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디스크, 이제는 내시경으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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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디스크, 이제는 내시경으로 치료한다
  • 박현 기자
  • 승인 2016.09.01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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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및 만성질환자도 안심할 수 있어
길병원 신경외과 안용 교수, 효과·안전성 입증 논문 발표
오랫동안 허리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을 앓고 있던 직장인 김 모 씨(58). 김 씨는 몇 년 전부터 걸음을 걷고 나면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시린 증상이 나타났다.

그럴 때 마다 디스크 치료를 위해 여러 비수술적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령에 고혈압과 당뇨까지 앓고 있는 김 씨로서는 선뜻 수술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자칫 수술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당 주치의 역시 외과적 수술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얘기했다. 따라서 통증이 심할 때면 병원을 찾아 비수술 치료를 받아 증상을 호전시키기에 급급했던 김 씨였다.

하지만 김 씨는 수소문 끝에 척추 전체를 절개하지 않아도 내시경으로 시술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것도 효과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높은 대학병원에서 이 같은 시술을 시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당장 치료날짜를 잡기로 결정했다.

척추내시경시술은 기존 전문병원에서 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엄격한 검증과 오랜 임상 데이터를 요구하는 대학병원에서도 부분마취와 비절개의 이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방사통과 장애지수 개선 효과 뚜렷

주로 소화기 질환에 많이 이용되는 내시경을 이용한 척추내시경시술이 디스크 환자의 통증과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척추내시경시술은 기존 외과적 절개수술에 비해서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다. 특히 기존에 외과적 절개수술을 받을 수 없던 고령의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도 최소 절개와 부분 마취로 디스크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안용·김우경 교수팀이 척추내시경시술을 받은 난치성 허리 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92.3%의 환자에서 뚜렷한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 또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한명도 없었다.

연구는 척추내시경시술을 받은 중증(고도로 이동된)의 허리디스크 환자 총 13명을 대상으로 1년 간 추척관찰해 이뤄졌다.

연구결과 환자들의 방사통(통점에서 주변으로 퍼지는 통증) 지수는 약 1/4 수준, 장애지수는 1/5 수준으로 호전됐다.

구체적으로 방사통지수는 수술 전 평균 7.86에서 척추내시경시술 후 6주째 평균 2.54로 약 30% 수준으로 낮아졌다. 시술 6개월째에는 평균 1.92, 1년 후에는 평균 1.85로 상당히 호전됐다.

장애지수는 수술 전 평균 84.92에서 6주째 평균 27.83으로 역시 약 30% 수준으로 낮아졌다. 6개월째에는 평균 18.92로 1/5수준으로 낮아졌고 1년 후에는 평균 17.54로 떨어졌다.

증상호전을 보인 환자는 전체 92.3%이었다.

안용 교수는 “척추내시경시술을 16년 전 시도한 이후 특정 디스크 질환에 대해서 일반적인 표준수술과 대등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 받았다”며 “심한 이탈을 보이는 난치성 허리 디스크도 척추내시경시술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척추내시경시술 관련 연구논문을 발표한 안용 교수는 약 3천례에 가까운 임상 경험과 30여 편의 관련 논문을 SCI 학술지에 발표하며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안용 교수의 이번 논문 '고도로 이동된 허리디스크의 척추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는 국제학술지 'Clinical Neurology and Neurosurgery'에 게재됐다.

◆척추 내시경 시술, 효과 ↑ 부작용↓

척추내시경시술은 기존 수술 보다 효과는 비슷하거나 우수하지만 최소 침습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다. 부분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척추내시경시술은 기존 외과적 절개 수술과 달리 피부를 약간만 절개한 후 내시경과 특수기구로 디스크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우선 환부에 가까운 피부를 절개한 후 내시경을 넣어 시야를 확보한다. 이후 치료방향에 알맞은 특수 기구를 넣어서 환부를 치료해 시술이 이뤄진다.

기존 수술과 비교해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효과가 있다. 우선 피부절개가 최소한으로 이뤄지고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정확히 확인하며 시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병변 외에 정상조직 손실이 아주 적다.

일상복귀로의 시간이 기존 외과적 절개수술보다 짧다. 최소 침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의 입원 시간과 재활시간이 단축된다. 또 진통제 사용기간도 외과적 절개수술 보다 짧다.

안용 교수는 “80세 이상의 고령자 또는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환자들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며 “대부분의 고령자는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도 디스크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모든 디스크 질환자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응증에 대해서는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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