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우종수-권세창 공동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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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우종수-권세창 공동대표 인터뷰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04.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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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한미” … 한미신화 다시 쓴다
▲ 한미약품 권세창 대표이사(사진 왼쪽)와 우종수 대표이사가 한미의 새 도약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작년 신약 라이선스 계약 변경과 공시 지연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미약품이 ‘신뢰경영’을 선포하며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종수 대표이사가 경영관리 부문을, 권세창 대표이사가 신약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체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 배경에 대해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체제’로 설명했다. 신약개발을 내실있게 지속적으로 진행하려면 ‘현재의 한미’와 ‘미래의 비전’이 선순환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는 대표이사 우종수 사장은 한미약품의 블록버스터 약물인 ‘아모잘탄(고혈압치료제)’ ‘로수젯(고지혈증치료제)’ 등 굵직굵직한 제품의 상용화를 이끈 제제연구 전문가다. 우 사장은 제네릭에서 개량신약, 복합신약, 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한미약품의 ‘한국형 R&D 모델’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제연구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팔탄공장 등을 총괄하면서 경영관리 부문에서도 여러 성과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미래’에 집중하는 대표이사 권세창 사장은 작년까지 한미약품 연구센터장을 지내며 한미약품의 미래 밑그림을 처음부터 그려나간 신약개발 전문가다. 사노피, 얀센 등과의 대규모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이끌어 낸 한미약품의 핵심 플랫폼기술 ‘랩스커버리’도 권 사장의 손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당뇨와 비만, 암치료 보조제(호중구감소증), 인성장호르몬제 등에 머물렀던 랩스커버리의 적용 분야를 희귀질환치료 분야까지 확대해 한미의 새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두 대표이사를 만나 한미약품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들어봤다.

1. 공동대표 체제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 대표 : 제가 경영관리 부문을, 권 대표가 신약개발 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신약개발을 내실있게 지속적으로 진행하려면 ‘현재의 한미’와 ‘미래의 비전’이 선순환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공동대표 체제는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둘 다에 방점을 찍는 책임경영을 추구하는 것이다.

권 대표 : 제약산업은 어느 산업보다 R&D 투자 비율이 높다. 한미약품은 R&D에 매출액의 15%대를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여러분께 안정감과 미래 혁신성, 올바른 기업가치를 정확히 보여드리려 한다.

2. 대표에 임명된 소감은?
권 대표 :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고, 밖으로는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핵심은 신약개발이다. 창업주이신 임성기 회장은 “신약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고 늘 말씀하셨다. 때로는 아쉬운 소식을 알리거나, 어려운 결정을 해야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묵묵히 한미를 믿고 신뢰해 주시면 글로벌신약 창출로 국민들께 반드시 보답하겠다. 

우 대표 : 최근 한미약품은 국민들의 엄청난 성원과 질책을 동시에 받았다. 특히 작년에는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신임대표로서 느끼는 부담감도 상당하다. 그러나 한미는 특유의 뚝심과 R&D로 어려움을 돌파해 왔다. ‘완전히 새로운 한미’ ‘국민과 주주들께 신뢰받고 힘이 되어 드리는 한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3. 올해 ‘신뢰경영’을 모토로 다양한 실천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 대표 : 작년 사건 이후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자사주 거래에 대한 강도 높은 사내규정을 만들고, 신약개발 관련 용어들을 쉽게 설명하는 코너를 홈페이지에 신설했으며,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전달을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업데이트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다. R&D에 대한 회사의 비전과 성과를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신뢰경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권 대표 : 신뢰경영에 대한 해답은 임성기 회장님의 한마디에서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 ‘신뢰경영의 핵심은 신약개발이다.” 한미약품의 본질에서 답을 찾자는 말씀이셨다. 앞으로도 다양한 해법을 내놓겠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많은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잘 끌고 나가는 것이 신뢰회복의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4. 한미약품은 국내 신약개발의 상징이 됐다. 처음 입사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
권 대표 : 수십 년간 이어진 R&D 투자와 연구원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지금의 한미약품이 됐다고 확신한다. 물론 작년 라이선스 계약변경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든 것이 신약개발 과정의 일환이었다고 본다. 글로벌신약 ‘개발’에만 매진하다보니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 등을 국민과 주주들께 소상히 알려드리는 데 미흡했다. 작년의 어려움을 성장통으로 삼아, 신뢰 받는 제약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우 대표 : 1990년 첫 입사때부터 이미 한미약품은 R&D에 기업의 미래가치를 두고 있었다. 한미약품은 1989년 로슈에 세프트리악손 제조기술을 600만달러 규모에 수출했고, 1997년에는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전 기술을 6천300만달러에 기술이전했다. 최근까지 노바티스로부터 수취한 금액이 누적 금액으로 1천억원대에 이른다. 한미약품은 2000년대 초 의약분업과 함께 급성장했지만, 그 전부터 R&D에 대한 신념과 열정이 가장 앞선 회사였다.

