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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성 강화 정책, ‘신뢰’ 회복이 관건
손영래 예비급여팀장 “정책 실패는 의료공급 차질 야기, 의료계와 정책공조 필수”
2017년 11월 09일 (목) 06:00:17 최관식 기자 cks@kha.or.kr
   
▲ 손영래 팀장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에 대해 의료계가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과 가입자도 중요하지만 의료계도 중요한 정책 파트너로 여기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방적으로 한쪽의 희생과 피해를 전제로 정책을 가동하지 않습니다. 정책의 실패는 곧 의료공급 차질을 야기할 것이며 이는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바라는 결과가 아닙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예비급여팀장은 11월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추진 중인 보장성강화 정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손 팀장은 “이 정책은 한 번에 모두 결정해서 수행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완성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며 “정부가 가진 데이터와 의료현장의 데이터를 일일이 비교하며 협의를 거쳐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계가 걱정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손해를 준다든가 의료기관을 압박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과정이 복잡하고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신뢰 문제가 있어 머리를 맞대고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장성강화 정책에 투입될 30조 6천억원의 예산은 5년간의 전체 재정추계 규모여서 매년 분야별로 구체적인 검토를 거쳐 시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 시행 과정에서 이 예산이 앞뒤로 10% 정도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손 팀장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한 번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8~9년 전이라면 이런 이야기는 입밖에 꺼내지도 못했겠지만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의 성과가 있어서 시민단체와 가입자들에 대한 설득도 가능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의료현장의 이야기가 중요한 만큼 지금 당장 의료계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지만 의료계의 입장이 전달된 게 없어 정부는 내부작업만 하고 있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이 복잡한 정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의견을 가진 다수와 협의체를 구성해 시급히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아무 진전이 없다고.

현재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학회나 의사회 등과 개별접촉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서 정부는 이를 존중하며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그는 말했다.

정부에서 비급여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파악한 부분도 있지만 현장에 있는 분들이 더 정확하게 아니까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필수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손 팀장은 현재 3천800여 개 급여 대상 비급여 중에는 도수치료도 포함돼 있고, 관절구축과 근위축을 풀어주는 행위는 급여화할 생각이지만 몸이 뻐근하다거나 마사지 성격으로 이뤄지는 부분은 비급여로 놔둬야 한다는 입장이며, 구체적인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가 적정수가를 전제로 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한 부분과 관련해 손 팀장은 “의료계와 논의를 해봐야 되겠지만 보장성 강화와 적정수가 보상은 같이 다룰 수밖에 없다”며 “선 수가인상 후 보장성 확대는 사회적으로 수용이 안 될 것이며, 선 보장성 강화 후 수가인상도 의료계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인 만큼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의료계와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비급여의 급여화 대원칙은 비급여 총액을 그대로 급여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팀장은 “관행수가의 100% 인상이 안 되기 때문에 차액이 발생한다”며 “차액을 기존 수가로 옮길 것인데, 어디로 옮길 것인가 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 팀장에 따르면 전체 비급여 중에서 약제를 제외하면 행위가 약 600개, 치료재료가 약 4천~5천개 정도 되며 그 가운데서 이번에 급여 대상으로 추린 게 3천800개라는 설명이다.

또 예비급여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90%에 이르는데 이를 과연 급여화라 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손 팀장은 “관리의료적 속성이 강하다”며 “그렇다면 비급여 통제가 나쁜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급여권에서 정상적인 수입을 올릴 수 없으니까 비급여를 통해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국민에게 나쁜 일이지만 과연 의료계에도 좋은 일이냐고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급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비급여로 충당해오던 것을 이번 기회에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는 의미라고 그는 강조했다.

또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한 후 매년 수가인상 시 반영되지 않으면 결국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는 또 다른 논쟁이 될 것”이라며 “물가상승, 경제성장, 빈도, 비급여 등의 다양한 사안이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적정한 환산지수를 정하는 것은 의료계와 공단 간 협상에 달린 것”이라고 답했다.

손영래 팀장은 “12월 중 실행계획을 발표한다는 타임스케줄이 나와 있지만 이는 정교한 계획이 아니라 2022년까지의 장기계획에 대한 아우트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매년 비급여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작업에 착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금은 협의체를 만들자고 의료계에 제안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며, 아직은 큰 틀에서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손 팀장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구체화할 당시에도 공동추진단을 만들어 운영했다”며 “수가인상을 검증하고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계와 협력, 어떻게 점검하고 의견을 모을 것인지 공조틀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작업 당시는 전체 예산이 4조원을 밑돌았지만 이번에는 2~3배 정도 많으니까 더 복잡한 대신, 당시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틀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당시 작업한 경험이 축적돼 있어 그런 점에서는 다소 수월한 작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영래 팀장은 “의료계가 현재까지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치는 것은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신뢰만 형성된다면 의료계에서도 이 정책에 협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대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을 도입할 때도 초반에 의료계의 반대가 컸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2년차부터는 의료계도 반대보다는 어떤 수가를 어떻게 인상할 것이냐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도 4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만큼 채널을 만들어 소통하면서 운영하면 상당부분 오해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손영래 팀장은 내년부터 선택진료가 완전히 폐지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선택진료 자체는 없어지는 것”이라며 “의사의 경력 등에 대해 수가를 가산하는 방식은 없어지고 객관적인 자격이나 전문성이 인정되면 수가를 더 주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혈액투석의 경우 신장내과 전문의가 시행하면 일반의사나 타과 전문의가 시행할 때보다 수가를 더 가산하는 식이 되는 것이다. 중환자실전문의 가산제를 도입할 때의 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며, 또 일부 진료과에 국한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손 팀장은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인해 환자들이 상급병원, 그 중에서도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병원으로 몰릴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서는 “비용으로 기회를 차등하는 것이 공평한지, 대기시간으로 차등하는 것이 공평한지의 차이뿐”이라며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이나 의뢰·회송 수가를 마련한 취지처럼 재진이나 경증환자는 1·2차 의료기관으로 회송하는 식으로 적정화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손영래 팀장은 이밖에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은 연말에 보장성강화 정책과 함께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세밀한 대책까지 마련하는 것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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