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헬스케어 분야 AI 글로벌 스타트업 동향
상태바
[KHC]헬스케어 분야 AI 글로벌 스타트업 동향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6.11.25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베스트 투자본부 문여정 이사
제가 일하는 분야인 벤처캐피털은 향후 발전가능성이 있는 앞선 기술과 사람에 5년에서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투자해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의료계에는 올초 알파고 사건 이후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패닉이 있었다. 당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얘길 많이 했고, 오늘도 그런 얘길 할 것이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자료를 보면 1900년에는 감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가장 많았지만 2010년에는 심혈관질환이나 암으로 죽는 사람이 많다. 1940년대 이후에는 감염병에 의한 사망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1928년 페니실린이 개발됐고, 1940년대에 보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과거 30~40대에 사망하던 사람들이 오래 살면서 고혈압과 당뇨, 암 등 새로운 질병이 위협으로 다가오게 된다. 결국 엄청난 의료비용이 요구되는 시대가 됐다. 최근에는 빠른 진단과 의료비용을 줄이는 형태의 치료를 시행하게 됐다. 젊은 세대에게는 예방의학이 강조되고 있다.

아직은 심혈관질환이 사망률 1위이지만 앞으로는 암이 1위가 될 것이다. 암도 체질에 따라 치료효과가 달라진다. 이에는 분명히 유전자가 관여할 것이라 짐작하고 있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13년간 3조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서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금은 기술 발전으로 2009년에는 1개월, 2016년 5월에는 1천달러면 48시간 내에 유전자 분석이 끝나는 시대가 됐다. 비용이 엄청나게 감소했고 속도는 빨라졌다.

앞으로 암 치료는 더 이상 과거의 패턴으로는 어려워질 것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게 됐다. 그간 임상시험은 다수와 다수의 차이를 비교하는 식이었으나 이제는 개인의 특성에 따른 치료를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유전자를 마음껏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페이스북에 1.5일 동안 발생하는 데이터가 1페타바이트(1천 테라바이트)나 된다. 이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의료기술에서 활용하게 된다면 큰 기술적 진보를 기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학습기능은 신경과학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인공지능은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과거에 쓰고 버려졌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데이터마이닝을 하고 있다. 버려지던 수많은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찾아내기 위한 인공지능 개발 회사가 많다. 2015년 이 분야에 매년 3조원 수준의 연구비가 투자되고 있다. 그 가운데 의료분야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아디다스가 베트남에 있던 공장을 독일로 옮겼다. 베트남에서 1천명의 직원들이 하던 일을 12명의 직원이 자동화기계를 활용해 개인맞춤형 신발을 생산, 배송해주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공장에서도 엄청나게 많이 활용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예처럼 공장에서는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높겠지만 의사의 업무를 인공지능이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의료에서 인공지능 활용도가 높은 분야로는 의료영상 진단과 웨어러블, 건강관리, 응급실, 환자감시 등 다양하다. 한국 실정에서는 이 가운데 건강관리와 의료영상에 관심이 큰 것 같다.

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은 겉으로는 어디에 적용됐는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수많은 알고리즘과 개인 맞춤형 주문을 마련한다거나 콘텐츠 제공, 적절한 커뮤니티 가입 제안 등의 기술에 녹아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지만 중국과 미국에서는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환자와 의사의 중간지점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지시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해서 제공하기도 하고, 환자가 직접 자신의 건강상태를 온라인으로 확인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체중관리 등 다양한 인공지능 건강관리 앱들이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체중관리 앱을 메디케어에서 인정해 450달러씩 수가를 지불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인공지능 건강관리 앱은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처럼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한 후에 사용되어질 것이다.

건강관리는 의료비용을 줄이는 효과뿐만 아니라 의사의 업무량을 줄여주고 보다 편리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돕는 데도 기여한다.

한국의 토모큐브라는 회사는 빛으로 세포를 360도 찍어 재구성하는 현미경을 발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 세포의 목록을 만들고 있다. 각각의 세포에 대한 전체 목록을 작성하면 딥러닝을 통해 현미경으로 사진을 찍기만 하면 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또 영상진단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한 회사도 있다. 이같은 기술은 결국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판독에 쓰는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고 연구에 쓸 시간을 더 늘려주자는 개념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IBM 왓슨과 브로드 인스티튜트(Broad Institute)가 공동연구를 한다고 발표했다. 브로드 인스티튜트는 MIT와 하버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연구소다. 수천 명의 유전자를 통해 모든 종류의 암에 대해 분석을 한다. 초기와 치료 후, 그리고 치료 반응 및 전이된 경우 모두를 생검(biopsy)을 통해 데이터를 마련한다. 이 데이터들을 딥러닝 시키면 결국 유전자 조작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모두 의사를 대체하겠다는 개념이 아니라 의사를 도와주겠다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인공지능은 사람이나 의사 역할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고,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왕 도구로 여긴다면 인간에게 보다 유용한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앞으로의 투자 방향은 환자들의 건강에 도움이 됨은 물론 의사들이 보다 편하게 진료하는 데 기여하는 기술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