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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환자안전관리체계 구축이 보건의료정책에 미치는 영향〈3〉
구홍모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환자안전본부장
2018년 01월 05일 (금) 11:51:55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 구홍모 본부장
마. 불확실성과 재량성(裁量性)

의료 및 의학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동시에 사회환경적으로 그 정의 및 의미 그리고 그에 대한 판단이 동시에 변화되어 왔다. 즉 의학이 급속한 발전을 지속적으로 거듭하고 있음에도 하나의 질환에 대한 원인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진단, 처치, 그리고 예후도 다양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즉 동일한 질환에 대해서 같은 검사와 치료를 하였다고 할지라도 같은 예후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 점이 의료행위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자 모순이다. 이는 사람 개개인이 각자 가지고 있는 과거력, 가족력, 체질, 환경적 요인 등 정말 많고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만큼 예측하기 힘든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할 정도로 그 질환에 대한 치료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를 의료행위의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이 불확실성 때문에 같은 질환에 대한 진단과 검사 그리고 처치 및 치료 등이 의료인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의료인은 의료행위에 대한 재량을 가진다. 대법원도 ‘의사는 진료를 행함에 있어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수준 그리고 자기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에 따라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치 중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진료의 결과를 놓고 그 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그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에 과실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로 판시한 것도 바로 의료인의 의료행위에 대한 재량성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의료인의 재량성을 무조건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의료행위의 악결과 발생시 과실여부 자체를 판단할 수 없게 되고, 반대로 재량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 또한 의료인의 자율성을 해하고 장기적으로는 의학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이나 설명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한 악결과에 대한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처벌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과잉(過剩)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행정처벌은 엄격하게 적용하되, 적정 범위내의 의료행위로 인한 악결과에 대해서는 처벌이 아닌 보상보험시스템을 통한 피해구제로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의료인이 선(善)한 의지로 재량을 발휘하게 하는 선순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3. 의료행위에 대한 합리적인 동의 절차

사전동의(Informed consent)는 ‘환자 개인의 권리와 의사의 의무’라는 견지에서 본 법적인 개념이다. 환자의 인권운동 이후 히포크라테스 선서 대신에 ‘뉘른베르크강령’을 윤리기준으로 하여 1957년 미국의 의료사고 재판을 통해 생성된 법리로 Paul G. Gebhard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여기서 ‘뉘른베르크 강령’이란 제2차 세계대전 후 뉘른베르크의 전범재판에 회부된 독일 의사들이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재판관들은 이들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포로를 사용한 인체실험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이 원칙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어떤 실험도 피실험자들이 각자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참여 여부에 동의할 때에만 허용된다’는 것이다.

이 용어는 환자 자신은 의료상 자신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가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가 있고, 환자는 의사가 설명한 선택 가능한 방법 중에서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으며, 자신이 선택한 검사나 치료를 받기 위해서 필요한 의료행위를 의사가 자신의 신체에 가하는 것을 동의하는 권리를 설명하는 용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용인된 의사라 하더라도 환자의 자발적인 동의가 있으면 합법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만, 만일 환자의 동의 없이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할 경우에는 고의의 상해를 입히는 위법행위가 된다. 환자가 의사의 설명을 이해하면서 동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사전선택(Informed choice) 보다는 사전동의(Informed consent)가 중요한 것이다.

법률적으로 살펴보면 의사 또는 의료기관과 환자의 법률관계는 진료관계의 발생이라는 목적으로 하는 법률관계로서 진료계약이라는 계약관계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환자가 정신·신체에 대한 결함 등에 대해 의사에게 진료를 요구하는 과정은 그 선택이 자의적이건 타의적이건 일종의 계약이고 성립된 계약관계에 따라 의사가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사전동의를 얻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의사의 설명의무란 법리가 생성되었다.

사실 이 설명의무란 개념은 어떠한 행위 또는 물건 등에 대한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한쪽, 일반적으로는 비용을 지불하고 수혜를 받는 한쪽이 계약관계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정보의 공유라는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의료행위는 그 자체가 가지는 전문성, 불확실성, 재량성 등의 특수성으로 인해서 과거부터 의료행위에 따른 악결과의 발생시 이에 대한 주의의무위반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사전동의라는 윤리기준을 과실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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