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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탁 대구·경북병원회장
책상에서 머리만 쓰면서 해결책 찾지 말고 구체적 대안 제시해야
“지역 공동 직장어린이집 정부가 지원하면 간호인력난 해소 가능”
2016년 11월 29일 (화) 06:00:10 최관식 기자 cks@kha.or.kr
   
▲ 이탁 회장
“간호인력 부족 문제는 핵가족화 영향으로 가정에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아이가 둘일 경우 가정위탁을 하면 간호사 봉급을 다 쏟아부어야 될 정도니 누가 일을 계속하려고 하겠습니까? 정부에서 중소병원을 위한 지역 공동 직장어린이집 운영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탁 대구·경북병원회장(지노메디병원장)은 최근 병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이 심각하지만 다들 어렵다는 얘기만 하지 정작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을 생각들은 않고 있다”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이탁 회장은 “병원 규모가 크고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병원은 자체 직장어린이집을 마련하고, 규모가 작아 어린이집을 보유하기 어려운 병원들은 지역별로 묶어서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의료기관들은 장소만 제공하고 운영비의 절반 혹은 보육교사 인건비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한다면 간호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출된 간호인력 가운데 46.5%가 장롱면허라는 통계가 있지만 이들을 발굴해 임상현장에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예산을 투자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지 책상에 앉아 머리만 싸매고 있다고 해서 대안이 찾아질 리 없다”며 “정부에서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파격적으로 예산을 지원해서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인력의 경우도 현재와 같은 1차의료 외래환자 진료 방식으로는 아무리 많은 의사를 배출한다 하더라도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며, 배출된 인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이탁 회장은 지적했다.

즉, 개원가에서 한 명의 의사가 하루에 150명에서 200명을 진료하는 것은 엄밀하게 말해 제대로 된 진료가 아니라는 것. 이탁 회장은 “전국민이 다 좋아하는 제도는 없다”고 못박으며 “하루 최대 70~80명으로 상한선을 두는 게 적정하지만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기 싫어서 이를 방치, 새로 배출되는 젊은 의사들의 진로가 막히고 전국민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지방소재 도시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시행되면서 의사인력 구하기가 더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그는 말했다. 과거에는 지역의 인재들이 의과대학에 진학했는데, 의전원으로 교육정책이 바뀌면서 타지역 출신자들이 대거 의전원에 들어와 의사면허를 따면 떠나버려서 인턴이나 전공의 정원 부족은 물론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 수급에도 불균형이 초래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정책과, 수시로 변경되는 교육제도로 인해 무의촌에 파견할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는 등 심각한 인력문제를 초래했다고 이탁 회장은 지적했다. 따라서 향후에 정책을 수립할 때는 인기에 영합하거나, 불과 5~6년 뒤의 일이 아니라 더 먼 훗날까지 내다본 장기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탁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고위관료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정부에서 중소병원을 위한 정책적 아이디어가 아예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막상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현 상황에서 필요한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국민에 대해 공무원들이 제대로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대안으로 진료권 제도의 부활을 제안했다. 미국처럼 의료전달체계를 확고하게 수립해 운영하면 환자쏠림이나 지방소재 병원의 인력난과 경영난 등이 일시에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운영됐던 광역진료권 제도처럼 1차의료기관과 2차의료기관을 거쳐 3차의료기관으로 갈 수 있도록 하되 본인의 의사로 광역진료권을 벗어날 경우 본인부담 진료비에 높은 페널티를 매기면 어느 정도 의료전달체계가 정착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현재와 같이 환자가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진료 의뢰·회송시스템을 아무리 손보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탁 회장은 또 병원협회에 대해서도 “협회 조직 구성을 보면 역할에 한계가 있다”며 “한 사회는 ‘사람’이 구성원이지 돈이나 물질이 아닌 것처럼 조직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대학병원장과 중소병원장이 2년씩 번갈아가면서 회장을 맡는 현 시스템 하에서는 회장이 바뀔 때마다 협회의 정책방향이 바뀔 수밖에 없는 만큼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병원협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속해서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일할 합법적 로비스트를 육성하고 그 지위와 역할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밖에 지역외상센터같은 경우도 아이디어는 좋지만 지방에 인력풀이 부족하고, 신생아중환자실과 같은 필수적인 의료시설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시설과 장비가 부족한 실정인 만큼 이탁 회장은 “의료취약지 부분은 결국 민간보다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공의특별법 제정과 관련해서는 “어느 선생이 제자가 고생하는 것을 알면서 그걸 외면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주어진 8시간 동안 수련과정에 있는 의사가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다 할 수 있다면 몰라도 의료현장에서의 실정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정부가 지킬 수 없는 법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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