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 세계적 위업 달성
상태바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 세계적 위업 달성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12.22 1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포이식 7천례 달성…생존율 세계 최고 수준
난이도 높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건수가 74.4% 차지

지난 1983년 국내 최초로 백혈병 환자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BMT)가 최근 조혈모세포이식 7천례를 달성하는 등 세계적인 업적을 이룩했다.

7천 번째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진태성(남,28세)씨는 첫 번째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와 같은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다.

진 씨는 평소 현기증을 자주 느껴 병원을 찾았고, 올해 1월 골수 검사 결과 필라델피아 양성 급성림프구성을 진단받았다. 2차에 걸친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재발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조혈모세포이식을 결정했다.

누나가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으나 조직형 불일치로 이식 가능한 공여자를 기다리던 중, 올해 8월7일 국내에서 조직이 일치하는 공여자에게 이식을 받고 안정화 기간을 거쳐 9월12일 퇴원했다.

이식 후 거부반응으로 오심, 구토 증상으로 추가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식사가 가능할 만큼 상태가 호전돼 12월21일 센터에서 건강회복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외래에 모인 백혈병 환자와 가족이 함께한 이날 행사에서 진 씨는 “지금까지 힘써주신 의료진, 간호사 선생님들과 옆에서 버텨준 가족에게 감사하다”며 “백혈병이 치료가 가능하고 완치될 확률이 높아 저처럼 치료 잘 받으시고, 잘 버티시면 좋은 결과가 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주치의인 혈액내과 이 석 교수는 “이식 후 구토 증상 때문에 사탕 세알로 하루를 버텨왔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식사도 가능할 만큼 이식 과정을 잘 견뎌 줘 감사하다”며 “이식 5천번째 환자도 재발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만큼 진태성 환자도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동욱 조혈모세포이식센터장“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가 세계 최초로 단일기관 7천례 조혈모세포이식 성공이라는 세계적인 업적을 이루게 되었다”며 “ “이러한 업적의 배경에는 김춘추 교수가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시키면서 시작이 되었고, 그동안 수없이 많은 종류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아시아 최초 또는 세계 최초로 시행해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의료진은 향후 5년 이내에 서로 합심해 혈액 질환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전문병원 건립을 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성공, 백혈병 치료 역사의 독보적 발자취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1983년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의 성공시킨 후, 한국 조혈모세포이식의 역사 속에 수많은 이정표를 세우며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종양 환자에게 고용량 항암 화학 요법 혹은 전신 방사선 조사를 통해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주는 치료법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크게 조혈모세포를 가족 및 타인에게 받는 동종 이식과 자기 것을 쓰는 자가 이식 두 가지로 구분된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은 동종 이식과는 달리 거부 반응, 이식편대숙주병 등 합병증의 발병이 적다.

1983년 국내 처음으로 동종(형제간)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한 센터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1985년), 타인간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2001년)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켜 왔다.

2016년까지의 자료를 기준으로 난이도가 높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건수가 74.4%로 이는 국내 전체 조혈모세포이식의 17.4%,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30.6%이다.

 

■형제간 이식 가장 많고, 타인간 이식 증가 추세

종류별로는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자가이식이 25.6%(1794건)이었다. 동종 이식 중 형제간 이식이 39.1%(2736건), 타인간 이식이 24.7% (1,731건),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7.4%(520건)이었고, 제대혈이식이 2.9%(206건)이었다.

특히 형제나 가족과도 맞는 이식 유전자가 없는 고난이도 이식인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이식이 1995년 1건, 2000년 6건에 이어 2012년 47건, 2016년 8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국내 최초로 성공한 타인간 조혈모세포이식도 1995년 2건, 2000년 57건에서 2012년 141건, 2016년 142건으로 최근 들어 증가했다.

과거에는 공여자의 골수에서 직접 조혈모세포를 채집했으나, 최근에는 말초 혈액에서 헌혈을 하듯이 조혈모세포를 채집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돼 공여자의 위험성과 부담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 급성골수성백혈병 증가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환자의 연령분포는 10대 이하 10%(657명), 10대 13% (852명), 20대 16.1%(1,055명), 30대 20.6%(1,355명), 40대 18%(1,181명), 50대 15.5%(1,018명), 60대 6.8%(449명)로 30대가 가장 많았다.

질환별로는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34.1%(2,386)로 가장 많았고,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17.3%(1,209명),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11.4%(797명), 다발골수종 10.4%(725명), 골수이형성 증후군 7.1%(500명), 만성골수성 백혈병 6.2%(434명), 악성 림프종 6.4%(451명) 기타 7.1%(498)순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급성골수성백혈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다발골수종, 중증재생불량성빈혈,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등이 증가추세에 있다. 반면 약물치료를 주된 치료를 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은 2000년 55명에서 2011년 2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해외 혈액질환 치료의 메카, 첫 해외 환자 이식 이후 2배 증가

2013년에는 아시아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5천례를 달성하였고, 조혈모세포이식 치료 후 생존율이 미국에 비해 10~30%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 의뢰한 환자들이 몰려 ‘혈액암의 4차 기관’이라 불리는 센터는 혈액내과, 감염내과, 소아청소년과 20여명의 전문의를 주축으로,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교수진이 협진으로 치료한다.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각 혈액암 환자의 질환, 나이, 위험인자에 따라 개인별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한편, 국제 임상시험을 선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2012년 국내 처음으로 중동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 환자의 자매간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이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치료의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난치성 혈액질환인 베타지중해빈혈을 앓고 있는 여아에게 언니의 조혈모세포이식 치료 성공이후, 2012년 4명이었던 조혈모세포이식 해외 환자는 2013년 13명, 2014년 24명, 2015년 26명으로 대폭 증가하고 있다.

환자들의 나이는 4세에서 66세까지이며, 자국에서 치료가 어려운 다발성 골수종, 급성 골수성 백혈병,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지중해성빈혈 등의 다양한 혈액 질환자이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레이트, 이집트 등 해외 각국의 환자가 센터를 찾고 있고 현재도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새로운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법과 연구활동 지속

센터는 통상적인 혈액질환의 표준치료에 안주하지 않고 고난이도의 조혈모세포 이식 기법의 연구 및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김동욱 교수 연구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급성기 악화에 관여하는 유전자 ‘코블1’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고, 이 연구결과는 세계 1위 학술지 ‘루케미아’에 게재됐다.

2002년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후 간이식을 성공하였고, 2012년 신장 및 조혈모세포이식을 동시에 이식하여 면역 관용 치료를 한 바 있다.

또한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2010년 종양항원 특이 세포독성 T-세포, 림프종에서의 자연살해세포 치료법을 임상에 적용하여 첨단 면역치료법의 개발에도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는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호흡기내과 등과의 긴밀하고 정기적인 다학제 협진 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성인 혈액암 치료를 위해 혈액내과 13명, 소아 혈액암 치료를 위한 소아청소년과 4명, 이식 후 감염관리를 위한 감염내과 2명의 전문의가 담당하며 질환별로 전문의 체계를 구축되어 있다. 이러한 세분화된 혈액암 치료 체계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무균 병동인 성인 조혈모세포이식 전용 병동(33병상), 조혈모세포이식 중환자실 (5병상), 성인 항암화학요법 전용 병동 (44병상), 소아 조혈모세포이식 전용 병동(6명상), 소아 항암화학요법 전용 병동 (30병상), 그리고 성인 혈액 질환 전용병상 (109병상), 소아 혈액 질환 전용병상(10병상)으로 치료에 최적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케냐, 콩고, 카자흐스탄, 몽골,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지의 혈액내과 및 소아과 의사들에게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선진 의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