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 박사와 약속 지키는 기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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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려 박사와 약속 지키는 기부천사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8.01.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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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도움에 보답 위해 고신대병원에 1,800만원 기부하고 매년 같은 금액 약정
▲ 외래진료 중인 장기려 박사(사진 오른쪽).
모두가 어렵던 시기에 한 의사가 베푼 온정을 잊지 않고 50여 년 만에 되갚으려 한 사람이 있어서 화제다.

본인을 49세 기업가라고 밝힌 이 사람의 이름은 박종형 ㈜무한 대표이사다. 박 대표는 2018년 정초에 고신대학교복음병원(병원장 임학)에 찾아와 “48년 전 고신대병원에 진 마음의 빚이 있어서 다시 병원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1970년, 진주시 외곽의 시골마을에서 매우 가난하게 살던 박우용 씨는 심한 복통으로 찾아간 복음병원에서 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당시에는 손을 쓸 수도 없는 중병이었지만 주치의였던 장기려 박사는 한 달 동안 성심성의껏 박우용 씨를 치료했다고 한다.

박씨 가족이 가난해 병원비를 도저히 지불할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을 알고 장 박사는 자신의 월급으로 박씨의 병원비를 대납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만삭의 몸에 간병으로 지쳐 임신중독까지 왔던 박 대표 모친의 치료까지 무료로 책임져 주었다.

장기려 박사의 도움으로 박 대표 가족은 자택에서 부친의 임종을 맞게 됐고, 모친도 임신중독에서 회복해 무사히 순산하게 됐다. 그때 태어난 아기가 박종형 대표다.

박 대표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항상 입버릇처럼 ‘우리 가족은 장기려 박사님께 큰 빚을 졌다. 언젠가는 꼭 갚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모친의 유언을 품고 살다 2018년 정초에 고신대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부터 매년 1천800만원씩 후원할 것을 약정하면서 계속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의료봉사에 써 줄 것을 당부했다.

1천800만원은 48년 전 장기려 박사가 대납해줬던 부친의 병원비 금액을 요즘의 가치로 환산했을 때 대략적으로 책정한 금액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장기려 박사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사람에 대한 투자 그리고 이웃에 대한 나눔이야말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돈이 없어서 병원비를 낼 수 없었던 가난한 환자를 병원 뒷문을 열어 도망가게 했던 일화는 장기려 박사의 일대기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 같은 일화가 50여 년이 흘러 아름다운 사연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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