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병원에 제도적 지원체계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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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병원에 제도적 지원체계 마련을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7.0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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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진 사립대의료원협의회장,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절대평가로 해야"
▲ 임영진 회장
본지는 2017년을 맞아 병원계 직능단체장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 진행한다. 첫 번째 순서로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회장이며 상급종합병원협의회 회장인 임영진 경희의료원장을 만나 병원계 현안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또한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한 대체인력 확보와 수련비용 지원,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관련한 협의회의 입장도 들어봤다. 임 회장은 “새해를 맞아 회원병원 및 독자들에게 올 한해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인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편집자 주>

◆ 사립대의료원협의회의 현안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 현재 국공립 및 사립 의료기관 공히 직면하고 있는 현안으로는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근무시간 단축 및 수련환경개선, 호스피탈리스트제도 도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시,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발전에 사립대의료기관이 주도적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지원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공공의료기관에 비해 지원이 빈약하여 각종 정책 및 제도 시행에 따른 모든 재정적 손실을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사립대의료기관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체계가 뒷받침되어야 공적 역할수행과 지속가능한 병원경영의 실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12월 23일 출범했습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그간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과 국민 보건 향상의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많은 역할을 해왔고,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그들의 수련환경 및 처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련비용과 대체인력 확보방안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련환경 개선을 강제로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진료공백이 발생, 오히려 환자안전에 문제가 일어날 우려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진료공백과 환자안전 위협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공의감축계획에 대해 재논의 하고 실효성 있는 대체인력 확보 및 수련비용 지원방안 강구가 필요합니다. 향후 법 제정 취지에 맞게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긴밀한 협의와 소통을 통해 수련병원 신임평가가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해당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체인력 확보와 실질적인 수련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오랜 경험이 축적된 병협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과도기에 발생할 수 있는 환자안전의 불안요소를 최소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3.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의료인력 공백이 심각해 질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시범사업 중인데 그에 대한 보완점과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대안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현재 의료기관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정부 주도의 시범사업이 큰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은  정부나 학회 차원에서 홍보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으로는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의료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려 의료기관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할 것이며, 전문의 자격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설명회 개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많은 의료기관에서 PA를 운영하고 있으며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PA제도가 합법화가 되지 않아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으므로 조속한 시일 내에 PA의 역할과 법적 지위에 대한 현실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 금년도 하반기에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가 있습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우선, 전문진료질병군비율에 대한 평가기준을 절대평가로 단일화해야 합니다. 현재의 평가기준은 절대기준을 충족하여도 상대평가에 의하여 의료기관간 경쟁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서열화되는 평가구조입니다. 따라서, 절대기준을 10%포인트 이상 상회하고 종합점수가 90점을 초과하여도 탈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또한, 전문진료질병군의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중증도 반영이 필요합니다. 최근 정형외과를 포함한 7개 학회가 '전문진료질병군' 선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성명서를 복지부에 전달하였습니다. 불합리한 사례로 70세 (마취)고위험군 환자의 수술이 주사(항암, 결체조직) 및 처치 환자 보다 중증도가 더 낮거나 심장내과의 CAG(심혈관조영촬영)는 전문진료질병군(A군)인데 신경외과의 TFCA(뇌혈관조영촬영)는 일반진료질병군(B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는 일반 및 단순 질병군의 병동을 축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진료과목별 일정비율의 전문진료질병군을 안배하여 모든 진료과목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의료서비스수준의 “적정성평가” 지표간의 형평성도 확보되어야 합니다. 평가영역별 항목의 차이가 있음에도 동일한 점수(2점/총 10점)를 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질환영역별 항목 수에 따라 배점을 높여 형평성을 확보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신설된 ‘병문안문화개선’ 항목에 대한 가산점 산정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병문안 기준 권고안을 지키는 수준에서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관리 및 통제하도록 하고 향후 명확한 시설 및 인력 등에 대한 세부 지침을 정립해나갔으면 합니다.

◆ 현장에서 느끼는 불합리한 정부 정책과 그에 대한 개선점은 무엇인지요.

= 우리나라의 의료수가는 OECD 주요국 중에서도 낮은 편으로, 수가개편 시 이해관계자들 특히 공급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협상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메르스 사태 이후 시행되고 있는 각종 후속 의료정책들(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응급체계 개편 등)은 공공적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사립대 의료기관의 자체 부담으로 재정적 희생을 감수하고 있어, 과도한 비용 부담은 공공의료 수행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이에 합당한 지원 즉 국가 지원 및 예산투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환자의 감염예방을 위한 병실환경의 시설개선은 강제적 의무가 아닌 수가 등의 정책을 통해 자율적으로 유도함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택진료제도 개선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손실 보전방안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의 경우 장기적으로 단순한 수입손실 보전이 아닌 의료기관의 질적 발전을 위한 투자적 성격으로 지원되어야 합니다.

◆ 중소병원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 등으로 인해 간호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기인력 확보와 관련해 대학병원의 협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협의회의 입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간호사 인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간호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를 위탁받아 대한중소병원협회와 함께 운영해오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간호 인력 확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됩니다. 간호인력의 수급문제는 병동 근무환경 및 조건, 대형병원으로의 인력 쏠림 현상이 주원인으로 질문과 같이 중소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 시행으로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병원에서 대기하는 간호인력을 대기기간 동안 중소병원에서 단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나, 대학병원의 간호인력 채용을 년 1회에서 2회로 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로 효율성은 없을 것입니다. 대학병원의 경우 채용이 되어도 자기계발, 학업 등으로 대기하는 것을 오히려 선호하는 인력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채용 횟수를 늘리는 것은 업무적응 후 또 다른 병원으로 이직할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간호학과를 확대하거나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아닌, 간호인력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처우개선 등 정부의 제도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간호수가 체계 정비를 통해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간호인력 충원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의사결정도 요구됩니다.

◆ 사립대의료원협의회의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우선,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와 함께 의료 현안에 대한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공동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며 급변하는 의료현안 및 병원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심도 있는 의견교환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의료정책의 불합리한 현실을 지적하고 바람직한 의료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소통의 장으로 미래의료정책 포럼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 포럼 역시 대한병원협회의 후원과 더불어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와 공동 진행되는 행사로 협의회 회원은 물론 의료계, 정부, 학계, 언론,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들을 모시고 의료정책 변화와 병원경영의 현실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고민하며 심도 깊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의 정책간담회를 보다 활성화하고 유관 직능단체와의 소통과 교류를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 대한병원협회에 바라는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한병원협회는 병원과 관련된 보건의료제도와 병원경영 개선, 병원인들의 자질 향상을 통해 병원 선진화와 한국의 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선, 어려운 시기에 열정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병원협회를 진두지휘 하고 계시는 홍정용 회장님과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어느 때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 및 제도적 장치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병원협회가 의료기관의 안정적 경영을 위한 버팀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병원경영을 어렵게 하는 정부의 각종 정책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 개선하는 명실상부한 협회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나아가, 의료기관의 신뢰와 권익을 향상시키고, 의료기관이 국민건강지킴이로서의 사명을 다 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더 많은 회원병원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직능단체간의 화합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병원협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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