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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환 부산시병원회 회장
“간호인력 부족,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에도 마이너스”
재취업 간호사 활용한 ‘병동책임간호’ 대안으로써 ‘가치’
2016년 11월 23일 (수) 06:00:02 최관식 기자 cks@kha.or.kr
   
▲ 박경환 회장
간호인력 수급 부족 현상이 특정 지역이나 병원 규모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거의 대부분 병원으로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애초 계획보다 앞당겨 확대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함께 기존의 수가와 연계한 간호등급제 등 대규모 간호인력 수요를 요구하는 각종 정책들이 사전에 인력수급 대책 마련 없이 무분별하게 시행된 탓이다.

병원계가 현재 처한 인력부족 상황은 임금 인상이나 근무여건 개선 등 개별 병원의 자구 노력이나 지자체와 협력을 통한 인력 수급 대책 마련 등 지엽적인 노력으로는 한계에 부닥친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특히 지방 소재 병원들은 병원협회 차원에서 정부와 정책적 협의를 통해 출구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저희 병원은 산하에 간호대학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유출이 심해 수년 전부터 일부 병동을 폐쇄한 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부산지역이나 저희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수급 부족현상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경환 부산시병원회 회장(대동병원장)은 간호인력 부족에 따른 병원계의 어려움은 일부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간호인력 수급 부족은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인력 수급이 원활할 때는 병동 내 간호인력 운용과정에서 개인의 건강상 문제나 사적인 일로 결원이 생기더라도 원활한 업무연계가 가능하지만 당장 병동을 운영하는 데도 빠듯한 인력 수준으로는 근무 대체가 쉽지 않아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

따라서 전국적인 간호인력 수급 현황을 감안하지 않고 여론을 좇는 땜질식 의료정책은 결국 병원이나 환자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했다.

박경환 회장은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간호인력 부족 해결책은 집에서 놀고 있는 간호사를 불러내는 게 관건”이라며 “간호사가 없다고 넋놓고 있기보다는 결혼과 육아를 위해 병원을 떠났다가 재취업을 원하는 간호사들을 발굴해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동병원은 현재 간호인력 부족으로 급성기 병동을 일부 폐쇄한 채 운영 중이지만 그 와중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도 오픈해 운영 중이라고 박 회장은 말했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박경환 회장은 “저희 병원에 근무하다 퇴직했던 한 간호사가 자기 또래의 간호사들을 많이 데려와 병동 전체 간호인력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신규 간호사를 충원해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운영은 엄두도 못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력단절 후 간호임상에 대한 의욕을 갖고 재취업하는 간호사들이 예전에 후배였던 간호사 밑에서 업무지시를 받는다거나, 과거와 달라진 근무환경에 적응을 못해 쩔쩔 매다 그만두게 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병동책임간호’ 시스템이 재취업 간호사를 활용할 대안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박경환 회장은 강조했다.

박경환 회장은 또 의료전달체계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이 눈에 보이지 않는 비효율 양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

그는 “암환자에 대한 본인부담률이 5%로 크게 낮아지면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니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대동병원에서도 큰 암수술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 상당수가 과거와 달리 대학병원이나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거주지 가까운 지역에서 충분히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자와 보호자들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대형병원을 선호하게 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정책의 변화라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또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폐지에 따른 수가 조정만 하더라도 질관리, 감염관리 등 병원급 의료기관이 받을 수 있는 가산수가는 거의 없다”며 “감염관리 전담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생색만 내고 있다”고 힐난했다.

박경환 회장은 “저희 병원은 지역주민의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45명의 의사가 하루 평균 1천600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간호인력 부족과 입원환자 유출로 병동 2곳을 비워둔 채 운영하고 있다”며 “병원 문을 닫지 않고 유지만 하더라도 잘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정부의 정책 변화가 없다면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우리 병원이 이렇게 어렵다면 일부 전문병원과 요양병원을 제외한 대부분 병원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용 절감을 위해 회원병원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애쓰지만 지방 종합병원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지방 중소병원이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튼튼한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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