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계란·생리대 지배 ‘식의약처’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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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계란·생리대 지배 ‘식의약처’ 국감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1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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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벗어나지 않았지만 정책 국감 실종.. 국감 평가 떠나 안전관리 만전 기해야

10월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는 계란과 생리대가 의회를 장악하고 국정을 요리조리 재단했다.

국내 식품의약품 안전정책 총책임자인 류영진 식의약처장도 계란과 생리대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배경이 자질과 전문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사퇴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국감은 개최 이전부터 계란과 생리대, 처장 사퇴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 모두 짐작했고, 그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세 가지 사안이 여타 식품의약품 안전 이슈들을 죄다 매몰시킬 만큼 시종일관 국감장을 장악했다는 게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반응들이었다.

국감 초반에는 약침의 관리 부재와 안전성 문제에 이어 수액세트의 이물질 혼입 문제, 마약류 관리, 미용과 피로회복 효능을 표방하는 각종 주사제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연구결과 효능이 없었다는 등의 지적들이 이어지며 정책 국감으로서 면모를 보여주는 듯했다.

오후 들어 증인과 참고인들을 대상으로 질문이 이어지면서 이날 식의약처 국감은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생리대와 계란이라는 무덤에 스스로를 야금야금 파묻었다.

더구나 생리대 문제의 경우 연구자인 대학교수와 용역 발주자인 시민단체, 그리고 특정 기업 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서로 책임 회피 공방을 벌이다 급기야 이를 다룬 ‘언론’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등 책임 소재를 따지는 일조차 3차방정식처럼 복잡하게 얽혀갔다.

류영진 처장은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현안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수많은 질타와 함께 일부 여당 소속 의원들로부터는 국감 준비를 착실하게 잘 했다는 격려도 받았다.

문제는 국감에서 선방했다고 해서 국민 안전이 저절로 따라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설사 국감에서 의원들에게 흠씬 뭇매를 맞고 망신을 당했다 하더라도 이후 식품의약품 안전관리를 잘 하면 모두 용서가 되겠지만, 국감을 무난하게 잘 넘겼다고 해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이를 용서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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