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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포럼1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
김윤 서울의대 교수 '문재인케어와 의료전달체계 개편'
2017년 11월 06일 (월) 09:33:28 최관식 기자 cks@kha.or.kr

발제 : 문재인케어와 의료전달체계 개편(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좌장 : 정형선(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부위원장, 연세대 교수)
토론자 : 이기효(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경영학과 교수), 서진수(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 일산백병원장)

   
▲ 사진 왼쪽부터 김윤 교수(발제자), 이기효 교수(토로자), 서진수 병원장(토론자), 정형선 교수(좌장).

문재인케어 놓고 발제자·토론자 열띤 공방 벌여

비현실적 속도조절 필요 vs. 현행방식 '공멸의 끝'

   
▲ 김윤 교수

김윤 :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보장성이 매우 낮다. 이는 보장범위가 매우 좁다는 의미다. 본인부담률은 36.6%로 OECD의 19.6% 대비 평균 2배 수준이다.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도 4.5%로 OECD 평균 0.7% 대비 매우 높고 매년 약 44만가구(2.5%)가 상대적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문재인케어는 비급여의 완전한 해소로 풍선효과를 막겠다는 의도다. 보장성 강화 정책을 시행할 경우 기존의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되면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낮아지고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의료이용량을 증가시킬 것이다. 또 대형병원과 수도권에 환자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일차의료 강화라는 정책의 시행 필요성이 대두된다.

원칙은 비급여진료비 포함 총진료비의 크기를 같게 하는 것이다. 또 일차의료 강화와 전달체계 구축에 기여함은 물론 양에 대한 보상에서 가치에 대한 보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용량을 줄이고 수가를 늘려서 적정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시스템을 개편하자는 것.

재정중립을 전제로 중증도에 따른 종별 가산율을 차등하는 게 합당하다. 환자의 쏠림은 환자 본인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경증질환의 경우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중증도에 따른 진료비 차등제를 시행할 것이다. 또 수술 및 처치, 기능검사의 경우는 100% 원가를 보상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경증환자 진료를 축소하고 중증환자 진료를 강화하며 일차의료기관은 만성질환관리에 주력하는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양질의 입원진료를 위해 지역거점병원을 육성하고 취약지는 진료비 가산 등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또 의료질평가 지원금을 확대 개편해 종별 기능에 부합하는 진료와 효율성에 대한 평가를 통해 별도의 가산을 추진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도 개편해야 한다. 병상공급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 우선 상급종합병원의 팽창을 막아야 한다. 계획과 정책에 기반한 의료인력 공급을 늘려나가야 한다.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 중심 수련체계로 총 수련기간 5년을 유지하고 인턴제는 폐지해야 한다. 또 공공의과대학을 신설하고 보건의료체계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 이기효 교수
이기효 : 문재인케어가 현 정부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다. 보건의료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수준으로 봤을 때 OECD 선진국들이 우리와 비슷한 소득수준일 때 보장성이 80%에 육박했다. 문재인케어는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사회적 합의만 이룰 수 있다면 80%로 가도 큰 문제가 없다. 낭비도 줄이고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고 국민들에게 건강 보장성을 높일 수 있다.

문재인케어가 지향하는 방향은 옳다. 다만 차분하고 계획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후퇴할 수 있는 예민한 정책일 수도 있겠다. 재원소요도 재추계해야 한다. 결국은 재원이 어디에서 나올 것인지의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비급여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것도 구호로는 좋지만 과연 가능할 것인가? 어떤 선진국도 비급여를 완전히 급여화하는 나라는 없다. 신기술이 계속 나오고, 우선순위의 문제도 있다. 일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다수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국민도, 병원도 납득해야 한다. 오픈된 상태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것인가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돈 쓰는 방향은 정해졌다. 한국의 의료공급체계를 어떻게 더 효율적이고 가치있게 쓸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 있다. 건강보험제도는 꾸준히 발전해 왔지만 공급체계는 1950년대나 지금이나 별다를 바가 없다. 병원과 의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의 역할이 과거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만 그렇다. 모두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나온 것이다. 문재인케어가 성공하려면 효율적으로 돈을 써야 하고, 그러자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필수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문재인케어는 전체적으로 본인부담금이 더 줄기 때문에 대학병원 가는 환자가 더 늘어날 것이다.
일차의료강화도 만성질환관리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만성질환관리라면 오히려 병원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의료인력이나 환자 분포, 시설과 장비 등을 보더라도 동네 중소병원이 의원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 환자들을 위해서라면 오히려 병원이 만성질환관리를 담당하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재편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2조 5천억원 투자한다고 한다. 과연 비용효과적일까?

