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중증치매로 살아가기(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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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중증치매로 살아가기(네덜란드)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11.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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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느 반 아메롱엔 호그백 치매마을 설립자
▲ 이본느 반 아메롱엔

저는 사회복지사부터 시작했다. 93세인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다. 그런데도 기존의 인생을 그대로 살고 싶어한다. 의미있는 시간을 갖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기를 원한다.

네덜란드에서 호그백 치매마을은 15%의 중증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 동안 요양원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개인적인 삶이 없었다. 시설에 들어가면 의미있는 삶이 불가능했다. 이를 바꿔야되겠다 생각했다. 치매환자도 정상적인 사람과 비슷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 생각했다. 이를 위해 많은 논의를 했다.

의학적인 모델보다 사회와 관계모델을 적용했다. 치매는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돌보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우울증과 공격성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케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슈퍼마켓과 식당 등 평상시와 똑같은 친숙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평상시와 비슷한 집에서 살게 하고, 평상시 삶과 비슷한 규모로 일상을 진행하게 된다. 가족과 사는 것처럼 소규모로 살 수 있게 해준다. 동시에 전문가들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요양원은 이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 1993년에는 일반 4층 건물로 시작했다. 당시엔 이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은 시설이 아니라 집에서 살고 싶어 한다. 부엌엔 냉장고가 있고, 냉장고엔 내가 마실 수 있는 게 들어있어야 한다. 저희 요양원은 네덜란드식 일반 가정과 같은 인테리어를 꾸몄다.

중증치매환자들은 대규모 그룹을 싫어한다. 4명씩 소규모로 사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그러나 4명은 너무 적다. 재미가 없다. 6~7명으로 바꾸니까 활기가 생겼다.

중증치매환자들이지만 지원이 덜 필요하도록 설계가 돼 있다. 간호사들도 평상복을 입고 일을 한다. 집과 똑같은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서다.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1993년 시험적으로 병동 오픈했다. 공격성이 줄어들고 혼란과 스트레스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2015년에는 업데이트를 했다. 네덜란드식 라이프스타일을 더 보탰다. 삶 속으로 들어오는 것에 주력했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삶이 필요하다. 청명한 공기, 햇빛도 필요하다. 보통사람으로서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인 맥락을 가진다는 것은 우리 뇌에서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다. 이는 쇼핑을 하거나 산책, 공원 벤치에 앉아 있을 때, 극장에 갔을 때 느끼게 된다. 술집에 가고, 다른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이 호그백에서는 가능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살아남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삶이 어떤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치매 호전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는 있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삶이 질이 올라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자원봉사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약물치료 1993년 50%에서 2013년 16%, 2014년 13%, 2015년 8%, 지금은 6% 이하로 줄어들고 있다. ‘우리의 해법은 사람들에게 보통의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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