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경련증 수술, 청력손실 위험 제로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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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경련증 수술, 청력손실 위험 제로에 도전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10.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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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혈관감압술 1천434명 37.1개월 추적관찰 결과 세밀한 술기 및 감시로 성과
▲ 장진우 교수
본인의 의도와 달리 얼굴 근육이나 눈꺼풀이 저절로 떨리거나, 입술 주변 근육이 비틀어지는 증세가 나타나면 당황하기도 하지만 심각한 질환의 전조증상으로 여기게 된다. 특히 해당 증상이 얼굴 한 쪽에서만 일어난다면 더 당황하게 된다.

40세 이후 얼굴 한 쪽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간헐적 혹은 돌발적으로 수축하는 증상을 ‘반측성 안면경련증’이라 한다. 다행히 대부분은 뇌종양이나 뇌혈관기형 같은 질환과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환자들은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얼굴 떨림 증세로 대인관계의 두려움을 느낀다. 지속되면 사회생활의 장애를 받거나 심해지면 정서적 후유 장애로도 이어진다.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안면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초입에 뇌혈관 압박이 가해져 발생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항경련제 계열 약물투여와 보톡스 주사요법이 이용돼 왔으나 증상의 완화 요법으로 재발이 잦다.

안면근육 조절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풀어주기 위한 ‘안면신경 미세혈관 감압술’이 치료 성공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수술 후 일부 환자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안면마비나 청력감소 같은 수술에 따른 이차적 합병증 해결이 과제로 남아있었다. 특히 청력감소는 환자의 사회생활 및 삶의 질 저하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미세혈관감압술 시행 과정에서 신경감시를 철저히 시행하고, 보다 세밀한 수술 기법을 적용하면 기존에 보고된 청력감소 비율(2.3~21.2%)보다 낮은 1.1%에 그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은 2003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반측성 안면경련증으로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한 환자 1천434명(여성 1천33명, 남성 401명, 평균 51.4세)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평균 31.7개월 동안의 추적관찰 결과 연구대상군의 93%인 1천333명은 안면경련 증세 정도가 수술 전보다 90% 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의 피치 못할 문제점으로 남아있던 이차 합병증 중 안면마비 증세는 대부분 일시적으로, 영구적 안면마비 증상은 0.3%에 국한돼 기존 학계에 보고된 최대 22.7%보다 훨씬 적게 발생했다.

무엇보다 수술 후 청력손상 후유증의 경우도 현저히 낮았으며 그나마 대부분(0.7%) 일시적 청력 장애를 보였고 영구적 청력 장애는 0.4%로 기존 연구보고에 나온 2.3~21.2%보다 극히 낮아졌다.

장진우 교수는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할 때 소뇌 견인을 최소화하고 미세가위를 활용해 뇌거미막 절개를 예리하게 시행해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등 세밀한 수술법을 사용한다”며 “수술방법의 개선과 철저한 신경감시를 통해 실시한 점이 청력손실을 훨씬 줄이고 효과적인 치료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1천434증례를 통해 확인한 반측성 안면경련증 치료를 위한 미세혈관 감압술 후의 청력 결과(Hearing Outcome Following Microvascular Decompression for Hemifacial Spasm : Series of 1,434 Cases)’라는 제목으로 세계신경외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World Neurosurgery’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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