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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투자 대비 효과 적은 전문병원
2017년 12월 22일 (금) 14:38:48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전문병원들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문병원이라는 간판을 따내도 유사전문병원과 소비자 인식에서 별 차이가 없는데다 의료기관인증평가 의무화로 비용부담만 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실속이 없다는 이야기다.

전문병원은 오랜 기간의 시범사업을 거친 끝에 지난 2009년1월 의료법 개정으로 제도화됐다. 3년 단위로 재지정하는 전문병원은 1기에 99곳으로 출발해 2기때 111곳으로 늘어났다. 3기에는 2기때보다 2곳이 줄어든 109곳 정도가 새로 지정받게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으려면 질환별·진료과목별 환자 구성비율 등을 보건복지부령이 정한 기준에 충족시켜야하는 등 꽤나 까다롭다. 그만큼 비용투자도 만만치 않다. 전문병원 간판을 달으려는 병원들로서는 투자비용과 전문병원 지정효과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3기 전문병원 지정에는 127곳이 신청했다. 2기와 비교해 11곳이 줄어들었다. 특이한 것은 2기 전문병원 중에서 3기 신청을 하지 않은 곳이 10곳 가까이 된다는 점이다.

갈수록 전문병원 지정신청을 하는 병원 수가 적어지고 기존 전문병원조차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사실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으면 혜택이 많다. 병원급 의료기관에는 적용되지 않는 선택진료 손실을 보상하는 ‘의료질평가지원금’ 29억원에, ‘전문병원 관리료’ 70억원까지 더하면 전문병원 전체에 돌아가는 금전적 인센티브는 100억원에 이른다.

물론 모든 전문병원에 이런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은 과거 선택진료를 해 왔던 49곳으로 제한돼 입원일당 1천820원이 지원되고 ‘전문병원 관리료’ 또한 평가를 통해 차등지급된다. 평균적인 개념으로 보면 전문병원 한곳당 연간 9천만원 조금 넘게 지원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값비싼 대가가 있다. 의료기관 임상질평가와 인증평가가 의무화됐다. 여기서 계산이 헷갈린다. “1억 받자고 10억을 투자할 병원은 그리 많지 않다”는 한 전문병원 원장의 말에서 지금 전문병원이 느끼고 있는 정서를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관인증평가 도중에 간호사 이직률이 훌쩍 높아진다. 업무부담이 많아 간호사들이 그만두는 것이다. 전문병원 지정신청율이 낮아진 이면에는 차라리 인증을 받지 않고 유사전문병원으로 남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인증평가를 받은 중소병원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정확히 11%다. 그마저 의료기관인증평가가 의무화된 전문병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료기관인증평가를 확산시키는 정책적 도구를 활용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전문병원제도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나 문케어로 촉발될 의료시장 재편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중소병원을 기능으로 재편하는데 전문병원만큼 색깔이 분명한 병원군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제도가 도입된지 6년이다. 이쯤되면 전문병원 제도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할지 되돌아봐야할 때가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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