게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이행을 한 자’가 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위 ③항과 ④항만으로는 의료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환자 가족 2명 이상이 평소 환자가 연명의료를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주장한다고 해도, 1명의 가족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연명의료를 실시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환자가 사망한 이후 나머지 가족이 환자가 그러한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병원은 형사처벌이 될 수도 있다. 법 규정이 너무 애매하다.

또한 현실에서 활용되는 이른바 DNR동의서는 위 4가지 요건을 갖출 수 없는 경우(대부분은 가족 전원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경우이다)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동의서 자체가 강행규정인 연명의료법을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에 해당되고, 더 나아가 관련 의료진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아직 대다수의 병원들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병원 내부의 절차나 법 인식도도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2017. 12. 27. 김상희 의원 등 11인의 국회의원이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하였다. 법안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위에서 언급한 형사처벌 규정의 1년 유예이다.

현재 병원의 법 인식도 등을 고려하면 매우 적절한 입법안이다. 그러나 위 법안은 2018. 2. 4. 이전에는 통과되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현재의 연명의료결정법 벌칙 규정이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되어 2년 여간 여러 문제점이 공론화되고 논의가 되어왔다. 이른바 DNR관련 관행에 대한 입법적 보완해결이 주된 내용이다. 과거에는 DNR동의서를 통해 병원과 유족 간에 법적인 다툼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법이 만들어지면서 병원과 유족이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도 국가가 공권력을 개입시켜 법이 정한 요건을 위반하였다고 형사처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입법안도 DNR동의서 관행을 법의 요건 내용으로 흡수하지 못한 아쉬운 면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공론화를 거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한 공론의 시간을 벌면서 준비되지 아니한 병원이나 관련 의료진이 형사처벌이 되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이러한 현장의 문제점을 감안하여 입법안이 발의된 만큼 문제가 지적된 법이 효력을 발생하기 이전에 위 법안이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도록 신속한 노력을 다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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