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기부금과 혈액수가로 콘도회원권을 과다 구매하는 등 방만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순례 의원(자유한국당·비례대표)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기관별 휴양시설 회원권 보유내역’을 분석한 결과 적십자사가 헌혈과 적십자회비 모금 등 국민의 기부활동으로 모아진 기부금과 혈액수가를 이용해 콘도나 리조트 등 휴양시설 회원권을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구매해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2017년 현재 대한적십자사 산하기관(본사, 지사, 혈액원, 병원 등) 43개소 중 18개소가 각각 휴양시설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회원권 보유량은 87구좌로 시가 10억900만원(취득가 기준)에 달했다.

이는 연간 9천780명이 2천580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중 본사가 보유하고 있는 회원권만 이세웅 전 총재가 개인적으로 기부한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적십자사 운영비로 구입한 것이라고 김순례 의원실은 밝혔다.

문제는 적십자사 직원의 콘도 이용률이 연 평균 30% 내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곧 적십자사가 회원권을 필요 이상으로 과다보유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적십자사가 약 4억7천200만원을 투입해 63구좌나 구입한 C콘도의 경우에는 이용율률이 12~16%에 불과했다. 심지어 혈장분획센터가 2002년 2천746만원에 구매한 E콘도의 경우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단 1건의 이용내역도 없었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는 보유하고 있는 다른 콘도보다 시설이 낙후돼 직원들의 이용률이 낮다며, 콘도 측과 업무협의를 통해 시설개선을 요청해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순례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콘도에 시설개선을 요청했지만 개선된 사항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이용직원들의 이용후기가 나빠 이용률은 더욱 저조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순례 의원실은 부적절한 예산 집행의 원인을 찾아본 결과 적십자사는 예산 집행에 대해서는 ‘법정회의’ 등을 통해 승인을 받고 있지만, 휴양시설 회원권 매입 등과 같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별도의 승인절차 없이 예산을 집행하고 있었다.

더욱이 운영비를 집행할 때 어떤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부 규정조차 제대로 마련해놓지 않고, 자체 수요 판단으로만 예산을 집행해왔다는 것.

이에 대해 김순례 의원은 “인도주의적 구호사업과 혈액안전관리에 쓰여야 할 예산이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향후 적십자사가 보유해야할 적정량의 회원권을 정확히 파악해 불필요한 부분은 매각을 하고, 운영비 집행 전반에 대해서도 투명한 절차가 보장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