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럽 연구진 암 바이오마커 개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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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럽 연구진 암 바이오마커 개발 나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4.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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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CbsBioscience·Prestizia ‘유로스타2’ 과제 선정

직장암 환자들은 수술 전 암의 크기를 줄여 항문 보존과 완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먼저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환자에게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의 효과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사전 확인이 가능하다면 불필요한 치료를 요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한국과 유럽 연구진이 손잡고 직장암 수술 전 방사선 치료의 효과 유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에 착수하게 돼 앞으로 직장암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에 효과가 있는 환자에게만 맞춤 치료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진행성 직장암의 수술 전 항암방사선요법의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연구개발 과제가 국제공동연구개발 프로그램인 ‘유로스타2’에 선정됐다.

바이오마커란 혈액이나 조직 내 존재하는 단백질이나 DNA 등을 이용해 특정 약물이나 치료에 대한 반응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유로스타2’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범유럽 공동 연구개발 네트워크인 유레카 사무국이 운영하는 국제공동기술개발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을 통해 유로스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이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바이오마커 개발은 맞춤형 암 치료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바이오벤처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CbsBioscience)사와 분자진단 전문 프랑스 바이오벤처 프레스티지아(Prestizia)사와의 협력하에 4월20일 3자간 연구협약을 시작으로 총 3년간 연구개발이 진행된다.

특히 프랑스 프레스티지아사가 국내 최대 규모인 연 2천건 이상의 대장암 수술을 시행하는 서울아산병원에 먼저 연구를 제안해와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향후 3년간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사는 직장암 환자의 조직으로부터 환자별 항암방사선 치료 효과 유무를 미리 알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그리고 프랑스 프레스티지아사가 환자의 혈액을 이용한 바이오마커를 각각 개발하고 그 유효성을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받게 된다.

직장암은 대장의 맨 끝 부분인 ‘직장’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직장은 항문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좁은 골반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수술로 암 덩어리를 떼어내면서 동시에 항문을 보존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초기가 지나 암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된 2∼3기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에 항암방사선 치료를 시행해 완치 가능성을 높이고 암의 크기를 최대한 줄여 수술로 절제하는 부위를 최소화해 항문 보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에게 구토, 식욕저하와 같은 방사선 치료 합병증뿐만 아니라 길게는 6주 이상 걸리는 치료 기간 중 암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항문 보존’ 여부에 따라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큰 차이를 보일뿐만 아니라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아 암이 줄어들 경우 암 완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진행성 직장암 환자에게 표준 치료의 한 가지로 항암방사선 치료를 권유하고 있다.

여태까지는 직장암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의 약 절반가량에서는 치료 효과가 적거나 없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이전에는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알아낼 수 없어 환자들의 고통이 컸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은 “진행성 직장암에서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항문 보존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재발가능성을 줄이는 등 암 완치와도 관련이 크다”면서 “바이오마커가 개발되면 조직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서 미리 치료 효과 유무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많은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게 되는 등 진정한 의미의 맞춤 치료가 현실화 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바이오마커 개발이 완료되면 국내 및 유럽 식약처에 인허가 신청을 한 후 상용화가 진행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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