지역거점병원 육성도 공공이 움직일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 같다. 한국은 병상이 넘치고 있다. 이를 더 늘리겠다는 건가? 취약지의 병상을 늘리겠다는 구상 역시 마찬가지다. 취약지에 거점병원을 지으면 가뜩이나 수요가 없는데, 이를 무시하고 더 지으면 그 병상은 유휴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 취약지에서 병원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은 거의 없다.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지 거기에 병원을 지을 필요가 있을까? 권역거점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방대학병원에 서울과 유사한 시설을 갖춘다고 해서 서울과 경쟁이 가능할까? 단순하게 하드웨어에 투자한다고 해서 병원이 좋아지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도 큰도시에 있는 병원들이 질이 높다. 환자도 많다. 이런 식의 투자는 사회적으로 비효율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요양병원 문제도 너무 많다. 나온 대책들이 하나같이 근시안적이다. 병상총량제는 생각해 볼 수 있는 과제이긴 한데 규제지향적이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의료서비스산업 자체가 GDP의 7.3% 정도 쓰지만 10년 이내에는 8~9%를 쓸 거다. 돈을 더 쓰더라도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한다면 된다. 고학력자와 여성인력이 많은 의료서비스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또 U헬스 금지는 잘못된 정책이다. 전세계적으로 안 하는 나라가 없다. 현대 의료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하지 말자는 것은 넌센스다.

병원 만성질환 관리 의원보다 '효과적'

공공거점병원 확충 사회적 비효율 양산

   
▲ 서진수 병원장

서진수 : 건강보험급여 보장성의 문제는 다 얽혀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떼고 다루면 장님이 코끼리 앞다리 만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그래서 여러가지 문제가 다 거론되는 것 같다. 병협은 정책을 주도하는 곳이 아니라 정부 정책을 수용하고 대응하는 곳이어서 입장이 그리 많지는 않다.

우선 현정부가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시작해 건강보험 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중심적인 아젠다를 갖고 나온 것은 좋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게 되는 것을 이전에는 몰랐던 것도 아니고,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못한 것 뿐이다. 그리 쉽게 될 것인가? 과거 공급자의 희생을 담보로 정책을 추진해 왔던 관례가 있는데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정책 목표와 현실 간 괴리가 클 때마다 많은 부작용이 표출되고, 공급자들이 그 부담을 모두 떠안아 왔다.

우리나라는 공공의료가 취약하다. 민간의료 위주다. 정부 정책은 민간의료 위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간의료 공급자들은 하나의 독자적인 기업적 성격을 갖고 있어 존립을 해야 하는 필연적 과제를 안고 있다. 존립을 위협받게 되면 상당한 저항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비급여의 급여 전환은 타당한 방법이지만 완전히 말살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비급여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 비급여도 일정한 기능이 있다. 굳이 국가가 모두 부담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다. 가장 큰 의문은 재원조달이 가능할 것이냐다. 정부는 자신 있다고 얘기하지만 공급자들의 우려는 ‘운영하다가 힘들면 심평원을 통한 삭감과 환수 조치라는 큰 무기를 동원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일각에서 나온 얘기를 보면 관행수가보다 훨씬 낮은 수가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병원 일선에서 접하고 있는 부분은 경증과 중증 분류의 불안정성, 코드 분류로 완벽한 분류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같은 코드라고 해도 시술 자체가 갖고 있는 임상적 난이도가 다 다른데 이를 억지로 꿰맞춘다면 비현실적이다.

