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사끼병 한국형 진단 기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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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끼병 한국형 진단 기준 필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9.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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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소아청소년기 급성 열성 질환인 가와사끼병의 병증이 갈수록 경해지면서 의료 현장에서 임상적 증상에 의존하고 있는 가와사끼병에 대한 국내 실정에 맞는 새로운 한국형 진단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경일<사진> 교수는 최근 가와사끼병의 조기 진단 및 적정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소아 류마티스학(Pediatric Rheumatology)’ 및 ‘의학(Medicine)’에 잇따라 게재했다.

주로 5세 이하의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가와사끼병은 5일 이상의 발열이 있으면서 양측 안구 충혈, 입술 홍조, 전신적 피부 발진, 손발 부종 및 목 주위 임파선 비대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한 경우 심장 합병증인 거대 관상동맥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5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있으면 진단이 되고, 3가지 이하인 경우 불완전 가와사끼병으로 진단한다.

가와사끼병은 아직까지 혈액 검사로 진단하는 방법이 없어 임상적 증상으로만 진단을 내리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불완전 가와사끼병의 증가와 함께 발열 2~4일 이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대부분으로 임상 증상들이 다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이경일 교수는 “최근 가와사끼병이 과거에 비해 나타나는 증상들이 경해지고 심장 관상동맥 병변이 나타나는 빈도가 줄면서 조기 진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충남대병원 길홍량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최근 입원한 가와사끼병 환아군(331명, 2010~2014년)이 과거의 환아군(284명, 2000~2004년)에 비해 더 경한 임상적 증상 및 검사실 지표소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최근 환아군에서 불안전 가와사끼병이 증가(26.6%→46.2%)한 반면 심장 관상동맥 병변을 갖는 환아의 비율(23.6%→15.7%)이 낮아진 것이다. 염증반응을 나타내는 C-반응단백, 알부민, 혈색소 및 혈소판 수 역시 더 경미한 값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교수는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한지환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가와사끼병 회복기 초기에 혈소판 수와 면역글로불린 G(IgG), IgM, 및 IgA 값이 서로 비례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가와사끼병 전신성 염증의 특성 중 하나라고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실정에 맞는 새로운 한국형 진단기준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입원 시와 입원 다음날 반복 실시한 염증 지표들의 변화 즉 C-반응단백과 호중구의 분획비율의 상승과 함께, 알부민과 혈색소값의 감소가 나타날 경우, 발열 2~4일의 발병 초기에 병원을 방문한 불완전 가와사끼병 환아의 진단에 도움이 되고, 정맥용 면역글로불린 치료로 해열된 후 7~10일에 혈소판증가증(40만 이상) 및 동반 증가된 IgM, IgA을 확인함으로써 가와사끼병을 앓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을 제시했다.

가와사끼병의 치료로는 정맥용 면역글로불린이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빠른 회복과 심장 합병증을 예방하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가와사끼병 진료에 임하는 임상의사의 조기 진단 및 적정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경일 교수는 가와사끼병의 염증이 평균 발열 6일째 최고점에 이른다는 사실을 비롯해 이 질환의 원인 병원체, 면역병리기전, 검사실 지표에 의한 중증 가와사끼병 환아의 치료지침 등 가와사끼병 관련 논문들을 국제 학술지에 25편 이상 발표했다. 올해 2월부터는 대한가와사끼병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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