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책이 오히려 간호사들 업무량만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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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정책이 오히려 간호사들 업무량만 늘려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01.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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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노동강도’ 완화 위한 대책마련 필요
중소병원 간호사 부족 해법…처우 및 근무환경 개선
국가 정책과 관련한 업무량 증가가 간호사들이 사직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1월3일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 ‘간호사 지속 근무환경 마련을 위한 연속정책 간담회’에서 조순연 경상대학교병원 간호부장은 간호사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인증평가, 환자안전관리제도 등 국가 정책 관련 업무량 증가라고 꼽았다.

병원 간호사의 주된 사직 사유로 노동강도가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됐다.

조순연 간호부장은 “노동 강도가 발생된 원인으로는 의사, 약사와 같은 타 직종의 인력부족과 함께 환자 간호 업무 외 간호 영역의 심화확대, 전담간호사 제도 발생 등”이라며 “간호사 이직과 사직에 의한 결원은 결과적으로 높은 노동강도로 연결돼 악순환의 연속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 정책과 관련한 업무량 증가 역시 문제라고 밝혔다.

조 간호부장은 “병원 인증평가 총 549문항 중 간호사와 관련된 것이 352문항이고 하루 수십 건의 심사평가원 정책에 대한 거의 대부분을 간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안전관리제도, 감염관리, 적출물 관리, 의무기록 전산화 정책 등 국가 정책으로 인해 간호사들의 노동강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 간호부장은 “고경력자의 타부서 파견도 노동강도 부추기고 이유로 환자안전관리실, 감염관리실, 의료질향상팀(인증제평가), 적정진료지원실, 공공보건의료사업실, CS전담실, 외래설명간호사, 의료정보과, 고객지원팀, 진료의뢰센터, 약제부 항암조제실 등으로 대다수의 경력자들이 빠져 나가는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간호사들의 높은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조 간호부장은 간호사의 저임금 문제와 의사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조 간호부장은 “간호행위에 대한 수가산정을 통해 저임금문제를 해결하고 중소병원의 간호사 임금 체계 개선 및 간호등급제 수가를 상향 조정해야한다”면서 “더 이상 의사직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간호사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의사인력 부족 문제해결과 함께 공공병원 정원제 해결 및 고위험직군 비정규직 불가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의료기관 인증제의 실태 조사 후 평가를 위한 평가항목은 삭제 또는 보완할 것과 간호사의 환자상태보고에 대해 의사는 시간, 장소, 위중을 불문하고 상태보고 자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도록 법제화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소병원들은 간호사들을 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장수영 인천백병원 간호부장은 “중소병원 문제는 사람이 없다는 것으로 인력확보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 하루에 3군데 이상의 학교를 돌아가며 취업설명회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중소병원에서는 최대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대학병원에서 너무 많은 웨이팅 간호사들을 뽑고 있다면서 간호사들도 평생에 한번 정도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을 간과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간호대 학생들의 병원 실습시간 중 일부를 중소병원에서 의무적으로 수행하는 제도 도입 주장도 나왔다. 중소병원에서의 실습을 통해 중소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성숙 부천예손병원 간호부장은 “병원별로 이직하는 간호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실습시간 중 일부 시간을 중소병원에서 받는 의무시간을 두는 것도 중소병원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서 그는 사적인 의견을 전제로 모든 직종의 근무시간을 하루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바꾸게 되면 병원 역시 4교대 근무가 가능해져 업무강도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병원의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을 위한 핵심으로 중소병원 간호부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처우개선과 업무환경 개선을 꼽았다.

김영애 중소병원간호사회 회장은 “간호사를 잘 뽑고 있는 병원들을 보니 대부분 보수를 올리고 처우를 개선했다”며 “지난해 서울에서 신규 임금을 4천2백만원까지 올린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부족하지 않지만 3천2백만원, 3천4백만원은 아예 간호사들이 이력서도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근무 스케줄도 토요일, 일요일 오프도 균등하게 주고 이브닝, 나이트, 데이 숫자까지도 균등하게 주라고 한다”며 “신규 간호사들의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도록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간호사들의 프라이드를 만들어 주는 쪽으로 처우개선과 근무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면 중소병원에 간호사들이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자 서울의료원 간호부장은 “평균 이직률이 15%였지만 작년에 임금을 13% 올렸더니 이직률이 5%로 줄었다”며 “정부가 지방에 있는 간호사들에 대한 임금을 보전해주면 지방 간호사 부족 문제도 해결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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