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삶 얻은 소녀, 8년째 생일에도 한국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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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삶 얻은 소녀, 8년째 생일에도 한국 찾아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6.08.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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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을지대병원 신생아실에서 새 생명 찾은 엘리나 양
매년 생일마다 병원 방문해 감사의 뜻 전해
또래보다 큰 키, 뚜렷한 쌍꺼풀과 장난 가득한 미소를 가진 갈색머리 소녀가 8번째 생일을 맞아 을지대학교병원을 찾아 하얀 가운의 의사와 간호사의 품에 스스럼없이 폭 안겨 즐거운 웃음을 지었다.

그 주인공은 을지대학교병원 신생아실(신생아집중치료센터)에서 8번째 생일을 맞는 미국인 소녀 ‘엘리나(Alina)’이다. 엘리나와 을지대학교병원 신생아실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직장을 따라 한국을 처음 방문한 미국인 아담스 부부는 대전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행복한 신혼을 즐기다 2009년 ‘축복’과 같은 첫 아이 ‘엘리나’를 임신했고, 하루하루를 새기며 아이의 탄생을 기다렸다.

출산 예정일보다 두 달 이른 2009년 8월, 산모에게 갑작스런 진통이 있어 급히 인근 병원을 찾았으나 산전고혈압이 의심되며 산모와 태아가 위험할 수 있어 즉시 분만을 할 수 있는 을지대학교병원을 찾았다.

임신중독증 진단에 약물투여 등에도 호전이 되지 않자 여러 교수의 협진으로 서둘러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세상에 나온 엘리나는 30주의 1.4kg 미숙아로 태어났다.

때문에 엘리나는 엄마 품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인큐베이터와 벤틸레이터(신생아 산소호흡기) 같은 의료장비에 의지해야 했다. 신생아실에서 하루하루 고비를 넘기며 자란 엘리나는 두 달 가까운 입원치료로 마침내 건강을 찾았다.

이후 엘리나와 그 가족들은 2010년 8월 엘리나의 첫돌부터 매년 엘리나의 생일에 을지대병원 신생아실을 방문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병원 신생아실에서의 ‘엘리나 생일 파티’는 올해로 8번째를 맞았다.

엘리나의 부모는 “첫 아이라 특히 미숙했던 우리는 타국에서 생활하며 낯선 문화와 서툰 의사소통 등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런데 그때마다 이곳의 선생님들이 큰 의지가 됐다. 퇴원 이후에도 병원 선생님들은 갑자기 아이에게 열이 나거나 이상 증세가 있을 때 늦은 시간에 전화를 걸어도 늘 친절하게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을지대학교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은 우리 가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 우리 첫째 아이, 엘리나가 세상 밖에서 숨 쉴 수 있게 도와준 곳이다”라며 “그래서 우리 가족은 감사의 뜻으로 앞으로도 매년 많은 작은 생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을지대학교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찾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장 김승연 교수는 “엘리나뿐만 아니라 역경의 시간을 견딘 이른둥이들이 만삭아들 못지않게 건강하게 성장하고, 여러 가지 재능에 두각을 보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엘리나 역시 앞으로도 또래 아이들보다 건강하게 잘 자랄 것”이라고 응원했다.

올해로 12년째 한국에서 지내는 아담스 부부는 엘리나가 성인이 되어도 신생아실을 매년 방문하며 기념하고 축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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