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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조건 중심의 실속있는 수가협상을…
이평수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
2017년 05월 29일 (월) 10:59:48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 이평수 교수
금년은 건강보험이 도입된 지 40년이자 유형별 수가계약이 도입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불혹의 건강보험이 제도 본래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여야 하고 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수가협상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 중의 하나임에도, 10년 동안 단순한 연례행사로 치러온 것 같다.

2018년 수가를 위한 협상이 1주일여 남은 시점이지만 별다른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5월이 되면 요양기관단체장과 공단이사장의 의미없는 형식적인 점심 모임에 이어 양측 협상팀의 문자 그대로 얼굴을 보는 상견례. 그리고 요양기관단체들이 자신들의 일방적인 논리에 따른 보다 높은 폭의 인상 요구와 이에 대한 공단의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해명 내지는 입장을 주고받는 4-5차례의 협상이라기 보다는 모임. 5월 30일경이 되어야 소위 밴드에 기반한 구체적인 수치의 거론. 제시된 밴드 폭에 들어오면 계약이고 밖에 있으면 결렬. 이번에도 이러한 협상을 지속할 것인지?

의미있고 수용 가능한 요구와 제안을

수가협상 시 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공급자인 요양기관단체의 요구는 원가에 미달하는 수가의 보전 내지는 정상화이었다. 완화된 표현으로는 저수가 개선 또는 적정수가 보상이었다. 적정수가 내지 적정보상은 개념적이고 선언적인 표현으로 원가를 기반으로 한 실체적 수치로 나타내기는 어렵다. 원가 즉 비용을 측정하는 상황, 조건, 기준 그리고 조건에 대한 표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해관계 당사자가 있는 수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수가협상 시 원가를 거론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다.

일부 공급자는 보장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수가인상을 제안하였단다. 보장율은 급여범위를 확대하고 본인부담을 줄여야 하는 것으로 수가와는 관련이 없는 주장이다. 금번에는 새정부의 출범의 분위기를 타고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수가인상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었단다. 원론적으로는 타당한 제안인 것 같으나, 경험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외과계열 상대가치 상향 조정이 전공의 처우에 투입되지 않아 제기되었던 상황이 그 예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는 이러한 제안은 공급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건강보험재정이 흑자 상태가 된 이후에는 재정의 흑자분을 수가인상에 할애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정흑자가 수가인상을 위한 여건은 되지만, 흑자이니 수가를 인상하여야 한다는 당위성은 없다. 보험자나 가입자 입장에서 흑자의 용도는 보장성 강화가 우선이다. 공급자 입장에서 흑자를 수가인상에 활애하자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수가가 원가미달이라는 주장 외에 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동시에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수가협상에서 소위 바람잡는 주장이나 제안이 효과를 발휘하는 상황은 아니다. 공급자들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도 타당하고 수용 가능하고 실속있는 주장과 제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활용 가능한 최소한의 정보는 공식적으로 공유하여야

10년간 수가협상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된 자료는 두 가지 부류이다. 급여비 변화와 요양기관의 수지변화이다. 보험자인 공단은 급여비 즉 진료비의 변화를 감안하였다. 공급자 유형별 전년도 연간 급여비 자연증가분의 정도를 유형별 수가차등화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즉 유형별로 급여비 증가율이 수가인상율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유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를 할애하는 방안이다. 금번 협상 시 활용하는 2016년도 급여비 증가율은 전체적으로 11.4%이나 병원은 14.2%이고 이중 상급종합병원은 20.1%라고 한다. 2016년 전체 요양기관 평균수가인상율 2.37% 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급여비 증가율은 공단이나 심평원의 자료에 의하여 단기간 내 심층분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공단이 나서서 기본적인 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여 공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공단이나 공급자는 각자의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각자의 기준으로 분석하여 활용하여 왔다. 이 결과 동일 현상에 대하여 다른 주장을 제시하는 경우가 발생하여 협상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전년도 급여비 변화는 공단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공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공급자들과 공유하는 방법을 활용하여야 한다. 급여비 변화의 공표는 수가협상에 대한 공급자들의 입장을 정리하게 하여 원활한 협상에 기여할 것이다. 동시에 재정운영위원회 등 수가조정에 관여하는 당사자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분석결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단과 공급자들의 사전 협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활용하는 자료는 가능한 한 전년도 급여비 중 수가협상의 대상이 되는 소위 행위료만 포함하여야 한다. 보도된 증가율은 약제비 등 전제 급여비가 포함된 것으로 협상자료로 활용이 어렵다.

