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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본은 왜 원격의료를 전격 도입했을까
2017년 10월 16일 (월) 08:40:36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긴 추석  연휴동안 인터넷을 서핑하던 중, 흥미로운 내용을 담은 블로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가 펴낸 ‘원격의료 시장에 관한 조사결과(2017년)’ 요약분으로, 올 4월부터 7월간 일본에서 원격의료제품을 판매중인 기업 및 시스템 벤더를 전문연구원이 직접 면담하거나 전화, 이메일로 조사한 결과였다.

요약된 내용은 2015년 원격의료 시장규모는 122억6,900엔으로 원격화상진단이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격화상진단은 원격판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였다.

야노경제연구소는 원격의료시장을 원격화상진단, 원격병리진단, 원격진료, 원격건강관리 네가지 분야로 나누어 조사를 했고, 시장규모는 합산해 발표했다.

이중 원격판독은 영상의학전문의가 원격으로 판독해 의뢰한 주치의에게 자문해 주는 의사와 의사간 원격의료로 이미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활성화돼 있는 부문이고, 원격병리진단은 역시 의사와 의사간 원격의료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지는 아직 듣지 못했다.

야노경제연구소가 분류한 원격의료시장 네가지 유형중 관심을 끄는 것은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인 원격진료와 원격건강진단.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가 금지돼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2015년 8월 사실상 원격의료를 허용한 일본의 상황이 궁금했다.

일본에서 원격의료가 허용된 것은 낙도와 산간벽지 환자에 제한했던 원격진료 지역제한을 풀고 재택당뇨병환자 등 원격진료가 가능한 아홉종류의 환자군이라는 울타리를 허물은데 이어 대면진료를 원격진료의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한 후생노동성의 유권해석를 근거로 한다. 시장에서 후생노동성의 이같은 유권해석을 원격진료 전면 허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야노경제연구소 자료는 합산액으로만 표시돼 있어 원격진료와 원격건강관리 시장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어 아쉽지만, 원격의료 시장이 형성된 것만큼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본의 원격진료 시장은 2015년 8월이후 스마트폰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원격진료 툴이 시장에 발매되고 진료보수 규정, 즉 원격진료에 맞는 진료비지불제도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원격진료 시장 확대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라는 야노경제연구소의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산간지역과 낙도처럼 기본적으로 주민이 적은 지역를 상대로 했던 원격건강관리도 원격의료의 전제조건이 없어졌기 때문에 도시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비단 원격의료 허용은 일본만의 상황이 아니다. 웬만한 선진국에서는 원격의료를 규제하고 있는 곳이 드물다. 의사의 부족과 편재(쏠림), 의료비 상승, 고령화인구 증가 등 현재 세계 각국이 처한 의료환경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전세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시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원격의료와 같은 의료IT에 관심을 많이 쏟는 것같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의료영리화라는 이념논쟁에 휘말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2002년 3월 의사와 의료인간 원격의료제도가 도입된 이후 2006년 7월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이 논의됐으며 2010년 4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8대 국회에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 도입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상임위에 상정되지도 못한채 폐기됐다.

이후 2014년 4월 19대 국회에서 같은 일이 반복됐고 2016년 6월 20대 국회에서는 발의, 계류, 보류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 보류중인 의료법 개정안은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원격의료만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 운영금지, 원격의료대상 환자 제한,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추진 등이 골자로, 2015년 8월이전의 일본보다 더 보수적인 내용이다.

세계는 지금 원격의료를 통한 만성질환 사후관리와 일반 외래환자의 원격 헬스케어 서비스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전 세계가 똑같이 겪고 있는 고령화인구의 의료비지출 급증에 대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의료기기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어 선진 각국들이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케어 시행으로 향후 수십조원의 새로운 비용부담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의 상관관계나 의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정책을 찾아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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