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세계 각국, 지역 기반의 통합 의료시스템 구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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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세계 각국, 지역 기반의 통합 의료시스템 구축 나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6.11.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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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 및 의료비 급증 문제 해법 제시

급격한 고령인구 증가로 인한 의료비 급증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지역 기반의 통합된 의료시스템 구축이라는 공통된 해법을 제시했다. 아울러 원격의료를 활용한 효율적인 의료시스템 구축도 강조됐다.

11월17일 서울 나인트리 컨벤션 광화문에서 열린 ‘KOREA HEALTHCARE CONGRESS 2016(이하 KHC)’에서 ‘완벽한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을 주제로 해외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원격의료 활용이 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기반 헬스케어 시스템 도입과 보험급여 개혁 추진

일본의 헬스케어산업의 최근 이슈 및 시스템을 소개한 케이치 오와리 일본 KPMG 의료부문 대표는 일본은 현재 ‘지역포괄케어시스템(Community-based Integrated Care Systems)’ 의 법제화 및 지방자치 정부의 ‘지역사회 보건의료 비전(Community Healthcare Visions)’ 개발 의무이행 등 여러 조치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오와리 대표는 “일본은 보편적 건강보험제도인 ‘프리 엑세스(free access)’ 시스템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평균기대수명을 달성하는데 기여해 왔지만 출산율 저하 및 고령인구의 가파른 증가로 보건의료제도를 유지하는데 중차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인구는 1억2700만 명에서 고령인구 증가로 2025년에는 1억20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의 비율도 전체 인구에서 약 13% 감소될 것으로 예상돼 의료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일본 병원들의 일반 병상수는 줄지않고 오히려 과공급 상태로 병원들 간의 경쟁을 심화는 물론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오와리 대표는 “일본의 경우 많은 병원에 환자들이 흩어져 있어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전반적으로 병원 수익성이 굉장히 악화되어 있다”며 “1999년 9천여 개가 넘는 병원이 현재 4천800개 정도로 줄었지만 병원간의 수익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와리 대표는 “일본 43개현에 소재한 병원들을 조사한 결과 전체 병원중 13%의 병원만이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42%의 병원은 열악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그나마 수익성이 좋은 병원들은 탁월한 진료과목과 서비스를 유지하는 등 특정 과목에 집중하고 있는 전략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의료시스템은 다양한 치료환경을 통합하는 노력으로 커뮤니티헬스 전략을 세워 가정과 장기요양기관에서 케어를 담당하는 비중을 2025년 48%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12년 ‘지역포괄케어시스템(Community-based Integrated Care Systems)’ 법을 제정한 바 있다.

오와리 대표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은 중학교 학군 기준(1만명)으로 계획을 세워 환자중심의 의료를 실현한다는 개념”이라며 “전국적으로 11만 곳이 넘는 의원을 활용하여 대형병원의 외래를 1차 의료기관으로 전환하고 가정간호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러 제약이 있지만 원격 진료를 정부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보험수가 조정에도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노인의료와 관련해서도 의료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완벽하게 분리하고 1990년대부터 시장논리를 적용해 실버타운과 같은 장기요양시설이 2005년부터 계속증가 추세에 있다. 2만개의 병상을 공급하는 대규모 운영사까지 등장한 상태다.

급여차원의 혁신도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의료보험 급여와 관련된 조정이 2년마다 이루어지는데 올해 조정에서 급여 수가가 0.8% 축소됐고 3년마다 조정되는 장기요양 급여 수가 역시 지난해 2.3% 하향 조정 됐다.

결국 의료보험과 요양보험 모두 한정된 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오와리 대표는 “현재 일본은 외래의 경우 행위수가제가 시행되고, 입원은 포괄수가제가 도입되어 있지만 어떤 지불제도가 좋은지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신중히 성과 기반의 지불제도 도입을 준비중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의 병원들은 맞춤 의료, 통합의료 등을 갖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케이주 헬스케어시스템과 호쿠토 헬스케어시스템 같은 지역기반의 헬스케어 체계다. 케이주 헬스케어 시스템은 두 개의 병원과 8개의 요양시설, 1개의 장애인 관련 시설, 5개의 클리닉 등이 지역안에서 연계돼 하나의 환자 아이디로 생활습관이나 건강상태를 관리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쿠토 헬스케어시스템도 적극적인 헬스케어 통합을 통해 의원, 가정의료 등을 모두 아우르는 시스템으로 효율적인 지역 연계망을 갖추고 있다.