급여비 증가분은 행위료 증가분 중 자연증가분으로 수가인상분, 비급여의 급여화분과 새로운 행위의 편입분 그리고 선택진료비 등과 같은 제도개선에 따른 증가분 등은 제외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정보를 공유한 상황에서 인상율 내지 밴드와 유형별 차등화를 협상하여야 할 것이다.

공급자단체는 기관의 살림살이 즉 수지변화 아니 수지악화를 주장하여 왔다. 수입인 급여비 증가 보다 비용의 증가가 높다는 것이다. 비용의 증가로 인건비와 물가의 인상은 물론이고, 메르스 사태 이후 시설의 보강과 환자안전 강화와 서비스 향상을 위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와 개연성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유형이나 개별 기관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과 비용의 변화에 따른 수지상태의 변화를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일방적인 주장이 주장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일 필요한 것이다. 요양기관의 유형에 따라 비용의 변화를 점검할 자료와 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나 까닭이다.

win-win 가능한 부대조건의 제시와 협상을

지난 10년 동안 부대조건은 공단이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공급자들은 당연히 거부하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공급자들은 개개인의 입장에서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변화는 규제와 불이익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공단은 공급의 통제 내지 규제 측면에서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제안하여 진정성이 의심받아왔다.

이제는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보험자도 공급자도 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양측이 win-win할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하여야 한다. 공급자는 인상만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여 할 것이다. 공단 또한 일방적인 통제나 규제라는 측면 보다는 요양기관의 수입과 자율을 고려하면서 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여야 할 것이다.

보험자와 공급자 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공급체계와 지불체계이다. 공급체계는 공급자가 보험자를 대신하여 가입자들에게 급여(의료)를 제공하는 수단과 방법이다. 지불체계는 공급자가 제공한 급여에 대하여 보상하는 방법과 수단이다. 따라서 공급과 지불(보상)은 상호작용의 관계에 있다. 즉 공급이 적정하여야 적정한 보상이 따를 것이지만, 적정한 보상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적정 공급이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급자는 적정 공급을 전제로 적정 보상을 요구하여야 하고, 보험자는 적정 보상을 전제로 적정 공급을 요구하여야 한다. 양측의 제안과 요구가 협상의 대상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간 보험자의 제안과 공급자의 거부라는 현상을 감안하면 현 상황에서는 공급자의 제안이 효과적일 것이다. 공급자가 효율적인 공급방안을 제안하면서 그에 대한 추가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병원 입장에서 제안할 수 있는 대안은 양적 공급의 적정성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질적 적정공급을 위한 대안도 제시하여야 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병상과 고가의료장비 등의 과잉공급을 억제하는 방안을 제시하여 보험재정도 적정화하면서 적정 공급으로 병원들의 안정적 경영도 도모하는 것이다. 지역별 병상이나 장비의 총량제 등이 구체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의원은 일차의료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왔고, 이를 위하여 의원의 수가를 우대하여 인상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일차의료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차의료에 대한 근본적인 정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일차의료 강화인지 의원의 수지개선인지가 구분되어야 한다.

실질적 대안이 없는 일차의료 강화는 의원의 수지개선 요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현재 의원들 모두가 일차의료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만성질환관리제 등이 정상적으로 수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차의료 강화라는 명분을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만성질환관리제의 확대와 이에 참여하는 기관에 대한 우대,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만성질환관리제를 기반으로 주치의제의 도입도 제안할 필요가 있다. 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저녁과 주말이 있는 의원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끝으로 수가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입김없이 보험자와 공급자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또한 새 정부의 정책방향을 고려할 경우 보험자와 공급자 간 합의에 의한 합리적인 대안의 수용이 용이한 분위기이다. 따라서 2018년만을 겨냥한 보다 많이 받고 보다 적게 주려는 협상 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틀을 짜고 그에 대해 합의하고 보상하는 협상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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