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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문제점과 그 대안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
2017년 06월 12일 (월) 11:51:15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2016. 9. 헌법재판소는 정신보건법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른바 강제입원)규정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국회는 정신보건법을 개정했고 약칭 정신건강복지법은 올해 5월말 시행되었다.

법 시행 전부터 국회가 만든 법을 시행해야하는 보건복지부와 현장에서 법을 따라 병원을 운영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간에 이견이 많았다. 법의 개정 취지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구금적 성격의 치료를 개방적으로 전환하고 환자들을 입원치료보다는 복지적 고려에서 도와주자는 것이다. 입법취지에 동감한다. 그러나 과연 최선의 입법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입원 결정의 주체를 여전히 민간에 맡기는 것이 문제이다. 환자의 헌법상 기본권 보호는 부실하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 중 특히 신체에 관한 권리를 엄격히 보호하고 있다. 인신구금 등은 헌법 제12조에 따른 적법절차, 법원의 영장 주의, 변호인 조력 받을 권리 등 절차적인 면에서 국민의 권리가 특히 강조되고 있다.

정신질환자도 국민으로 신체의 자유를 갖는다. 이른바 사법 입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입원 결정은 아무리 미사여구를 붙여도 인신구속을 초래한다. 헌법 원칙에 따라 법원이 전문가의 의학적 소견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토대로 입원 여부를 결정하고, 병원은 진료에 전념하고 환자는 치유가 되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구조이다. 위 헌법뷸합치 결정을 한 헌법재판소가 주문한 이상적인 사법 입원은 법규화 되지 못한 것이다.

다음으로, 이런 저런 이유로 사법입원이 아닌 민간입원제도를 채택하였다면, 민간입원 결정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입원 진단을 존중하여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법은 병원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모순된 두 시각으로 보고 있다.

하나는 진단을 하여 입원(인신구속)을 결정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 판사에 준하여 존중한다는 긍정적 시각이다. 다른 하나는 정신병원은 환자를 돈 벌이의 대상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에 간섭이나 제한을 해야 하고 병원을 못 믿겠으니 정기적으로 타 전문의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부정적 시각이다. 전문의들이 이 법에 대하여 감정이 상해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이러한 정서의 문제는 실무상 불편을 야기할 것이다. 입원진단의사와 2차 진단의사들이 인근 지역에 근무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병원의 운영이라는 측면에서는 경쟁관계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한 심사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바램일 수도 있다.

타 병원에 전속된 2차 진단의들이 과연 성실할 수 있을 것인가도 문제이다. 시간상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어 형식적 점검에 그칠 수도 있다. 이러한 모순과 맹점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정적 예측은 사법 입원을 택하지 않은 제도 구성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좀 개정법의 미세한 면을 보자. 보호입원 시 필요한 서류를 구비할 의무는 보호의무자에게 있다. 그런데 그 서류를 확보하지 못한 병원(의사)에게 여전히 형사처벌 규정을 둔 것은 너무 지나치다. 보호입원이 순탄하지 않을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환자 진단에 집중하다 보면 입원 부속서류를 진단의사가 챙기지 못할 수도 있다. 환자 측이 챙겨와야 할 서류 때문에 최근 의정부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수의 의사들이 형사처벌을 받게 된 사례가 있다. 굳이 과태료 정도로도 될 사안인데 전과자를 만들 일은 아니다.

더불어 정신건강복지법은 응급입원을 제외한 모든 입원에 전문의의 ‘대면 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진단서 발행을 전제로 하고 있다. 진단의 효력은 30일로 규정(제68조 제2항)하고 있다. 이 규정은 매우 애매하다.

그렇다면 입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바로 입원하지 않고 30일 이내에 입원하는 때에 또 진단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특히 진단을 받은 병원의 진단서를 이용하여 다른 병원에 입원할 때 30일 이내의 타 병원(전문의)진단서만으로 바로 입원을 시킬 수 있는가가 쟁점이다. 실제 입원하는 병원의 전문의에 의한 진단은 생략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입원실 등의 사정으로 진단과 실제 입원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선해하여 해석되어야 한다. 30일 이내 전문의 진단서가 있다면 일정한 사유로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라도 진단서만으로 추가 전문의 진단 없이도 입원이 가능하다고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미성년자가 자의입원이 가능한지도 법에 명확한 규정은 없다. 법 문상으로는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은 자의입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람의 의미는 미성년자를 포함한다. 그러나 미성년자는 민법상 입원이라는 법률행위를 유효하게 할 수 없다. 보호의무자가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미성년자가 자의입원을 하겠다고 했을 때 이를 거부하여야 하는지 만일 그렇게 했다면 의료법상 진료거부죄에 해당되는지 등은 실무에서 논란이 될 것이다.

개정 법은 동의입원 환자의 입원형태 전환(보호입원 혹은 행정입원)이나 응급입원 환자의 입원형태 전환은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자의입원 환자의 입원형태 전환 및 보호입원 환자의 입원형태 전환은 규정이 없다. 보호입원 환자의 자의입원 전환은 관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 환자가 보호입원 후 병식이 생겨, 자의입원으로 전환하고 개방병동으로 전동하는 사례가 흔하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 입원 형태의 전환은 근거규정이 없으므로 해석상 논란이 있다.

비난하기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병원이 입원을 장기화 또는 행정적 노력을 절감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한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호입원 환자의 권리보호나 입원절차가 자의입원 환자와 다르기 때문에 환자와 병원간의 합의만으로는 자동적으로 법상 지위를 변동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법 해석상 보호입원 환자가 자의입원으로 전환하여 달라는 요청은 보호입원의 퇴원신청을 의미한다(제43조 제9항). 이 경우 병원은 보호의무자에 대한 통지(제43조 제9항, 제10항)를 하여야 한다. 퇴원 통지는 법률상 보호의무자의 환자 인수의무를 발생시킨다.

만일 이 때 보호의무자가 환자를 인수하지 않으면 유기로 평가될 수 있다. 법에 따르면 보호의무자는 중한 형사처벌이 될 수도 있다(제 84조 제1호 5년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또한 병원은 보호입원을 환자와 합의하에 자의입원으로 형식적 변경만을 하고 법에 따른 일정한 절차(통지 등)을 생략한 때에는 통지의무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법 해석상으로는 환자를 우선 보호의무자의 보호 하에 퇴원 시키고 병원 밖으로 내보내고 다시 자의 입원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새로운 입원 절차를 진행하여야 한다. 너무 많은 행정적 노력이 필요하다. 행정적인 비효율 측면 및 환자의 요청 등을 보았을 때에는 보호입원의 자의입원전환을 법 개정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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