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편차로 필수 의료서비스조차 못받아
보건의료인력의 쏠림현상으로 지방 병의원들이 문을 닫고, 일부지역에서는 필수 진료서비스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홍정용 회장은 11월28일 대한병원협회와 기동민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모두가 알고 있지만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보건의료인력난 및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환자와 직접 접촉하면서 수행하는 의료는 장비, 검사보다도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의료인력의 적정한 공급이야말로 의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홍 회장은 “수준 높은 의료인력의 합리적 운영이 의료의 발전과 최근 국가적 문제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안전법 시행과 감염관리 강화 정책 등으로 지방병원의 경우 기본적인 입원환자에 대한 적정한 간호서비스 제공까지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홍 회장은 “이같은 현실이 일부 병원의 고용난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은 하나의 건강보험체계에서 동일한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지방병원, 중소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정책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보건의 자원의 공급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인력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대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기 의원은 지난 8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 자료를 인용하며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의 지역별 편차가 2배 이상 난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별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며 “의료현장의 목소리와 정부,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 정책적 제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정책토론회 축사를 통해 “보장성 강화 추진에도 불구하고 의료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지역별 의료 편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인력 쏠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원간 임금격차가 줄어들어야 한다”며 근무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 간호대 정원 증원은 단기적 처방이라며 간호수가 등 근본적인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조재국 동양대 보건의료행정학화 교수의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조 교수는 의사, 약사, 간호사를 중심으로 현황과 문제점을 조명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했다.의사 분야는 의대정워 증원,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정착, PA제도 합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방 중소병원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게 되면 공무원이나 대학교수 임명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병원에는 전공의 배정의 우선권 부여, 공보의 우선 파견 등을 고려해 보자고 했다.
약사 분야는 조제료와 복약지도료가 원내외 약국간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불합리한 수가체계 개선이 먼저라고 했다. 수급현실을 고려한 약대 정원 조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간호사 분야는 보건의료정책의 단계적 시행과 적정인력 확보에 따른 합리적 건강보험 수가 보상이 시급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간호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며 “남자 간호사 확대에 따른 군 복무 대체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다양한 근무 형태의 정비와 의료기관에서의 간호사 근로환경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의에서는 김태형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 김원일 대한간호협회 정책자문위원, 유인상 영등포병원 의료원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나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전문위원, 이스란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이 참석해 의료양극화 해소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