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병원, 시한부 20대 환자에 새 삶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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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전남대병원, 시한부 20대 환자에 새 삶 선물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01.0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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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폐로 종양 퍼져 치료 포기했지만 성공적인 수술로 살려내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의료진들이 ‘2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 환자를 헌신적인 치료로 살려냈다.

광주에 거주하는 김 모(20)씨는 생리통이 심해 지난 2016년 10월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았다가 ‘난소 미성숙 기형종’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해 12월 난소의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으나, 조직검사를 통해 간 부위에 혹이 있음을 알게 됐다.

이듬해인 지난해 6월 호흡곤란이 심해지자 김 씨는 다시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았지만 종양이 커져 간과 오른쪽 폐로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았고 증상이 심각해 수술하기엔 이미 때가 늦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아 결국 서울에서의 치료를 포기한 채 민간요법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숨이 점점 가빠지는 고통속에 김 씨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지난해 6월 화순전남대병원을 찾았고 종양내과 배우균 교수의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수개월간에 걸친 치료에도 불구, 김 씨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배 교수는 포기하지 않았고 김 씨의 치료를 위해선 꼭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수술의 위험성이 높고 사망 가능성도 있었다. 배 교수의 고심이 깊어갔고 결국 배 교수는 간담췌외과 고양석 교수와 흉부외과 송상윤 교수와 김씨의 수술에 관해 상의했지만 두 교수 모두 선뜻 수술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 씨는 지난해 11월 광주의 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2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김 씨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화순전남대병원 의료진에게 수술을 간절히 요청했다.

김 씨 부모의 거듭된 호소에 의료진들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거듭했고 폐와 간을 동시에 수술해야 하는 상황으로 그 과정에서 김씨가 호흡곤란과 과다출혈로 사망할 위험성도 높아 고민은 깊어졌지만 고양석 교수와 송상윤 교수는 힘을 모아 수술을 결정했다.

의료진들은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면 최선을 다해보자”고 손을 맞잡은 것이다.

두 교수의 과감한 결심에 윤주식 교수(흉부외과)와 광주 전남대병원 간담췌외과 김희준 교수도 수술에 합류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1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시행했다.

다행스럽게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의료진들은 정성스런 치료로 김 씨는 빠르게 회복해 중환자실에서 1주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의료진들의 얼굴에 비로소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김 씨의 어머니인 장모(50)씨는 “둘째딸이 이처럼 새 삶을 얻게 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내심 포기상태였다. 새 희망을 갖게 되니, 세상이 환하게 달라 보인다”며 감격했다.

퇴원을 앞둔 김 씨는 “유서를 써둔 채 수술대에 올랐었다. 제게 새 생명을 선물해준 의료진께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새해에는 뭘 할까 계획을 짜느라 부푼 마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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