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치료 새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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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치료 새 길 열었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09.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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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병원 박대영 전문의와 IBS 연구팀, 녹내장 관여 핵심 신호전달체계 규명
국내 한 종합병원 연구진이 완치가 어려운 질환인 녹내장의 근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를 국제적인 학술지에 게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의료법인 중앙의료재단(이사장 김덕용) 중앙병원 박대영 안과 전문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고규영 단장 및 연구팀(김재령 연구원)과 함께 녹내장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핵심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치료방법을 찾았다고 9월20일 밝혔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며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신경이 망가지고 실명에 이르는 병이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시신경이 크게 손상돼 있어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기도 하다.

녹내장은 전 세계 40세 이상 성인 인구의 3.5%가 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75% 이상을 차지하는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분자 수준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근본적인 치료법 마련에 한계가 있었다.

▲ 녹내장은 방수를 배출하는 장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눈 내부에 생성된 방수는 섬유주와 쉴렘관을 통해 눈 밖으로 배출됨으로써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데 방수를 배출하는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이에 중앙병원 안과 박대영 전문의를 비롯한 연구팀은 안압 조절에 중요한 기관인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를 Angiopoietin-TIE2 수용체 신호전달체계(이하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수행함을 밝혀냈다.

녹내장은 방수를 배출하는 장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수란 눈 속에 차 있는 체액으로 안압 유지와 안구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 내부에 생성된 방수는 섬유주와 쉴렘관을 통해 눈 밖으로 배출됨으로써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데, 방수를 배출하는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방수유출경로의 저항이 커지며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이유 때문에 저항이 커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었다.

따라서 박대영 전문의와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혈관 성숙 및 안정화에 필수적인 ANG 단백질과 TIE2 수용체가 쉘렘관 주변부와 내피세포에 각각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쉴렘관의 생후 초기 발달뿐만 아니라 성체가 된 이후에도 쉴렘관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쉴렘관 형성과 유지, 안압 조절에 있어 ANG-TIE2 신호 전달 체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ANG-TIE2 신호전달체계는 쉴렘관을 형성하고 내강을 유지해 방수 유출을 가능하게 하며, 림프관 내피세포의 특성을 결정하는 ‘Prox1 전사인자’ 발현을 촉진해 성체가 된 이후 쉴렘관의 항상성을 지킨다.

연구팀은 TIE2 활성 항체(ABTAA)가 안압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결과 안압 상승으로 녹내장이 유발된 실험군의 쉘렘관이 회복되며 안압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즉,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녹내장이 발병하지 않도록 쉴렘관의 항상성을 유지해 안압을 조절함으로써 녹내장 치료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 낸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완치가 어려웠던 녹내장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추후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예정이다. 특히 녹내장을 재현한 질병 모델에 TIE2 활성 항체를 주사함으로써 안압을 낮추는 데 큰 효과를 얻은 만큼 임상 연구로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 방수유출 경로의 또 다른 요소인 섬유주와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관계를 밝히는 실험과 함께 실제 환자에게 TIE2 활성 항체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중앙병원 박대영 전문의는 “현재 녹내장의 치료는 눈의 방수생성 억제를 통해 안압을 낮추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며 “이번 ANG-TIE2 신호전달체계 규명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임상연구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 12.784)에 9월19일(한국시간)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10월 발간되는 인쇄본의 표지 및 커버스토리에도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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