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공의 수련과정 수요·역량·환자중심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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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공의 수련과정 수요·역량·환자중심 개편 필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10.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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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기간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조정 제안
외과계, 저수가·의료분쟁조정개시법 등 시스템이 문제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전공의 등 외과계 몰락을 막기 위해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내과와 마찬가지로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10월10일 주최한 ‘대한민국 외과계의 몰락, 이대로 둘 것인가?’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이길연 대한외과학회 수련이사는 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을 수요·역량·환자중심으로 개편이 필요하다며 수련기간 조정을 제안했다.

이길연 수련이사는 “최근 1년간 국내 외과 전문의에 의해 수행된 외과 수술 건수를 분석한 결과 2009년 기준으로 연간 92만6355건으로 5년간 증가율이 28.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이중 비교적 낮은 난이도 수술이 병의원급 외과수술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분과전문의가 하지 않아도 되는 수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에 고난이도 수술이 집중되는 만큼 분과전문의제도를 통해 고난이도 수술을 담당하게 하고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도입으로 전공의 근무시간 제한에 따른 공백을 메워 오히려 환자안전과 만족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4년이라는 외과 수련 과정 기간을 3년으로 조정해 수요중심으로 외과전문의(Surgeon Generalist)를 배출하고 역량중심에 따른 3년 후 2년 전임의 과정을 통한 분과전문의(Surgeon Specialist), 환자중심의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Surgicalist) 형태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이길연 수련이사는 “기존 외과 전공의 과정은 4년 동안 모든 수술이 가능한 전문가를 양성해 왔다”면 “이제는 수요중심, 역량중심, 환자중심으로 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은 수가와 의료분쟁조정자동개시법 등 현실을 간과한 전체적인 시스템 부재가 문제로 지적됐다.

장진우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은 ‘대한민국 외과계의 현실’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수가문제, 의료분쟁 시 발생하는 배상금 등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장진우 이사장은 “실제 우리가 시스템은 갖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외과 전문의가 없다”며 “방송 드라마에선 일반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가 최고의 과로 나지만 실제는 외과 의사들의 자부심은 사라진지 오래다”고 말했다.

전공의특별법 역시 정부 지원도 없이 병원과 의료인들에게 만 법을 지키라고 하는 건 의사들을 모두 죽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상대가치점수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장진우 이사장은 “수가는 GDP 기준으로 봤을 때 최악이고 바닥권으로 제왕절개 수술은 우리보다 못사는 칠레의 반값에도 미치지 못 한다”면서 “정부는 상대가치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한정된 파이 안에서 타과의 비용을 뺐어준다면 누가 좋아 하겠냐”고 반문했다.

특히 진료는 공공성을 강조하면서도 의료소송비용은 자본주의 논리를 적용하는 의료분쟁조정자동개시법의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장진우 이사장은 “의료의 시스템이 문제인데도 의사가 책임진다. 의료의 90% 이상은 시스템이 잘 못된 것이지 의사 개인의 잘 못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의료분쟁자동조정개시 건수를 우려했다.

산부인과, 외과 등 전공의 확보율 개선 역시 자체적인 정원 감소로 인한 착시 현상일 뿐으로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이 있다고 해서 해결이 아니라 일부라도 보전이 되어 유지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견에 보건복지부는 대한의학회에서 진행중인 전공의 중장기 과별 추계가 나온 후 외과계열 전공의 정원 확보를 위한 방안이 마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수가와 마찬가지로 인력 부분도 의대정원과 전공의 정원을 맞춘 상태에서 결국 배분 문제로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고 파이(정원)을 키우는 부분은 민감해 논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원전담 전문의 도입과 관련해선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참여율이 낮아 시범수가를 40% 인상했다면서 연구용역도 진행 중에 있어 시범사업 결과를 중간 평가해 개선방안 및 확대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외과 수련기간 조정과 PA문제도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곽순헌 과장은 “외과 수련기간 3년제로의 조정은 고민 중으로 단계적 실시해야 한다”며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어 협의를 계속 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PA문제도 검토 중이나 학회에서는 찬성의 입장이고 의협과 전공의협의회에서는 반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오늘 나온 모든 문제들이 복지부의 어느 한 부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부서가 연계된 만큼 복지부와의 전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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