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연구중심병원을 허브기관으로 하는 ‘병원 중심 바이오헬스 산업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open innovation platform based on research-driven hospitals)’를 조속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구중심병원 종사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연구중심병원 제도에 대한 만족도, 연구관련 활동에 도움 정도, 연구중심병원 지정 목적 달성 정도가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배병준 전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현 산업통상자원부)은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연구중심병원에 기반한 바이오헬스산업 클러스터 구축과제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설문조사에서 배병준 전 국장은 병원관계자들이 연구중심병원 지정 후 성과로 △병원 내에서 진료와 연구 활동 병행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강화(80%) △연구시설 및 장비의 확충(43%) △연구비 지원 확대(43%) △산업계, 다른 학문 분야와의 협업 확대(34%) △의사과학자 등 연구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강화(34%) 등의 순으로 분석됐다고 소개했다.이를 토대로 배병준 전 국장은 연구중심병원이 뿌리 깊은 진료중심 문화에서 벗어나 연구·진료의 병행 시스템으로 이행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예비 연구중심병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연구중심병원 지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 연구중심병원 지정 준비 정도가 각각 80%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연구중심병원 추가 지정 시 적절한 기관수는 ‘5개 미만’이 50%, ‘기본 연구역량을 갖춘 기관 모두 지정’이 25%, ‘5∼9개 기관’이 21% 순으로 조사됐다.
연구중심병원과 예비 연구중심병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서는 기술가치 평가 지원 필요성이 92%로 매우 높게 분석됐으며, 연구중심병원 기술지주회사 설립 필요성과 연구중심병원 기반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배병준 전 국장은 1기 연구중심병원의 경우 연구중심병원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의료기술특허가 약 2천건으로 집계되나,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가 촉진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중심병원 기술지주회사의 설립운영방안, 기술가치 평가예산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의사과학자 육성방안으로는 연구중심의과대학 지정, (가칭)국립의과학대학 신설, 연구중심병원 및 의과대학 기초의학교실에 의사과학자 채용 확대, 의사과학자 인건비 정부 지원방안을 제안했다.이와 함께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연구개발비 지원 확대 및 연구중심병원에서 실시되는 임상시험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 특례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중심병원 기반 바이오헬스 클러스터에 대해서는 연구개발비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제정을 권고했다.이밖에 연구중심병원 기반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법 제도 개선을 위해 보건의료기술법 개정, 산업 및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을 위한 시·도의 조례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병준 전 국장은 “미국 ‘보스턴-캠브리지 바이오파마 클러스터’의 경우 하버드대 의대 및 부속병원이 공유기업으로 설립한 Harvard Catalyst 등을 토대로 550여 개소의 바이오헬스 기업·연구소, 창업투자회사, 컨설팅기관 등이 집적된 미국 1위의 클러스터로 2014년부터 도약했다”며 “성공요인에는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미 국립보건원(NIH)의 막대한 연구개발비 지원과 산·학·연·병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클라스터화가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소개했다.또 싱가포르 ‘Biopolis’의 경우 글로벌 바이오헬스기업 등의 연구기관 40여 개소가 집적된 아시아 최고 수준의 클러스터로 성장해 관련 산업이 국가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연구중심병원의 경우 지정 후 3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연구·산업화 수입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의료 특허기술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등 장점이 부각되고 있어 이를 활용해 ‘병원 기반 (미니)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발전하는 경우 R&D에 기반한 새로운 발견들을 연구중심병원에서 신치료법 개발로 중개하고, 각종 기업으로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를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배병준 전 국장은 “인구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및 신의료기술 발전 등으로 국민의료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바이오헬스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형성은 국민 부담이 수반되는 건강보험료 인상이나 병원의 비급여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연구중심병원을 허브기관으로 하는 병원 중심 바이오헬스 산업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속히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를 위한 핵심적인 제도개선 과제로 △연구중심병원 확대 △의료특허기술 가치평가 지원 △연구중심병원 기술지주회사 설립 △의사과학자 양성 △연구개발비 지원 확대 △연구중심병원 기반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또 연구중심병원 기술지주회사에서 발생한 잉여금이 자체수입으로 배분되고, 그 수익금이 연구중심병원의 새로운 연구개발에 재투자되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되면 그 동안 건강보험 약화와 그로 인한 국민부담의 증가를 염려해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했던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의 필요성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