오와리 대표는 “일본은 보건의료제도 개혁을 적극 추진해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등 예상되는 보건의료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 지역기반의 통합된 헬스케어 시스템을 도입과 보험급여와 관련된 개혁도 진행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의 현 상황이 유사한 면이 많아 일본의 변화가 한국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역사회 통합 의료 실천하는 응텡퐁병원

고령화의 가속화 및 빠른 인구증가에 직면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현재 공공병원의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는 양질의 보건의료 접근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다.

퀙릿신 응텡퐁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싱가포르에서는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고 있어 앞으로 일차의료 네트워크, 중급병원을 더 활성화 시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의료시스템의 방향성을 밝혔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응텡퐁병원은 지역의료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퀙 과장은 “애초 환자들이 병원에 오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케어를 하는 게 최고”라며 “환자가 필요한 차원에서 진료가 제공되고, 통합적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응텡퐁병원에서는 의료진이 가정을 방문하여 진료를 실시하는 세이프(SAFE)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예를 들어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가 퇴원을 하면 병원에서 의료팀을 구성해 최소 1∼3개월간 가정방문을 통한 치료를 지속하는 개념이다.

퀙 과장은 “가정을 방문해 노인 질환을 평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환경은 아니지만 환자들의 가정에서 진료를 해보면 다른 문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노인환자의 경우 인지, 운동 능력 등에 문제가 있어 병원보다 집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퀙 과장은 “노인환자 대부분이 병원에 오는 이유는 위급한 질병보다 단순한 조언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세이프 프로그램에 대한 환자의 반응이 좋고 관리도 포괄적으로 될 수 있다”고 장점을 밝혔다.

응텡퐁병원의 가정방문 프로그램은 전문의 보다 가정방문 간호사를 활용하여 더 저렴하고 성공적인 의료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환자의 80% 이상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텡퐁병원은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지역사회 의료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1차진료 전문의 교육을 지원하고 병원 응급실에 지역내 1차 의료 의사가 함께 진료를 하는 방식이다.

퀙 과장은 “지역사회에서 1차진료와 협력을 통해 환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비용도 줄이고 있다”며 “앞으로 종합병원 진료를 의원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IT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원격의료 활용해 지역적인 제약 문제 해결

인도 헬스케어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아폴로병원(Apollo Hospitals)의 지역적인 제약 극복 방안도 소개됐다.

아폴로병원 의료원장 아누팜 시발이 내놓은 대안은 아폴로원격의료서비스(Apollo Tele Health Service)이다.

아폴로원격의료서비스는 세계 최초로 원격진료센터(Telemedicine Center)를 성공적으로 설립했다. 이 센터는 인도 히마찰프라데시주의 해발 13,000피트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아폴로 원격클리닉(Apollo Tele Clinics)을 출시하기도 했다.

아누팜 시발 의료원장은 “어떻게 하면 지역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우수한 아폴로병원의 의료서비스를 인도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그 해답을 원격의료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격 컨설팅을 확립해 가고 있는 중으로 원격의료가 매우 잘 운영되고 있다”며 “12개 병원의 ICU를 한번에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콜센터를 운영중인데 환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내분비학, 영양학 같은 전문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그 결과가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아폴로병원은 앱을 활용해 다른 병원에 전원을 원하는 환자의 휴대폰으로 진료 결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도 배달이 가능한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아누팜 시발 의료원장은 “1년중 6개월간 접근이 불가능한 히말라야 지방에서 원격의료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이미 377건의 응급진료와 4천건에 달하는 외래를 원격의료서비스를 통해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2년내에 원격의료에 접근이 가능한 가정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 의료비용도 저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폴로병원은 인도 병원으로서는 최초로 JCI의 인증을 받았으며 인도 국가인증시스템인 NABH를 설립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아폴로 임상진료 표준화(TASC: Apollo Standards of Clinical Care)는 환자의 안전성과 임상진료를 표준화하는 독특한 플랫폼을 통해 임상 거버넌스를 구현하고 있다.

아폴로병원의 ‘아폴로임상프로그램(Apollo Clinical Program)’은 일반의(GP),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및 오지에 위치한 영리기관 혹은 지역단체에 소속된 의료진의 기술을 향상시키고 비 감영성질환(NCD) 문제를 해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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