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영양주사제 사용 가이드라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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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영양주사제 사용 가이드라인 필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3.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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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허가외 사용 원천적 차단 바람직하지 않아

미용·영양주사의 무분별한 이용을 막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의료공급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최근 청와대 비선의료가 실체를 드러낸 가운데 백옥주사, 마늘주사, 태반주사 등 일반인들이 흔히 알지 못했던 미용·영양주사가 세간의 관심으로 더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어 오·남용의 위험이 커져만 가고 있다.

3월10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주최한 ‘만연한 미용·영양주사, 효능 있나? 안전한가?’ 정책토론회에서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영역뿐만 아니라 의료행위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의 허가범위 외 사용(off-label use)을 전문가가 참고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용·영양주사는 성형수술에 비해 간단하고 짧은 시간, 낮은 위험성, 일시적인 효과, 저렴한 비용이 장점이지만 허가범위 외 사용(off-label use)에 따른 안전성과 유효성의 근거가 부족하고 건강보험 비급여 영역에 있어 현황 파악 및 제도적 관리가 미흡한 부분이 지적됐다.

또 소비자의 이용과정에서 의료의 성격과 상품의 성격이 혼재돼 있어 안전에 대한 결핍과 안전한 사용 관리의 사각지대가 놓여 있다는 게 문제다.

박실비아 연구위원은 “허가범위 외 사용(off-label use)은 허가사항에 기재된 내용과 다르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의약품의 허가당국의 안전성, 유효성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지 반드시 허가를 거부하였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현장에서 허가범위 외 사용은 흔히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의료인은 전문가의 판단과 책임에 따라 허가 범위외 사용이 가능하다”며 “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 있고 안전한 사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민정 한국보건의료원 연구개발팀장은 “미용·영양주사의 안전성·유효성 근거 산출 및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미용 및 건강증진과 관련된 임상 성과변수는 객관적 정량적 측정이 어려워 위약효과(placebo effect)가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잘 설계된 양질의 임상 결과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김 팀장은 “객관적인 임상적 근거에 기반해 주사제 사용으로 인한 이득과 위해에 대한 전문가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동시에 의료서비스 이용자에 충분한 정보 전달(이득과 위해 포함)과 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계는 허가범위 외 사용과 미용·영양주사제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오히려 의료행위에 대한 과대광고가 더 문제라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조현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허가범위 외 사용은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지만 미용·영양주사제 같은 경우는 객관적인 효능을 판단하기는 어렵고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주관”이라면서 “의료진이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힘든게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는 “의학이라는 것은 이론적 배경과 논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막연한 과대광고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환자에게 정확한 설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문제를 정책적으로 확대해 허가외 사용 통제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장은 “건강보험 등재 의약품의 허가외 사용은 급여로 인해 통제가 되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비급여 부분이다”면서도 “이 부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의약기술의 발전 측면과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손 과장은 “정책방향은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해 그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다. 또 의료인의 자율적 가이드라인 제정과 유도하는 방향이 전 세계가 채택하고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개선 정책 방향은 아직 미완”이라며 “복잡하고 세밀한 통제기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계속 고민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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