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속 세포 재생물질’ 과도한 작용 암 유발
상태바
‘대장 속 세포 재생물질’ 과도한 작용 암 유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1.16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아산병원·KAIST, 새로운 대장암 발병 기전 규명

대장내 세포를 재생시키는 물질들이 지나친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이번 연구로 새로운 대장암 발병 기전이 규명돼 차세대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임대식 교수 연구팀은 세포를 재생시키는 생리활성물질 PGE2와 유전자 YAP1이 대장 내 지난친 상호작용으로 과도하게 발현될 경우 대장 용종과 대장암세포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공동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질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술지인 ‘가스트로엔테롤로지(Gastroenterology, 인용지수 18.187)’에 최근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PGE2라는 물질은 세포를 재생시키는 역할로 항염증제인 아스피린이 PGE2의 발현을 억제해 대장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상태다.

또한 최근 세포 재생 유전자인 YAP1이 대장암 환자 3명 중 약 1명에게서 발견된다는 통계 연구 결과도 발표되는 등 PGE2와 YAP1이 각각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존재해 왔다.

그러나 PGE2와 YAP1이 정확하게 어떤 기전을 통해 대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두 물질과 관련된 명확한 대장암 발병 기전을 밝히기 위해, PGE2와 YAP1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해 두 물질 사이의 연결고리를 규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쥐의 유전자를 변형해 PGE2를 증가시킨 경우, YAP1이 약 1.5∼2.5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고 대장 염증을 일으키는 약물을 쥐에 주입한 후 PGE2의 활동을 줄이기 위해 항염증제를 사용한 결과, YAP1 유전자의 활동이 약 40% 줄어드는 것도 발견했다.

반대로 YAP1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킨 쥐의 대장에서는 PGE2가 정상 쥐보다 약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돼 유전자를 조작해 YAP1을 없앤 경우 PGE2를 생성하는 유전자 발현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통해 PGE2와 YAP1은 한 물질이 증가하면 다른 물질도 증가하고, 한 물질이 감소하면 다른 물질도 감소하는 것으로 규명됐다.

연구팀은 두 물질의 상호작용이 대장암과 관련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동물 모델에서 두 물질이 지나친 상호작용으로 과하게 발현되도록 쥐의 유전자를 조작한 결과, 12∼16주 만에 대장 용종이 생겼고 24주 내에는 대장암세포가 발생했다.

반면 유전자를 조작해 YAP1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항염증제를 사용하여 PGE2의 활동을 억제해 두 물질이 상호작용하지 못하게 한 경우에는 24주 이내에 암세포가 발생하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대장암 환자 77명의 조직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PGE2와 YAP1이 지나치게 상호작용해 과발현된 것으로 나타나 동물 실험 결과를 뒷받침했다.

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를 재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PGE2와 YAP1이 지나치게 상호작용해 과발현됐을 때 대장암세포가 발생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연구로, 효과적인 대장암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명 교수는 “지금까지 PGE2를 억제하는 항염증제가 대장암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었지만 심혈관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새로운 발병 기전으로 두 물질의 상호작용을 끊을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부작용 없이 대장암을 억제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