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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병실에 무너지는 중소병원
수가보다 간절한 간호인력난, 모두가 알지만 풀지 못하는 난제
잇따른 병동 폐쇄로 벼랑 끝 경영…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히다
2016년 12월 26일 (월) 14:42:46 윤종원 기자 yjw@kha.or.kr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도 절체절명의 위기다. 아무리 얘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병원들에게는 수가보다도 더 간절하다. 병원 운영 자체가 안돼 병동을 폐쇄하고 있다. 터널의 끝이 안보인다”

올 한 해 중소병원장들이 정책 토론회나 공청회, 정부와 가진 각종 간담회 등에서 자주한 얘기다.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많은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이 제시됐지만 특단의 조치는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등의 추계 자료에 따르면 간호사 수요가 △간호등급제 시행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병원 감염관리실 및 환자안전법 전담인력 의무화 △요양병원 병상 및 산후조리원 증가 등으로 폭증하고 있다. 

간호사 평균 근무 기간이 5.4년이고 중소병원 이직률이 연평균 22%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오히려 정부의 정책이 간호인력 수요를 대책없이 늘려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만 가중시켰다.

특히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 도입시 간호인력 수급문제를 낙관적으로 봤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잘못된 추계로 인해 결국 중소병원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중소병원장들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제반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확대 강행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수도권 대형병원에서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방병원의 필수 의료서비스는 붕괴돼도 되냐고 성토하는 병원장도 있다.

똑같은 건강보험료를 내면서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홍정용 대한병원협회장은 올해 5월 취임과 동시에 “간호인력난 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임기 중에 꼭 해결하고 싶은 과제”라고 말한 바 있으며, 임기 내내 정부와 국회, 유관단체를 찾아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간호인력난이 저수가와 불합리한 정책 개선보다 더 시급하지만 너무 어렵다”고 홍 회장은 토로했다.

이어 “기존 간호사 처우와 근무 여건을 개선하면서 고령화시대를 맞아 간호사 양성을 늘리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이 열악한 처우 탓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종합병원 이상의 대우를 해도 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의 한 병원은 기숙사, 통근차, 자기개발비 등 각종 복지혜택을 내걸어도 간호사 이력서 하나 받아 보기 힘들다고 했다. 설령 신규 간호사를 채용해도 얼마 안가 수도권에 있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단지 처우의 문제가 아니라 육아, 수도권 집중화 등 사회적 현상과도 맞물려 어려움이 크다.

광주의 한 병원장은 “간호사 급여를 대폭 올렸지만 몇 달치를 모아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사직하는 사례도 있다”며 요즘 세태를 설명했다. 

병원계 내부에서도 대학병원의 대기인력 축소와 중소병원 근무 경력 인정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큰 진전은 없다.

의사 인력난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가 지방의 2배 이상을 차지한다. 지방의 의사 공급 부족으로 연봉은 지방이 서울보다 2배 이상 높다. 의료인력의 양극화를 나타내는 단면이다.

지방병원은 단일수가 체계 안에서 의료인력에 드는 인건비의 상승으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정책토론회에서 “의료인력 배출 및 수요 공급에 대한 정밀 분석이 들어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현실에 맞는 보건의료인력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협회도 간호인력 관련 연구 수행을 위한 연구자 공모에 나섰다. 중장기적 간호인력 추계를 위해서다.

이번 연구로 병협은 간호인력 관련 정부정책의 세부 실천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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