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간호인력난, 의료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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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간호인력난, 의료가 무너진다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7.02.0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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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용 병협 회장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해법 못내"
병상 간격 등 시설 개선 위해 장기저리 융자 건의 예정
“간호인력난은 중소병원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특히 지방, 의료취약지가 제일 힘들다. 간호사가 없어 응급실 지정까지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홍정용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2월7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신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간호인력난 해소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의료인력수급 5개년 계획을 세운다고 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간호인력난과 관련해 수년간 국회와 정부, 유관단체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호소해봤지만 메아리는 없었다고 했다. 너무나 큰 벽을 느꼈다고 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방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간호사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사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공단, 심평원, 요양원, 양호교사 보험사 등 진로가 다양해지면서 환자 곁은 지켜야 하는 간호사가 줄고 있다. 또한 환자안전, 감염관리를 전담하는 간호사를 둬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해 병원의 고충은 가중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갔더니 간호사 정원 늘리는 것은 교육위원회 소관이라 하고, 교육위 갔더니 보건복지위에서 건의해야 한다고 하니 답답하다”는 홍 회장은 “지방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협회는 최근 간호인력난 해법을 모색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홍 회장은 연구진에게 “누가 봐도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 써 달라”고 당부했다. 

# 병원시설 기준 개선에 따른 지원 절실

최근 공포된 병원시설 개선 기준으로 모든 병원들이 큰 과제를 떠안았다. 내년 말까지 기준에 따라 병상 간격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공사가 예고돼 있다. 병원마다 병상 수가 10∼20% 줄어들 전망이다.

홍 회장은 “처음 입법예고안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항목들이 많았지만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병원들의 불만은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시설개선에 들여야 하는 자금이 부족한 경우 정부가 장기저리로 융자를 해 주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융자사업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지원책이 될 수 있다.

# 병원협회 연구용역은 공모를 통해

한국병원경영연구원과 대한병원협회는 엄연히 다른 법인이다. 홍 회장은 취임 후 비용 효과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고 이에 공모를 통해 연구용역을 주기로 했다. 그동안 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병협에서 한 것으로 생각해 외부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규모 축소를 해서라도 유지했으면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업무 위탁

병원협회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른 전공의 수련관련 업무를 병원협회에 위탁함을 고시하면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 역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원활한 업무를 위해 12명으로 인원을 보강했으며, 사업 및 예산을 독립하는 내용의 정관과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홍 회장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새롭게 사무공간을 꾸미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말이면 모든 공사가 마무리 된다. 

“아직 병원신임평가센터의 위탁범위가 불분명하다. 병원협회는 시설과 인력을 제공하게 되는데 지난 50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공의특별법 취지에 맞게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 제구포신(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침) 정신으로

홍 회장은 그동안 묵혀 왔던 쓰레기를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회무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20여년만에 리모델링 차원에서 사무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다.

홍 회장은 “운 좋게 매물이 나와 6층에 사무공간을 확보해 미디어전략본부와 사업국이 자리했다”며 “직원들이 만족하는 사무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병원신임평가센터 뿐 아니라 병원협회 사무국 또한 공간 재배치와 사무실 가구 교체 등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심기일전할 예정이다.

병원협회 회계연도가 3월말로 돼 있는데 2월말로 돼 있는 회원병원들이 대부분이어서 여러 문제점이 도출돼 이번 기회에 2월말로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기총회 승인 사항이라 오는 5월에 상정할 예정이다. 승인되면 수가협상 등 중요한 시기에 회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 회장은 “내 임기가 한 달 줄어드는 것이지만 그동안 바쁜 회무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왔던 모든 것을 말끔히 청소한다는 마음으로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조기대선에 대비 각 당의 공약 지원

홍 회장은 “공약이란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으며 정책화 되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만큼 시작부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며 “회원병원장들이 전문가로써 각 당에 자문해 보건의료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약을 마련하는 초석이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의협과 공조해 합치된 공약을 만들어 각 당에 건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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