재난적의료비 증가와 개인지출 상한제 도입은 좋은 제도다. 이견이 전혀 없고, 다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 1998년 1·2·3차 규제가 풀렸다. 이는 정부가 국민에게 굴복한 것이다.

현재의 상급종합병원 제도는 의료전달체계에 기여하고, 지역사회 중심 통합의료체계에 기여하는 부분이 아니라 잘 하고 못 하는 부분에 대한 보상 개념이 더 크다. 열등한 병원과 우등한 병원으로 나눈다.

정책이 바뀌면 수용하기 쉽지 않다. 투자가 돼야 하고, 적어도 5년 단위로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회수된다. 정책이 급격히 바뀌면 회수할 시간도 없다. 병원계가 따라가기에 상당히 힘이 든다.
   
▲ 원장원 교수

원장원 교수(플로어) : 상급종합병원 경증 줄이면서 일차의료 강화하겠다는 방향은 모순이 있다. 수련병원 가정의학과 혹은 내과에서 교육을 담당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미국은 노인의학과 전공 의사도 일차의료를 담당한다. 통합과 조정을 하는 기능도 필요하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편안하게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해 달라.

 

공급자 희생 담보 정책추진 우려

힘들면 삭감·환수 과거 떠올라

정책변화 투자 최소 5년은 걸려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후퇴 가능

선진국도 완전 급여화한 경우 없어

국민 모두 납득 사회적 합의 필요

 

   
▲ 정형선 교수
정형선(좌장) : 이기효 교수님 지적처럼 만성질환관리를 의원만 잘 하는 게 아니다.

은백린 고대구로병원장(플로어) :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사용자 입장에만 치중돼 있다. 독일이 138년, 벨기에가 127년, 일본이 36년 걸린 전국민 의료보험을 우리나라는 12년 만에 완성해 절름발이식으로 만들었다.

처음에 세팅을 이상하게 한 탓에 지속적으로 수정을 하지만 계속 이상한 그림만 나온다. 국민도 공짜로 진료하고 싶어한다. 공짜라면 이를 반대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국민의 요구도는 하늘을 찌른다. 오전 외래 오후 3시는 돼야 점심을 먹는다. 이렇게 열심히 해야 겨우 병원 유지가 된다. 국민의 의료에 대한 요구도는 크다. 상대가치 개편하면서 최근 의료원가의 87% 수준까지 올라갔다. 보장성 강화 하려면 국민 동의를 얻으면서 가라.

김윤 : 과잉진료 문제는 환자의 요구와 의사의 공급과잉이 뒤섞여 있다. 상급종합병원 가정의학과가 계속 경증환자만 진료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일차의료의 역할에 대해서도 가정의학과에 자성을 촉구하고 싶다.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현장에서 어떤 진료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내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정책의 방향은 속도 조절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 늘 속도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내리는 결론은 다른 방향으로 가자고 한다. 늦게 가더라도 좋으니 우리가 가야할 바른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지금 같은 방식은 공멸의 길이다. 그 끝이 어딘지 궁금하다. 중증도 분류나 시술의 복잡성 분류가 어렵다는 점은 동의한다. 경증은 52개 경증질환, 입원환자의 경우는 DRG C클라스 수준으로 정했다. 장기적으로 분류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병원과 의사가 왜 재정 적자를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재정 적자는 정부가 걱정할 문제다. 과잉삭감이 우려된다면 심사체계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라. 국민의 동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을 내놓고 의견수렴하는 과정이 바로 동의를 얻는 과정이라 본다.

병원중심 만성질환 관리도 입원환자 중심인지, 여러 의사와 간호사가 협력해서 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일차의료환자를 보고 싶으면 병상을 포기하고 외래에 집중하면 된다.

민간의료기관이나 공공의료기관이나 모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차별해서는 안 된다. 병상 공급구조가 잘못돼 있다.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과 조직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공급구조를 정부가 방치했다. 시장에 맡겨서 어느 지역은 공급과잉이고 어느 지역은 공급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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