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강불평등 격차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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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건강불평등 격차 크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12.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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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김동진 부연구위원 ‘비례적 보편주의’ 입각 사업 수행 필요성 제기
▲ 김동진 부연구위원
우리나라의 건강불평등 현황을 주관적 인식지표와 객관적 지표 등을 모두 사용해 살펴본 결과 사회경제적 위치별로 적지 않은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사회경제적 위치가 낮은 인구집단에 보다 많은 건강증진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비례적 보편주의’에 입각해 사업 수행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 김동진 부연구위원은 12월13일 세종시에서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올해 수행한 ‘국민의 건강수준 제고를 위한 건강형평성 모니터링 및 사업개발 : 통계로 본 건강불평등’ 연구과제와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최근 우리나라도 건강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의 경험처럼 우리나라의 건강불평등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강불평등 문제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과 문제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그 첫 단계로 건강불평등 현상에 대한 측정과 시간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근거가 될 국내 첫 시도이기도 하다.

김동진 부연구위원은 “유럽사회에서 전개됐던 건강불평등 담론의 확장과 쇠퇴의 과정 사례 연구 결과 나라마다 건강불평등에 대응하는 방법과 결과는 달랐으나 건강불평등 대응의 스펙트럼에서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현상에 대한 측정이었다”며 “이는 문제적 현황을 드러내는 것이 건강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을 촉발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불평등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교육수준과 소득수준 등으로 구별되는 사회계층과 건강수준 간의 관계를 입증하는 ‘객관적 건강불평등’에 대한 연구가 다수였지만 주관적 인식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서 거의 수행되지 않았다.

▲ 교육수준별·연도별 나쁜생활습관 추이 (30~64세)

건강불평등과 관련해 객관적 지표 외에 주관적 인식도 측정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사대상자 중 67.7%가 사회계층 간, 지역 간 건강수준 차이가 있다고 인식했다.

건강불평등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 중 47.9%가 건강불평등이 심각하다고 받아들이고 있으며,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인식률이 증가했다.

건강불평등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 중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분율은 69.2%였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74.3%로 가장 높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했다. 또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전국 6대 광역시·도 20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 8월 2주간 면접조사를 통해 최종 600명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주관적 건강불평등 인식 지표 조사 결과 불평등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들이 건강불평등과 건강불평등의 심각성을 덜 인식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나쁜생활습관은 교육수준별로 집단 간 격차가 나타났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나쁜생활습관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분율이 적었고, 나쁜생활습관을 하나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분율이 높았다. 반대로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나쁜생활습관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분율이 높았다.

지역박탈에 따른 총 사망률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양상은 회피가능사망률, 예방가능사망률, 치료가능사망률에서도 동일했다. 특히 지역박탈지수와 사망률 간의 상관관계는 치료가능사망률보다 예방가능사망률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김동진 부연구위원은 “지역의 결핍 수준과 사망률과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대한 포괄적인 중재 정책과 공중보건사업을 통한 예방활동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건강불평등은 그 자체로 불공평하고,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회피가 가능하다”며 “국민의 건강수준 제고를 위해서는 건강불평등 해소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목적으로 주기적인 건강불평등 모니터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동진 부연구위원은 그간 유럽에서 수행됐던 선행연구 결과를 토대로 할 때 자신의 건강수준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객관적 인식 사이에 격차는 있지만 그 차이가 실제로 사망률과 유병률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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