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 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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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 건강 위협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6.10.2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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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실천 사항 권고·발표

5개 전문 학회(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10월26일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 사항’ 권고·발표 했다.

버터 품귀 현상과 삼겹살 소비 증가로 이어질 만큼 국민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탄수화물을 전체 칼로리의 5∼10% 정도로 줄이고 대신 지방 섭취를 70% 이상으로 늘리는 비정상적인 식사법이다.

5개 전문학회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의 경우 단기간 동안 체중감량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만, 극도의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실제 연구에서도 중단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되는 등 장기적으로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회는 더불어 건강 문제와 영양학적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 중에서도 특히 포화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음식 섭취가 어려워 미량 영양소의 불균형과 섬유소 섭취 감소를 초래하게 되고, 과도한 지방 섭취와 섬유소 섭취 감소는 장내 미생물의 변화와 함께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켜 우리 몸에 염증 반응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탄수화물 섭취가 극도로 제한되면서 케톤산(酸)이라는 물질이 체내에 증가,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라고 학회는 지적했다. 오히려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에 유익한 복합당질이 우선적으로 부족해진다는 점을 우려했다.

탄수화물의 과다섭취가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조건 탄수화물 섭취를 지양하기보다는 설탕, 과당 등 단순당의 섭취가 문제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학회의 의견이다.

이같은 이유로 학회는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사항’ 제시했다. △자신의 식사습관 정확히 파악하기 △몸에 좋지 않은 단순당과 포화지방 우선적으로 줄이기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환자는 식단 선택에 신중을 기하기이다.

학회는 탄수화물 섭취는 65%, 지방섭취는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심장이나 콩팥이 나쁜 환자, 심한 당뇨병 환자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와 같이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법을 함부로 따라 해서는 안 되며 당뇨병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가 갑자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저혈당이 초래되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 섭취에 대한 논란의 시작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3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안셀 키즈 교수는 고지방식이 심장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1956년 미국심장학회가 저지방식을 권고한 이후, 미국에서는 비만예방 및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저지방식이 추천돼 왔다. 이에 미국인의 식단에서 지방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오히려 비만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여 저지방식의 유용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 왔다.이에 따라 197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했던 ‘애킨스 다이어트’인 저탄수화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2000년대에 이르러 저탄수화물식과 저지방식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가 많이 이뤄졌다. 그 결과, 초반의 단기간 체중감량 효과는 저탄수화물식이 조금 더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지방식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감량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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