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의 유혹, 습관되면 음식중독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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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의 유혹, 습관되면 음식중독 위험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6.08.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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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되면 배 안고파도 야식 찾는 중독적 성향 보일수도
한번에 끊기 힘들면 단계적으로 행동수정, 심할 땐 약물처방도 도움
날씨가 무더워지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야식을 찾는 이들이 많다. ​최근에는 올림픽까지 겹쳐 자연스럽게 밤늦게 뭔가를 먹으며 TV를 보기도 한다. 이렇게 밤늦게 먹는 습관이 반복되면 음식을 먹지 않고서는 잠을 이룰 수 없는 이른바 ‘야간식이장애증후군’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야간식이장애증후군은 잠자리에 들기 전은 물론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 먹는 등 야간에 음식 먹는 횟수가 잦아지는 일종의 음식중독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야식으로 먹는 음식들이 대개 짜고 기름진, 필요 이상으로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이고, 맥주 등의 술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런 식습관이 계속 이어지면 비만,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면 중독적 성향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달거나 짜고  기름진 음식은 쾌감중추를 자극하는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음식중독이라는 것이 실제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란과 상관없이 이런 습관성 야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H+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호 과장은 “야식이 잦으면 식사 및 수면과 관련된 생체시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불규칙적인 식습관과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건강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음식도 중독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학적으로 명쾌하지는 않지만 개연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되고 있고, 탄수화물이나 지방 등을 비정상적으로 과잉섭취 할 경우 비만과 당뇨,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야식 메뉴 대체로 고열량, 지방과 나트륨 함량도 높아
야식으로 즐겨먹는 메뉴 대부분은 대체로 고열량, 고지방인 경우가 많고, 나트륨 함량도 높은 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DB에 의하면 가령 부대찌개의 경우 1회 제공량(600g)당 열량은 520kcal, 나트륨 함량은 2,664mg, 탄수화물은 47g, 콜레스테롤 함량은 83mg이다. 또 감자탕은 1회 제공량(900g)당 960kcal, 나트륨은 2,631mg, 탄수화물은 27g, 콜레스테롤은 454mg이나 된다.

식사 외 추가로 먹는 이런 야식들은 탄수화물과 지방 같은 에너지원의 과잉과 나트륨 과다섭취로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가령 탄수화물은 중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과잉 섭취하면 비만 위험이 높아지고 혈액 내 중성지방과 혈당이 증가하여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진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특히 탄수화물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과다 섭취하면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포화지방산이나 트렌스지방산 과다 섭취 시 뇌·심혈관계질환,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나트륨은 장기적으로 과하게 섭취하면 혈압상승과 심근경색, 심부전증 등의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질환 위험성을 높인다. 또 위암 발생 및 비만 발병률을 증가시키는 등 모든 원인의 사망률도 높인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나트륨의 1일 충분섭취량은 12~64세 기준 1,500mg으로 규정하고 있다.

■갑자기 끊기 힘들면 단계적으로 행동수정, 병원 약물치료도 고려
야식을 습관적으로 먹는 야간식이장애증후군의 증상이 있다면 비만이나 당뇨병, 뇌·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이미 음식중독에 가까운 상태라면 식습관을 단번에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실제로 베이컨·소시지·치즈케이크 등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인스턴트식품이 마약처럼 뇌의 핵심 보상중추를 지나치게 자극, 쾌감을 유발함으로써 먹지 않고는 못 견디는 강박섭식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야식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평소에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끼니를 거르면 이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데, 허기짐을 해소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다음에 음식을 먹을 때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규칙한 식사 후 폭식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야간식이장애증후군’처럼 습관적으로 밤에 즐겨먹던 사람이 야식을 갑자기 끊으면, 음식 섭취에 대한 강한 욕구와 허전함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는 등의 금단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칼로리와 지방, 나트륨이 높은 음식을 대체할 다른 음식을 섭취하면서 단계적으로 줄여준다.

가령 단 것에 강한 집착을 한다면 바나나나 건포도 등과 같이 당분이 높은 과일 섭취를 조금씩 줄이고, 대신 오이, 당근, 샐러리 등의 채소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좋아한다면 닭 튀김 대신 닭가슴살 샐러드나 두부, 참치 등 기름기가 적은 단백질과 섬유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추천된다. 국물 섭취를 줄이는 것은 과도한 염분 섭취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세로토닌의 활동을 만족시켜 주면서 점차 먹는 양을 줄여나가고, 나중에는 야식을 중단하고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나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를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유태호 과장은 “본인 의지만으로 힘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식사일기를 바탕으로 전문가 진료 후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폭식증이나 과식행동을 보이는 경우 항우울제 등 전문의약품 처방을 통해 치료할 수도 있다”며 “일부 약품성분의 경우 향정신성 약물로 분류되어 엄격하게 관리되는 의약품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투약지도에 철저히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 : H+양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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