5. 대표적 플랫폼 기술로 ‘랩스커버리’와 ‘펜탐바디’가 있다. 향후 개발 목표는?
권 대표 : ‘랩스커버리’는 여러 임상을 통해 당뇨·비만 뿐 아니라 암치료 보조요법(호중구감소증), 인성장호르몬 등 다양한 바이오신약에 적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소화흡수불량증이나 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희귀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펜탐바디’는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기술로, 현재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펜탐바디 기술을 활용한 신약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중국의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맺고, 2019년 1상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6. 그 외에 개발 중인 플랫폼 기술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권 대표 :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치료제 개발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 년에 수십조원씩 R&D에 투자하는 글로벌 제약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신약개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와 ‘펜탐바디’ 외에도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오라스커버리)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플랫폼 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할 수도 있지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외부의 유망한 플랫폼 기술도 적극 도입할 생각이다.

7. 올해 연구개발 비용 및 기술이전 계획 등도 궁금하다.
우 대표 : 한미약품은 한 해 쓸 R&D 투자비용을 미리 정해 놓고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다. 물론 매출대비 10%대 이상이라는 잠재적 목표수치는 있지만, 혁신적 가치가 보이는 연구개발에 대해서는 그 이상도 언제든 투자할 수 있다. 회사의 미래가 달린 문제 아닌가. 한미약품은 미래를 위한 투자에 망설이지 않는 확고한 기업문화가 있다.

권 대표 : 신규 기술이전은 최종 결정될 때까지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우리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신약을 개발하는 전략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렇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은 세계적 트렌드가 됐다. 신약개발 과정의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8. 신약 이외에 해외수출, M&A, 오픈이노베이션 등 신규 계획이 있으신지?
우 대표 : 역량있는 글로벌 기업과의 해외수출 파트너십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MSD와 2009년 ‘아모잘탄(고혈압치료 복합제)’ 수출계약을 맺었고, 최근에는 같은 회사와 ‘로수젯(고지혈증치료 복합제)’ 21개국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아모잘탄’의 경우 현재 ‘코자XQ’란 브랜드로 해외매출 및 허가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완제품의 미국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원료의약품 수출도 작년대비 약 20% 성장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작년 M&A한 제이브이엠은 한미약품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실어줄 역량있는 기업이다. 제이브이엠은 최근 북경한미를 통해 중국 전역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한미벤쳐스(신생 제약·바이오 투자회사)의 투자 계획도 올해 구체화할 방침이다. 우수 역량을 갖춘 외부와의 협력을 위한 ‘가능성의 문’도 활짝 열어두고 있다.

9. 작년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영업이 크게 성장했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우 대표 : 작년 ‘아모잘탄’ ‘로수젯’ ‘로벨리토(고혈압·고지혈증치료 복합제)’ 등 주력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했다. 비뇨기 특화품목(구구탐스, 한미탐스0.4mg)도 좋은 성적을 거뒀고, 수입약 독점구도를 깬 독감치료제(한미플루)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CP규정 강화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 준 영업사원들이 고맙다.
한미약품은 올해도 차별화된 신제품과 지식영업을 기반으로 두 자리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분야별 시장성과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도 출시할 계획이다. 골다공증치료제, 과민성방광치료제, 고지혈증치료제 등 신제품을 비롯해, 대표 품목인 ‘아모잘탄’에 스타틴 또는 이뇨제를 복합한 3제 복합제도 출시 준비 중이다.

10. 마지막으로 국민과 주주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 대표 : 작년 여러 일들로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고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리딩컴퍼니에 걸맞는 역량과 내실을 갖춰나가겠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뚝심있게 신약개발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성원 부탁드린다.

권 대표 : 아시다시피 신약은 임상단계에서 최종 상용화까지의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 장기적 안목에서 제약산업과 신약개발을 이해해 주십사 당부드린다. 한미약품도 라이선싱 성과를 넘어, 글로벌신약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 글로벌 신약 창출을 우리보다 더 갈망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넓은 안목으로 한미약품을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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