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심방세동 유전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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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심방세동 유전자가 있을까?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07.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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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박희남 교수팀, 한국인 유전자 분석 통해 발병 관련 유전체 2종 발견
국내 의료진이 한국인에게서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유전자 2종을 찾아내 세계 의학계에 보고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희남·김태훈 교수팀은 60세 이전에 심방세동 증세로 전기 도자 절제술(카테터 전기 소작술)을 받은 실험군과 일반인 대조군을 두 차례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단계에서는 672명의 실험군(심방세동 환자군)과 한국 유전체 역학 조사에 참여한 3천700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이 시행됐다.

심방세동은 여러 발병 인자가 관여하는 퇴행성 심장 부정맥 질환이지만 유전적 요인 역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심방세동이라 불리는 60세 이전의 발병은 더더욱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유럽인종의 경우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부모 중 한 사람만 심방세동을 갖고 있어도 자녀가 심방세동을 겪을 위험도가 1.9배 상승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심방세동은 한 가지 유전자 요인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 질환(complex disease)이기에 통상 심방세동 연관 유전자들을 찾기 위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 연구가 이뤄진다.

유전자 분석 결과 1q24/PRRX1, 4q25/PITX2, 10q24/NEURL, 12q24/TBX5, 16q22/ZFHX3의 이미 알려진 5개 유전자군이 한국인의 심방세동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1q32.1/PPFIA4와 4q34.1/HAND2라는 유전자들 역시 심방세동 발병에 영향이 있음을 새롭게 발견했다.

연구팀은 두 번째 연구단계로 200명의 60세 이전 심방세동 조기 발병 실험군과 1천812명의 일반인 대조군을 추가 연구 대상으로 선정해 동일한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5개 유전자군과 더불어 2개의 새로 발견된 유전자군이 한국인의 심방세동 발병과 연관됐음을 한 번 더 확인했다.

박희남 교수는 “심방세동은 전 인구의 1.6%가 겪을만큼 가장 흔한 부정맥 증상으로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발생 원인의 20~25%를 차지하기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질환”이라며 “고령화 사회로 진전되면서 점차 환자수가 늘어가고 있으며 2050년이 되면 현재 환자수의 2배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60%정도의 심방세동 환자가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데 있다. 뇌졸중 등 연관 질환을 겪고 나서 심방세동을 판정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오래 전부터 미국과 유럽에선 심방세동 연관 유전자 위험 점수를 활용한 위험도 평가 시도가 진행되는 등 유럽인종 대상 연관분석(GWAS) 내용 활용 범위가 넓었으나, 우리나라에선 이미 밝혀진 유전자 다형성(SNP :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이 한국인에게 재현성을 갖는지 여부조차 알려진 바 없다는 점에 착안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다수의 한국인 집단을 대상으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을 시행했고, 심방세동 발생과 관련된 새로운 두 가지 유전자를 찾아낸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대표적 난치성 질환인 심방세동의 조기진단과 치료반응에 대한 예측정도를 한국인 유전정보로 연구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마련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앞으로 펼쳐질 정밀의학의 토대가 되기에 매우 중요한 임상적 결과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논문은 ‘심방세동 발병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위치 규명(Korean atrial fibrillation network genome-wide association study for early-onset atrial fibrillation identifies novel susceptibility loci)’라는 제목으로 유럽심장학회가 발행하는 European Heart Journal(유럽심장저널, IF=19.651)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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