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가족 간 묵은 갈등 충돌․심리적 박탈감 증폭 등에 영향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명절이면 끊이지 않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예방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가정폭력이나 자살 등의 '명절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무형 원장(알코올전문병원협의회장)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에는 묵은 갈등이 충돌하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등의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며 “이러한 감정이 음주를 계기로 폭발하면 가정폭력이나 자살 등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명절연휴 가정폭력 신고는 평상시에 비해 1.5~2배 높고 명절직후 자살자가 증가한다는 통계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지난 2월 설 연휴에는 청주시에 거주하는 50대 A씨가 술김에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차를 돌진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무면허인 A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로 명절인데도 시댁에 가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나 충동적으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광명시에서는 60대 B씨가 자신의 경제적 무능력을 비관하며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린 그는 알코올 중독 상태로 명절을 쇠기 위해 집에 온 자녀에게 딱히 해줄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다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원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자살시도 경험은 38.7%로 우리나라 성인의 자살 시도율에 비해 무려 10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평소 알코올 문제를 지닌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면 명절 전후로 더욱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명절에는 걱정이나 충고라는 명목으로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올 추석 연휴에는 음주를 자제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도움말=건복지부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무형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