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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자 위한 개인별 맞춤 치료 필요
진료비 무더기 삭감으로 환자 진료 포기 병원 속출
적절한 진료 보장 위한 정부 대책 마련 시급
2017년 12월 13일 (수) 12:27:12 오민호 기자 omh@kha.or.kr
   
 
정부의 급여기준으로 인한 획일화 된 처방으로 혈우병 환자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과 한국코헴회는 12월13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혈우병 환자의 맞춤식 치료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코엠회 박정서 회장은 발제를 통해 환자의 개인적인 특성이나 연령에 따른 맞춤식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혈우병 환자에게 사용되는 응고인자제제 보험금여 삭감 등 정부의 급여기준이 혈우병에 대한 병원의 진료 회피와 적절한 치료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서 회장은 “혈우환우를 치료하며 최선을 다해 사용한 응고인자제제가 보험급여 삭감을 이유로 병원과 의사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비번하다”며 “이로 인해 혈우병을 관리하는 병원이 진료를 하지 않으려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뇌출혈, 복강출혈, 사고외상 등 응급출혈 시 전국의 응급의료센터에서 조차 혈우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응고인자자제제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행 보건복지부 급여기준에 따르면 응고인자 처방기준은 환자의 개인적인 특성이나 출혈정도와 무관하게 Kg당 획일화된 용량을 처방하도록 규정돼 있다.

박 회장은 “환자마다 연령에 따라 체내에 투여된 응고인자가 활성화되는 정도가 달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활성화도를 가지는 환우들은 획일화된 처방으로는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식약처 허가사항에는 뇌출혈, 복강출혈 등 심각한 출혈시에는 혈중 응고인자 활성도를 100%까지 올려야 하나 이미 50% 용량으로 처방 받아 가정에 비치해 놓은 응고인자제제로는 심각한 출혈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혈우병치료제를 취급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보니 최우선적으로 자가주사를 통해 최소한의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보건복지부 급여기준 상에는 성인의 경우 1회 내원에 응고인자제제를 최대 5회분까지 허용하고 있다. 월 최대 10회분, 추가출혈 시 다시 내원해 2회분씩 규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품을 처방받기 위해 전국에 얼마 되지 않은 처방병원에서 1년에 30~40회 내원하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오히려 환자의 건강이 저해될 뿐만 아니라 원활한 사회생활에도 큰 지장이 있다며 불필요한 보험급여 낭비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소모되고 있다는 것.

유럽과 북미북가들의 경우에는 벌써 오래전부터 환자별 약동력학 지수와 의사의 임상적 소견에 따른 맞춤식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박 회장은 “지역별 거점병원에서 혈우병치료센터(HTC)의 형태로 협진을 통한 포괄적인 관리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치료비용도 효율적으로 절약하고 있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정기적인 지료와 검사를 6개월에 한번씩 받아 1개월에서 3개월분의 치료제를 홈딜리버리 시스템으로 배송받는 사례가 유럽, 북미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도 있다”고 소개했다.

패널 토론자로 나선 이건수 경북의대 명예교수는 유럽, 호주, 캐나다와 미국 등에서 의사가 합리적인 사고를 처방한 혈액응고인자제제 급여비를 삭감하는 예는 없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규제를 문제로 꼽았다.

이건수 명예교수는 “1988년부터 심평원에 의한 환자들의 진료비 삭감이 부적절하게 단행돼 많은 병원들이 환자 진료를 포기해 소위 서울의 빅5 대학병원 중 적극적으로 혈우병을 진료하는 곳은 세브란스병원 뿐이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혈우 환자들의 출혈을 진료하지 않는 대학병원 응급실이 있는 나라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이라며 “항체 환자 진료에 대한 일부 또는 전액 삭감으로 의사들은 소극적 진료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체환자 진료지침 마련 △전 연령의 중증 환자들에 대한 예방치료의 단계적 확대 △개인별 맞춤치료 인정 △지역별 응급실에 혈우병약 비치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혈우병 환자 진료에 대한 수가 및 급여기준 개선 등에 노력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혈우병 환자에 대한 수가 부분은 지금 혈우병환자에게서만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다”며 “중증질환 등 환자의 특성에 따라 수가가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사례들을 발굴하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곽 과장은 “급여기준에 대해선 확답을 드리기가 어렵지만 급여기준을 세우는 전문가 위원회가 있는 만큼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고 거기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삭감 문제로 인해 비난의 초점이 된 심평원은 일반적인 혈우병 환자에 대한 급여 삭감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규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장 “삭감 문제가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일반적인 혈우병 환자에 대한 삭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어려운 문제는 수술이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게 맞는지를 심평원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혈우병 전문치료센터 설치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이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은 “전문치료센터 설치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원칙을 어떤 식으로 가져가야 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예전에 지정병원 11곳이 있었지만 2000년에 지정병원 정부가 없앤 만큼 전국에 몇 군데라도 항체환자에 대한 치료센터는 설치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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